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불교재가연대는 조계종단의 자주선언을 환영하는 성명을 27일 발표했다. 재가연대는 ‘조계종의 자주선언을 환영하며-정교분리원칙, 종교자주를 강화하는 역사적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제목의 지지성명에서 “조계종이 시혜적 차원의 지원수단으로 오해될 수 있는 국고보조금을 거부하기로 한 결심에 대해 깊은 환영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재가연대는 성명에서 “정부와 정치권은 헌법에 명시된 국가의 의무인 ‘민족의 전통문화 창달’의 사명을 더 이상 현실의 불교활동에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의도로 오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또한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관철시켜 정교분리의 원칙을 노골적으로 훼손하고 있는 일부 종교계의 그릇된 신념에 편승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재가연대는 조계종을 비롯한 불교계에 대해서도 “정교분리의 원칙에 보다 확고히 서야 한다. 문화재 보존 유지 등 민족문화의 창달을 위한 국고지원의 경우 사용내역을 투명하게 집행하고 공개하여, 그 공공성을 국민들에게 입증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공공적 의미를 스스로 입증하지 못하는 국고 지원을 받지 않겠다고 천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다음은 참여불교재가연대의 성명서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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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분리원칙, 종교自主를 강화하는 역사적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한국의 불교와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대한불교조계종이 의미심장한 자주선언을 했다. 그 발단이 무엇이었든 간에, 헌법과 법률에 의거한 민족문화의 창달과 문화유산 보존이라는 국가적 의무에 따른 정부의 보조금 예산이 줄곧 국가권력의 시혜로 기능했던 왜곡된 관행을 청산하자는 의지로 판단된다. 우리 참여불교재가연대(이하 본 연대)는 비록 ‘현 정권의 남은 임기동안’이라는 단서를 달긴 하였지만, 조계종단이 시혜적 차원의 지원수단으로 오해될 수 있는 국고보조금을 거부키로 한 결심에 대해 깊은 환영의 뜻을 표한다.

민족의 전통문화로서의 불교와 현실 종교로서 기능하는 불교 간에는 분명한 경계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본 연대에서 일관되게 주장해온 정교분리의 원칙에 부합된다. 정부와 정치권은 헌법에 명시된 국가의 의무인 ‘민족의 전통문화 창달’의 사명을 더 이상 현실의 불교활동에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의도로 오용해서는 안된다. 또한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관철시켜 정교분리의 원칙을 노골적으로 훼손하고 있는 일부 종교계의 그릇된 신념에 편승해서도 안된다.

조계종을 비롯한 불교계 역시 정교분리의 원칙에 보다 확고히 서야 한다. 문화재 보존 유지 등 민족문화의 창달을 위한 국고지원의 경우 사용내역을 투명하게 집행하고 공개하여, 그 공공성을 국민들에게 입증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공공적 의미를 스스로 입증하지 못하는 국고 지원을 받지 않겠다고 천명해야 한다. 그랬을 때 조계종의 이번 자주선언은 민족문화의 창달과 정교분리를 염원하는 시민들의 확고한 지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모든 종교 및 정치지도자들이 조계종단의 결심과 실행에 호응한다면 우리사회의 종교 갈등에 전환적 계기가 형성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 더 이상 종교 및 정치지도자들은 국가권력을 자신의 종교적 믿음의 위력을 증명하는 수단으로 삼고자 하여서는 안된다. 이러한 시도는 종교 간의 분쟁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자유민주적 헌법질서의 기초를 무너뜨리고 자유국가의 관용체제를 근원적으로 위협할 뿐이다. 이와 같은 견해와 원칙에 입각하여 우리는 특정 종파교육을 시행하는 사립학교에 대한 국고보조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이 추진하고자 하는 ‘처치스테이’, 종교교도소 운영, 은행 설립 추진 등도 엄정히 판단되어야 할 문제라는 점을 재차 확인하고자 한다.

국가는 특정 종교와 종파를 선호하거나 차별해서는 안 되며, 종교는 자신과 다른 믿음을 가진 이들에게 ‘자비심과 설득’ 이외에 국가권력을 선(포)교의 수단으로 삼고자 하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자유민주시민으로서 종교적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사는 정치체제의 기본질서다. 모든 정치지도자와 종교지도자는 이 질서를 단호하게 수호해야 한다. 조계종의 이번 자주선언이 그 분명한 첫발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