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사 주지 정여 스님이 천왕문 화재와 관련 한나라당 정치인들의 범어사 출입을 허용한 것에 대해 ‘사려깊지 못한 행동이었으며, 종단의 지침을 엄수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참회한다’고 밝혔다.

정여 스님은 17일 교구본사회의에서 대리인으로 참석한 정만 스님을 통해 이같은 참회문을 전달했다.

정여 스님은 ‘범어사 천왕문 화재와 관련된 입장’이라는 제목의 참회문에서 “앞으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며, 제14교구 범어사 관할의 모든 사찰들이 현 상황에 있어서의 종단의 지침을 앞장서 준수하도록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소실된 천왕문 또한 시간이 걸리고 어려운 여건이 발생하더라도 신도들과 함께 온전히 사찰의 자구 노력과 원력으로 복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정여 스님의 입장문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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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사 천왕문 화재와 관련한 입장

1. 범어사 천왕문 화재를 당해 참담한 마음을 금치 못합니다. 화재의 원인이 비록 의도적인 방화에 의한 것이라고는 하나 범어사 주지로서 종도와 국민 여러분께 깊은 참회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로 범인 검거와 처벌에 만전을 기해주실 것을 사법당국에 촉구합니다.

2. 더불어 이번 사찰의 화재로 한나라당 정치인들이 위로를 위해 범어사를 출입하고 본인이 이를 맞이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도 경황 중에 발생한 사려깊지 못한 행동이었음을 깊이 인식하며, 교구 본사의 책임자로서 종단의 지침을 엄수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참회하는 바입니다.

3. 앞으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며, 제14교구 범어사 관할의 모든 사찰들이 현 상황에 있어서의 종단의 지침을 앞장서 준수하도록 지도할 것이며, 아울러 금번 소실된 천왕문 또한 시간이 걸리고 어려운 여건이 발생하더라도 신도들과 함께 온전히 사찰의 자구 노력과 원력으로 복원해 나갈 것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