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영화배우이자 사진작가인 리차드 기어가 조계종과 조계사를 방문, 한국불교문화를 만났다. 6월 21일 오전 11시 부인 캐리 로웰, 아들과 함께 조계사를 방문한 리처드 기어는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지현 스님의 안내를 받으며 불자들의 환영 속에 조계사 대웅전을 참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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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중앙박물관을 돌아보며 한국의 우수한 불교문화에 매료된 리처드 기어. 사진=조계종총무원 제공.

독실한 불교 신자이자 달라이 라마의 도반으로 잘 알려진 리차드 기어는 조계사 대웅전에 들어가 부처님께 삼배의 예를 올린 후 향을 피웠고 조계사 법당에 마련된 원적부에 “세계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내용의 서원을 적었다.

이어 리처드 기어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으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예방하고 환담을 나눴다. 리처드 기어는 준비해온 꽃다발과 티베트에서 찍은 사진을 자승 스님에게 증정했고, 자승 스님은 도자기 향로 3개와 템플스테이를 체험할 때 입을 수련복, 염주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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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예방해 합장인사를 하는 리처드 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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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스님과 환담 자리에서 리처드 기어는 선수행 전통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자승 스님과의 환담 자리에서 한국불교와 조계종의 선수행 전통에 관해 설명 들은 기어는 “일본인 스승 사시키 로시 스님을 통해 선수행을 접하면서 불교를 배웠다”고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며 “첫 한국 방문에서 처음 참배한 사찰이 조계사인데, 이곳이 선 종단인 조계종의 총본산이라는 사실이 매우 놀랍고 각별한 인연으로 느껴진다"고 기쁨을 표시했다.

자승 스님은 “리차드 기어에게 화두를 주시라”는 기획실장 정만 스님의 요청에 대해 “리차드 기어가 주연한 영화 ‘하치 이야기’를 보았는데 그 속에 그대로 불교가 담겨 있었다”고 이야기를 이어갔고 기어 역시 “영화의 원작을 처음 보았을 때 큰 감동을 받아서 눈물을 흘렸다”며 “스님이 강아지 하치에게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의 시작 장면은 마치 부처님께서 중생들에게 법문을 해주시는 장면 같았다”고 화답했다.

자승 스님과의 예방을 마친 리차드 기어는 불교중앙박물관에 들러 금동관음보살상을 보며 “뷰티풀”을 연발했다. 특히 ‘초조본 불설가섭부불반열반경’이 11세기 최초로 만들어진 대장경이라는 설명을 듣고는 “정말로 1000년 전에 처음 만들어진 것이냐?”라며 감탄을 연발했다.

리처드 기어는 이어 “선불교를 통해 처음 불교를 접할 수 있었는데 선불교인 조계종에 온 것이 우연이 아닌 것 같다. 한국 불교가 오래된 전통이 있다는 것을 들었는데 오랫동안 힘을 갖고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감사하다”고 거듭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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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음식점 '콩'에서 자승스님과 함께 점심공양을 하고 있는 리처드 기어와 그 일행.

박물관 관람을 마친 리차드 기어는 조계사 건너편 전통 사찰 음식점 발우공양 ‘콩’에서 자승 스님과 함께 점심공양을 하며 독특한 사찰전통음식의 정갈한 맛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다음 달 24일까지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사진전 '순례의 길'의 행사 일정에 맞춰 가족과 함께 방한한 리처드 기어는 오는 22일 오후 3시 사진전 오프닝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며 23일 양산 통도사 등을 방문, 한국불교문화를 체험하고 25일 출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