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출신으로는 유일하게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국무위원으로 항일독립투쟁에 앞장선 운암 김성숙 선생(태허 스님) 서거 제42주기 추모제가 지난 4월 12일 오전 11시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내 임시정부요인 묘역에 위치한 김성숙 선생의 묘소에서 200여 명의 사부대중이 동참한 가운데 엄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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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암 김성숙 선생 42주기 추모제에서 민성진 운암기념사업회 회장과 영담스님이 묵념을 하고 있다.

사단법인 운암김성숙선생기념사업회(회장 민성진)가 주관한 이날 추모제에서 정부대표 윤두섭 서울남부보훈지청장은 인사말을 통해 “운암 김성숙 선생님은 젊어서는 무장항일투쟁으로 일관하셨고, 해방 후에는 좌우합작과 통일운동에 전념하셨다”며 “운암 선생님을 비롯한 애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나라가 민족자존을 지키며 OECD국가 중 최고의 경제성장을 이루었고 서울 G20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세계중심국가로 우뚝 설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윤두섭 서울남부보훈지청장은 “오늘의 뜻 깊은 추모의 자리를 계기로 선생님의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이 우리 국민 모두와 젊은이들에게 더욱 확산되어 국민통합의 밑거름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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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을 대표해 추모제에 참석한 조계종총무부장 영담스님이 운암 김성숙 선생(태허스님) 영정앞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조계종단을 대표해 추도재에 동참한 조계종 총무부장 영담 스님은 추도사에서 “부처님께서는 이 세상에 실재한다고 믿는 모든 것이 공한 것이니 생겨나고 없어지고 더럽고 깨끗하고 늘어나고 줄어듦이 없다고 가르쳐주셨지만, 오늘 아직 수행이 모자란 후생들이 육신 껍질 벗어던지고 훌쩍 환지본처하신 노장의 이승 인연 끝자리를 찾아와서 이렇게 생사의 유별을 슬퍼하고 세상의 평가를 시비하며 업적을 헤아리고 있다”며 “시절이 고약하고 어수선하다보니 호방하고 올곧게 한 세상을 사신 노장이 그립고 한편으로는 노장께 부끄러워 아직 모자란 후생들이 뒤늦은 참회를 하는구나 하고 너그럽게 혜량해주시기를 바랄 따름”이라고 고했다. 영담 스님은 이어 “이 땅을 지키고 가꾸는데 온몸을 던지신 노장께서 먼 길을 떠나신지 40여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세상이 이런 모양이니 그저 부끄럽고 또 부끄러울 뿐”이라며 “그래서 이 후생들은 오늘 이 자리를 참회하며 새로운 서원을 세우는 계기로 삼아, 노장의 헌신과 정신이 올바르게 회향될 수 있도록 한 마음이 될 것이고 한 길을 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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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암 김성숙 선생의 극락왕생과 겨레사랑 정신을 추모하는 범패바라 영산작법 시현 장면.

광복회 승병일 회장직무대행은 추도사를 통해 “생전에는 교리를 실천하는 스님에서 출발하여 독립투사로서, 임정요인으로서, 정치가로서 시대적 중책을 다하시고 이제는 온 겨레 자주독립의 수호신이 되신 운암선생이시여, 부디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사생취의하셨던 선생님의 숭고한 정신이 우리 국민 모두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지게 하옵시고, 온 겨레의 민족적 염원을 담은 통일 민주국가 건설의 대로에도 밝은 서광을 비춰주소서”라고 발원했다.

이어 원허스님, 연성 스님 등 영산재 유형문화재 전수 스님들이 범패바라 영산작법을 시현해 운암 김성숙 선생을 추모했고, 합창단의 추모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운암선생의 가족대표와 참석한 주요 내빈 등의 헌화와 분향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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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의장대는 조총발사 의식으로 운암 김성숙 선생의 나라와 겨레 사랑 정신을 기렸다.

국방부 의장대의 조총발사와 묵념으로 추도재 의식이 마무리되자 김동원 상산김씨대종회 회장이 유족을 대표해 참석한 내외귀빈께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동원 회장은 인사말에서 “구국의 일념으로 희생하시고 의로운 업적을 남기신 김성숙 선생의 후손으로서 그 위대한 정신과 족적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충분하게 선양하지 못한 것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며 “30만 상산 김씨 종친을 대표하여 운암 선생께 엎드려 용서를 구하고, 삼가 추모의 뜻을 올리며, 온 국민의 어버이와 같았던 선생의 뜻을 계승하기 위해 모든 종친들이 새롭게 태어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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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제 전경. 이날 추모제에는 200여 명의 사부대중이 동참했다.

이날 추모제에는 최초로 조계종을 대표해 총무부장 영담스님이 참석했고, 연백문도를 대표해 대흥사 주지 범각 스님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정부대표로 윤두섭 국가보훈처 서울남부지청장, 승병일 광복회 회장대행, 애국선열단체 단체장, 등산모임 백산백사 임원단 등이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