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의 방북단이 부처님 오신 날(5월10일)을 앞두고 지난 4일 방북, 정오에 금강산 온정각에서 어린이 구충제 10만정 등 구호물품을 조선불교도연맹(조불련)에 전달한 뒤 금강산 신계사를 찾아 연등을 달고, 대웅전에서 함께 참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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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불교대표들이 신계사 대웅전에서 공동법회를 봉행하고 있다. 사진=조계종총무원 제공.

조계종이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방북해 공동법회 형식의 행사를 연 것은 2008년 7월 박왕자씨 피격 사망사건 뒤 3년 만에 처음이다.

조계종 사회부장 혜경 스님을 단장으로 하는 방북단 10명은 이날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을 출발해 오전 11시10분께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금강산에 들어갔다가 오후 5시 귀환했다.

조계종은 2004년 11월 금강산 신계사 복원을 시작한 이래 매년 수백명의 대규모 방문단이 방북해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조불련과 공동으로 연등을 달고 법회를 봉행했으나 2008년 피격사건 이후 정부의 공동법회 불허로 인해 2009년과 2010년에는 ‘부처님오신날 공동법회’를 열지 못했다.

조계종은 신계사 복원을 끝낸 2007년 10월 낙성식 이후 매년 금강산에서 ‘신계사 낙성 기념식’은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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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의 방북 대표단. 금강산 온정각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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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품을 전달하고 인수증을 받고 있는 조계종 사회부장 혜경스님. 인수증을 전달하는 사람은 북 조선불교도연맹 리규룡 서기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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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불교도들이 신계사 대웅전 앞에서 오랜 만에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삭발염의를 한 북한의 스님들 모습이 인상적이다.

조계종 대표단 서울로 돌아온 후 방북 브리핑을 통해 의료품을 전달한 후 금강원(식당)으로 이동해 함께 점심공양을 했으며, 신계사를 참배한 후 대웅전에서 삼귀의와 반야심경에 이어 부처님 전에 공양물을 공양하고 양측 대표자의 인사말을 들은 후 사홍서원으로 모임을 끝냈다고 발표했다.

브리피에 따르면, 남측 단장으로 법회에 참석한 조계종 사회부장 혜경 스님이 “신계사도 남북 관계 영향으로 불자들의 발길이 끊겨 매우 안타깝다. 빨리 남북의 관계가 해소되어 교류가 재개되길 기원한다”고 인사했고, 리규룡 조선불교도연맹 서기장은 “남과 북의 교류와 협력이 빨리 복원되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북측은 조선불교도연맹 리규룡 서기장을 단장으로 15명이 참석했다.

한편 지난 겨울 금강산지구내 폭설로 인해 대웅전 등 신계사 경내 전 전각의 기와가 흘러내려 전각 지붕의 훼손이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남측 대표단은 전했다. 전 신계사 도감 제정스님은 “빠른 시일 내에 보수가 되지 않으면 우천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시급한 보수공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