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나를 보고 부처님을 닮았대요, 꾸불꾸불 곱슬머리 부처님을 닮았대요∼”

경쾌한 리듬, 맛깔스런 가사로 구성된 찬불동요의 대제전이 어린이날인 5월 5일 낮 서울 마포나루에 울려 퍼졌다. ‘슈스케’나 ‘위탄’의 현장을 방불케 하는 열기와 청중의 호응은 차분한 분위기가 대세를 이루는 여느 불교행사장과는 달랐다. 발랄한 표정과 거침없는 목청, 신나는 율동의 향연은 아마도 올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에서 부처님께 올리는 가장 멋진 공양이었다고 해도 좋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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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을 닮았대요'로 대상을 차지한 최승혁 어린이의 열창장면.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18개 팀이 열띤 경연을 펼친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은 제89회 어린이날과 불기2555년 부처님오신날을 봉축하는 찬불동요제로 들썩였다.

‘맑은 노래 부처님 마음’이라는 주제로 펼쳐진 제2회 어린이·청소년 창작 찬불동요제는 1회 대회에 비교해 참가팀 수와 창작의 수준이 월등이 높아져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불교방송의 유일한 어린이 프로그램인 ‘룸비니 동산’을 21년째 진행하고 있는 최장수 MC 자용 스님의 원력으로 개최된 이날의 ‘창작 찬불동요제’는 어린이 포교에 관심을 가진 불자들과 출연팀의 가족, 친구들로 휴일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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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창작 찬불동요제에 참가한 18개 팀들이 시상식을 갖고 있다. 김영일 불교방송 사장이 내년에는 예산을 두배로 늘려 더욱 훌륭한 찬불동요제를 열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1, 2부에 걸쳐 열띤 경연이 펼쳐졌고, 불자가수인 쌍둥이 자매 ‘윙크’의 깜찍한 축하공연과 니르바나오케스트라의 축하연주가 대회의 격을 더했다.

3시간에 걸친 치열한 경연으로 심사를 맡은 보경 스님(심사위원장, 중앙승가대학교 보육교사교육원 음악치료 교수)을 비롯해 서현수(국립국악학교 국악교사), 강효경(한성대학교 음악놀이 지도교수), 유옥주(중앙승가대학교 보육교사교육원 영유아음악교수) 등 심사위원들은 우열을 가리기 힘든 경연에 진땀을 흘렸다. 보경 스님은 “마냥 즐거워야할 어린이날 창작 찬불동요제에 심사위원들은 깊은 번뇌에 빠져있다”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멋진 의상, 당당한 포즈, 거침없는 발성, 깜찍한 몸짓으로 이어진 경연을 마치고 드디어 모든 출연팀과 작곡가 선생님들이 무대 위에 모였다. 경연을 마치고 심사결과를 기다리는 순간, 모두는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모두다 상을 주면 안 되는 걸까?”

드디어 심사결과가 사회자의 손에 전해졌다. 시종일관 흥겹고 매끄럽게 사회를 본 자용 스님과 탤런트 송기운이 동상부터 심사결과를 발표했다.

영예의 대상은 ‘부처님을 닮았대요’(박주만 작사, 작곡)를 부른 비산초등학교 4학년 최승혁 군이 차지했다. “지혜롭고 자비로운 부처님을 닮은 어린이가 되고 싶다”는 최승혁 어린이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 노래는 재미있는 가사와 국악풍의 경쾌한 리듬, 그리고 당당한 제스처와 함께 발군을 가창력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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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상 수상자 황지현 어린이의 열창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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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을 차지한 파라미타학생회 대표 '연화회 중창단'의 경연모습.

금상은 ‘천년의 미소’(박경진 작사, 작곡)를 부른 분당초등학교 5학년 황지현 어린이가 받았다. 역시 귀엽고 앙증맞은 몸짓과 국악풍의 노래에 잘 어울리는 청아하고 신나는 발군의 가창력이 흠잡을 데 없을 만큼 잘 어울려졌다는 칭찬을 받았다. 대상을 주었어도 좋았을 것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은상은 파라미타 불교학생회를 대표해서 나온 동대부여중 재학생 김민주 외 7인의 중창단이 차지했다. ‘연화회’라는 이름의 이 중창단이 부른 노래는 ‘붓다의 노래’(김대원 작사, 작곡)로 차분하면서도 원숙한 목소리의 고른 가창력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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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을 차지한 3개 팀. 위로부터 광주 정광중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3중창단, 캐나다에서 대회에 참석한 배지윤 어린이, 씩씩하게 노래한 문기백 어린이.

동상은 모두 세팀이 받았다. ‘연꽃 속에 잠들다’(오영주 작사, 작곡)를 부른, 광주 정광중학교 김준희, 이민주, 최주희 학생으로 구성된 3중창단과, ‘연등’(작곡 한석란, 작사 도연)을 부른 캐나다에서 온 배지윤 어린이(BIS CANADA), ‘멋쟁이 우리스님’(김남삼 작곡, 김하나 작사)을 부른 신용산 초등학교 5학년 문기백 어린이가 차지했다.

비록 상을 받지 못했지만 나머지 팀들이 부른 노래 수준과 노랫말의 아름다움, 가창력도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을 만큼 뛰어났다.

‘우리의 부처님은’(황옥경 작곡, 김종상 작사)를 부른 민백초등학교 6학년 한유정 어린이는 꾀꼬리 같은 아름다운 목소리가 빛 났고, ‘부처님은 내 친구’(우덕상 작사, 작곡)을 부른 구학초등학교 6학년 이수연 어린이는 차분한 목소리와 공손한 매너가 인상적이었다.

“부처님의 사랑을 전할 수 있게 맑고 밝은 마음으로 예쁘게 노래하겠다”며 ‘맑은 마음 밝은 마음’(김진숙 작곡, 김정임 작사)을 부른 성북초등학교 4학년 김현진 어린이는 가장 동요답게 동요를 불렀다는 호평을 받았고, 유일하게 스님들이 작곡과 작사를 한 노래 ‘부처님 함께라면’(혜총 스님 작곡, 혜허 스님 작사)를 부른 초중교 여학생들로 구성된 8인조 ‘별빛소리 중창단’은 예쁜 한복을 차려 입고 단아한 율동과 화음을 선보여 갈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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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예쁜 목소리로 갈채를 받은 송주연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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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찍한 율동이 돋보인 송지현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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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모든 생명을 자비로 대하라는 가사의 노래를 부르는 이소원 어린이.

‘내 마음에 연꽃이 피어요’(김남삼 작곡, 김하나 작사)를 부른 반송초등학교 6학년 송주연 어린이는 예쁜 목소리로 변화가 많은 곡을 잘 소화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알록달록 연꽃등’(권미영 작곡, 작사)을 부른 비산초등학교 5학년 송지현 어린이는 연꽃등처럼 예쁜 외모와 예쁜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 큰 박수를 받았고, ‘부처님 마음’(정홍근 작곡, 작사)를 부른 구영초등학교 4학년 이소원 어린이는 “살아 있는 모든 것 소중한 생명들을 자비로 대하라는 부처님의 마음”이라는 가사를 정확한 발음으로 잘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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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소중함을 노래한 양태경 어린이.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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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고운 목소리, 뛰어난 가창력을 발휘한 김다혜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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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실수로 입상을 놓쳐 아쉬움을 산 임수진 어린이.

‘넌 어디에서 왔니’(최진규 작곡, 작사)를 부른 남성초등학교 6학년 양태경 어린이는 “자연보호와 세계평화를 위해 노래하겠다”는 포부에 어울리게 음식의 소중함을 알리는 가사의 노래로 청중의 큰 호응을 받았다. 변성기와 긴장으로 잠깐 박자를 놓치기는 했지만 관객의 호응에서는 이날 가장 큰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국악풍의 경괘한 곡인 ‘부처님처럼’(우덕상 작곡, 작사)를 부른 구학초등학교 6학년 김다혜 어린이는 뛰어난 가창력과 타고난 맑고 고운 목소리로 노래를 잘 불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법당에 가자’(송결 작곡 유정 작사)를 부른 태릉초등학교 6학년 임수진 어린이는 티 없이 맑은 목소리로 최선을 다했지만 긴장을 한 탓으로 박자를 놓쳐 수상을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실수만 아니었다면 상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실력에 청중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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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월드 중창단은 뛰어난 가창력을 선보였지만 아쉽게 상을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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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의상, 뛰어난 가창력을 갖춰 좋은 성적이 기대됐던 문경원 어린이. 제일 마지막 순서로 경연에 나서 긴장감을 못내 떨쳐내지 못했다.

‘법신’(황학현 작곡, 작사)를 부른 여중생 6인으로 구성된 해피월드중창단은 빼어난 화음과 발군의 가창력으로 차원이 다른 무대를 펼쳤지만 아쉽게도 수상의 영예를 놓쳤다. 마지막 순서로 거학초등학교 5학년 문경원 어린이가 무대에 나섰다. ‘배려하는 마음’(신준수 작곡, 우덕상 작사)을 부른 문경원 어린이는 마지막 순서라는 부담 때문인지 평소의 실력을 100% 발휘하지 못해 아깝게 수상을 놓쳤다. 문경원 어린이는 예선을 거치면서 특유의 예쁜 목소리와 자신감 있는 발성으로 강력한 대상후보로 거론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더했다.

이날 대상에는 300만원, 금상 150만원, 은상 100만원, 동상 70만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이번 행사를 총괄 지휘한 자용 스님은 “어려운 어린이 청소년 포교 환경 속에서 어렵게 준비한 창작 찬불동요제에 큰 관심을 보여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면서도 “그러나 18개 팀의 어린이 청소년 불자들이 펼친 맑고 고운 음성공양의 자리에 종단의 지도자들이 참석해 어린이 청소년 포교의 중요성을 공감하지 못한 것은 못내 아쉽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