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경찰서는 “피의자들은 지난 6월 13일 14시경 성북구 안암역사거리∼보문역까지 약 2킬로미터 구간의 대로변에 사단법인 ‘독립운동가 운암 김성숙 선생 기념사업회’ 등 8개 단체에서 ‘인촌로 도로명 폐기하고 행정안전부는 국민에게 사과하라’는 내용의 현수막 24개를 설치한 것을 박 아무개(고려대 총무과장)이 발견, 용역직원인 피의자 배 아무개 등 3인에게 철거를 지시하여 교사하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용역직원인 피의자 배 아무개, 최 아무개, 유 아무개는 6월 13일 15시 30분부터 21시까지 안암역 사거리∼보문역까지 약 2킬로미터 구간에 설치되어 있는 현수막 24개를 철거하여 재물을 손괴하였다”고 성북경찰서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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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보문역 일대에 설치했다 고려대에 의해 철거되었던 현수막 들.

수사결과에 따르면, 고려대학교 교직원인 박 아무개 과장은 현수막을 철거했다고 자백했으나, 상사에게 보고하지 않고 단독으로 철거 지시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개운사 입구 CCTV에서 용의자 사진을 확보, 발췌하여 고려대학교 직원들을 상대로 수사를 진행하자 경찰서에 자진출석해 검거됐다.

성북경찰서는 피의자 모두를 불구속 조치했다.

현수막을 철거한 범인이 고려대학교 총무과장으로 밝혀짐에 따라 운암김성숙선생기념사업회 등 항일가운동단체들 함세웅 신부를 비롯한 단체의 회장 고문 등을 중심으로 이르면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고려대학측을 강하게 비판하고, 고려대학교를 항의방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촌 김성수는 고려대학교 설립자의 이름을 따 ‘인촌로’ 했다는 성북구청의 도로명 부여 근거와는 달리 고려대의 3대 이사장이다. 고려대학교 설립자는 구한말 애국자인 석현 이용익 선생이며, 항일운동가 단체들은 고려대학교 설립자의 호를 따서 도로명을 정했다는 성북구청의 주장대로라면 마땅히 ‘인촌로’는 ‘석현로’ 또는 ‘이용익로’로 바꾸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