멸빈 판결(초심원)을 받은 태고종 전 총무원장 운산 스님이 부채 문제를 꼭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운산 스님은 8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종단 명의 부채와 천중사 부채 등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2년여 동안 노력하여 왔으나 현재까지 해결하지 못하고 있어 종도들에게 죄송하다며 반드시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심원은 지난 8월 19일 운산스님에 대해 “적법절차를 무시하고 기채 및 대여행위 등을 임의로 하는 등 전횡을 함으로써 종단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는 등의 이유로 멸빈과 44억여원의 배상청구를 판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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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종 전총무원장 운산스님이 8월 24일 오후 자신에 대한 멸빈징계 등 일련의 사태와 관련 착찹한 표정으로 심경을 밝히고 있다.

운산스님은 “이 문제와 관련하여 변명하거나 책임을 회피한 사실이 없다”며 “그러나, 일방적인 주장으로 나의 인격을 더 이상 모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운산 스님은 “중앙초심원 판결과 관련해서는 중앙호법원에 상고할 것이며 종도로서 종헌종법을 끝까지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운산 스님은 “논산 소재 노인요양병원 건립을 위해 종단 명의로 대출받은 15억 원에 대해서는 병원 공사가 끝나는 대로 이를 매각하거나 투자자를 모집해 갚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운산스님은 또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종단 명의로 대출을 받았다는 것에 대해 “관행적으로 총무원장이 우선 집행하고 나중에 추인 받았다. 이런 관행은 현 총무원장 인공 스님도 검찰에서 확인한 바 있다. 엄밀하게 절차 문제를 따지면 잘못이 있겠지만 종단을 위해 한 일이지 결코 개인 횡령 등의 문제가 아니므로 멸빈은 과하다”고 말했다.

운산 스님은 봉원사 부채와 관련해서는 연지원 관련 자료를 공개하고 “모든 문제는 (내가) 총무원장 재임 당시 봉원사의 입장에서 일을 처리하다보니 발생한 일이며,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은 현 총무원장 인공 스님에게도 있다”고 강조했다. 운산 스님은 또 “연지원 관련 부채 15억에 대해 화광씨엔씨 대표 신경순을 상대로 채권을 확보했는데도, 이를 받아내기 위해 힘을 합하기는커녕 근거 없이 (내가) 절반을 나눠썼다는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운산 스님은 자신이 주지로 있는 천중사의 공시지가가 38억 원이라며 “천중사를 부채상환을 위해 처분할 의사가 있다”고 거듭 확인한 후 “이미 총무원에 천중사 재산을 활용한 전승관 관련 문제를 해결방안(동방불교대학 천중사 이전 안 등)을 제시한 바 있으며, (내가) 제시한 안을 총무원이 받아들이면 해결된다”고 주장했다.

총무원의 동방대학원대학교 이사장 퇴진 요구에 대해서는 “학교법인은 정관에 의해 운영되는 것이며, 나는 그 학교를 사유화할 생각도 능력도 갖고 있지 않다”며 “정상옥 총장의 비리 의혹과 관련해 총무원측이 검찰에 제출한 진정사건이 종결되면 이사회를 개최해 종단의 주장(이사 참여)을 논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초심원장에 대한 ‘전화폭언’과 관련해 운산 스님은 “심리 연기약속을 지키지 않은 데 대한 서운함을 강하게 표시한 것일 뿐, 폭언을 한 일은 없다. 나는 그런 끔찍한 폭언을 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번 자신에 대한 멸빈의 당위성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는 중앙종회 의장 자월(영우) 스님에 대해서는 장문의 해명서를 통해 “그동안 사심을 가지고 종단에서 본인(자월 스님)의 이해관계에 따라 명분과 주장을 바꿔가면서 처세하고 자신만의 명예와 이익만을 추구한 사람이라고 많은 스님들이 말하여 온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며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총무원장 재임시절에는 전승관을 지어놓고 전국 사찰을 순회하며 종단의 결속력을 다지고 원융화합을 다지고자 했으나 이뤄지지 못했고, 총무원장에서 물러나 평 종도로서 조용히 살고자 했으나 재임 중 여러 부족했던 일로 인해 그것도 이뤄지지 못했다”고 술회한 운산 스님은 “나에 대한 별별 소리를 들으면서 모두가 나의 부덕한 소치에서 비롯된 것이며 업연으로 생각하고 수행에 정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