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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세상에 어떻게 부응할 것인가’<br>조계종, 21세기적 아젠다 찾기 나선다

이학종 | urubella@naver.com | 2011-01-06 (목) 21:18

각계의 전문가와 스님들의 지혜를 수렴해 사회와 역사에 부응하고 대승보살도를 실천하기 위해 불교가 어떻게 자리매김해야 하는지를 모색함으로써 한국불교중흥을 위한 21세기적 아젠다(Agenda)를 마련하는 ‘한국불교 중흥을 위한 대토론회’가 신묘년 1년 내내 열린다.

조계종 승가교육진흥위원회는 6일, 한국불교의 성찰과 쇄신을 통해 역사에 부응하기 위한 ‘한국불교 중흥을 위한 대토론회’(이하 불교중흥대토론회)가 오는 1월 27일 ‘한국불교의 현재적 성찰과 나아갈 방향’ 주제 토론회를 시작으로 매월 개최된다고 발표했다.

12월까지 12차례 매주 마지막 수요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리게 될 불교중흥대토론회는 조계종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위원장으로 있는 승가교육진흥위원회가 주관한다. 승가교육진흥위원회는 승가교육 개선을 통한 한국불교중흥을 위해 지난해 3월 10일 출범한 종단 기구다. 대토론회에서 ‘대(大)’의 의미는 규모가 크다는 것이 아닌 ‘광범위하게 책임 있는 대중들이 두루 모여 토론한다’는 뜻이다.

불교중흥을 위한 대토론회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조계종 교육부장 법인 스님.크게보기

조계종 교육부장 법인 스님은 6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1월 27일 첫 토론회를 시작으로 불교중흥을 위한 대토론회가 열리며, 토론회에서 도출된 성과는 입법 등의 제도화 과정을 통해 종책에 반영될 것이며, 구체적인 실천 프로그램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법인 스님은 “그동안의 불교의 제반 문제점이나 지향을 고민하는 토론회가 주로 종단 제도권 밖의 승가나 재가단체의 의해 진행되다보니, 논의 내용이 적용되지 못하고 일회성으로 끝나는 아쉬움이 있었다”며 “그러나 현 종단 집행부 출범이후 불교의 고민들을 제도권에서 끌어안고 각 단체들과 함께 바람직한 방안과 방향을 모색하는 쪽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으며, 이번 불교중흥대토론회가 그 본격적인 마당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27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4시간 동안 열리는 제1차 대토론회는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 원담 스님이 직접 발제에 나서고, 본사주지를 대표해 동화사 주지 성문 스님, 중앙종회를 대표해 주경 스님, 재가를 대표해 조성택 고려대 교수, 언론계를 대표해 곽병찬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이 토론에 나선다. 첫 대토론회의 주제를 ‘한국불교의 현재적 성찰과 나아갈 방향’으로 정한 것은 현재의 한국사회가 전통문화에 무지한 정부정책의 문제, 청년실업의 문제, 4대강 사업, 한반도 전쟁 위협, 구제역으로 죽임을 당하는 가축 문제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현실에서 과연 한국불교는 종교적 사명과 역할을 다하고 있는가에 대한 성찰의 반영이다. 승가교육진흥위원회는 첫 대토론회를 통해 한국불교가 현재 제대로 방향을 잡고 나아가고 있는가, 한국불교가 세계정신문화의 흐름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인가 등의 도전적 질문에 대한 대답과, 그 역할에 대한 고민에 천착한다는 방침이다.

법인 스님이 대토론회 개최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하고 있다. 크게보기

또한 승가교육진흥위원회는 대토론회 주제선정소위원회(위원장 도법 스님)을 구성해 제방의 의견을 수렴해 올해 상반기 6개월 간의 대토론회 주제를 확정했다. 2월 23일 열리는 두 번째 대토론회는 ‘한국불교 교단과 국가’를 주제로 원택 스님(백련문화재단 이사장)이 발제를, 도법 스님(화쟁위원회 위원장)과 법안 스님(중앙종회의원)이 토론에 나선다. 3월 30일 열리는 세 번째 토론회는 중앙승가대 교수 미산 스님이 ‘현대사회에서 구현해야할 불교적 가치’를 주제로 발제한다. 4, 5, 6월의 주제는 ‘21세기 현대사회의 희망에 대한 불교의 응답’이라는 공통의 주제아래, ‘생명과 생태문제에 대한 불교적 응답(4월 27일), ’한반도 평화와 통일문제에 대한 불교적 응답‘(5월 25일), ’사회정의를 위한 불교의 자비실천‘(6월 29일)의 분야별 주제를 집중 토론한다.

7월부터 시작되는 후반부 토론주제는 전법과 포교, 교구의 역할이나 출가와 재가의 관계정립과 역할 등 보다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부분으로 정할 예정이다. 토론회의 특성상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을 경우에는 10∼20인 정도가 참여하는 1박2일 연찬회도 구상하고 있다. 보다 많은 대중들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대토론회를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조계종의 불교중흥을 위한 대토론회는 현대사회에서 한국불교가 이제는 그 위상과 사명, 방향성에 대한 진지하고 엄중한 성찰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을 맞고있다는 현실인식에서 출발했다. 승가교육진흥위원회는 이 대토론회를 통해 한국불교가 21세기적 대전환으로 사회 제반 문제의 대안을 제시하고 미래사회를 선도하는 방향을 찾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조계종의 이 같은 의욕은 지난 한 해 결코 작지 않았던 진통과 저항에도 불구하고 ‘자비를 구현하고 사회와 역사에 부응하는 승가교육’ 구현을 위해 승가의 교육내용을 새롭게 시행하는 개혁을 이뤄낸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토론에서 제기된 의견이나 제안들을 종법과 제도를 통해 현실적 실천프로그램으로 구현시키겠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전시성, 또는 일회성 토론이 아님을 분명해 했다는 점도 눈에 띠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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