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은 17일 오전 11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 교구본사주지회의를 열어 템플스테이 지원예산 삭감과 관련해 총무원 집행부에서 발표한 정부여당에 대한 강력한 대응지침을 실천할 것을 결의했다.

25개 교구장 전체가 참여한 이날 회의에는 총무원장 자승 스님, 교육원장 현응 스님, 포교원장 혜총 스님, 중앙종무기관 부실장 등이 참석했다.

총무원 집행부로부터 그동안의 경과를 보고받은 본사주지 스님들은 종단 지침에 적극 동참할 것을 결의하고, 민족문화수호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통도사 주지 정우스님, 금산사 주지 원행스님 선출을 선출했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인사말에서 “종단을 위한 일념으로 말씀드리겠다. 우리종단은 국보와 보물, 많은 문화재를 사찰들이 보유하고 있어 이를 보호하기 위한 많은 불사를 해왔다. 주지스님 활동 여하에 따라 불사를 해 온 것이 관행이다. 이것이 주지 역할을 잘하고 열심히 하는 것으로 인식된 측면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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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보호를 위해 정부의 지원을 받다보니 신도들의 십시일반에 기반한 불사와 신도교육은 소홀해 온 것이 사실이다. 가톨릭은 개혁과 쇄신이라는 주제로 1962년부터 5년 동안 ‘아조르나멘토’를 통해 세상과 소통, 세상과 헌신이라는 주제로 교회의 닫힌 문을 열기위해 노력했고 이는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한 자승 스님은 “우리는 그동안 너무 쉽게 예산에 의존하다보니 정부와 지자체에 아쉬운 자세, 부탁하는 자세로 살아왔다. 이 시점에서 돌이켜보면 사찰의 면모 일신과 비교할 때 얻고 잃은 것이 있다. 정부와 여야, 국민이 바라볼 때 불교가 세상과 같이 했는가는 의문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우리의 주장이 템플스테이 예산삭감 문제로 왜곡되는 것도 우리의 현 모습”이라고 자성의 뜻을 밝혔다.

“3년 전 범불교도대회를 가질 때 개인적으로 많은 생각을 했다. 종단이 한뜻, 한마음을 모아갈 때 정부는 원로의원 스님부터 말사주지스님에게 이르기까지 기관장, 국회의원 등을 통해 종단 여론을 분산시키고자 했다. 이번에도 종단이 쇄신과 변화를 도모하는 과정에서 사찰을 찾아가 도움을 주겠다 할 것”이라고 전제한 자승 스님은 “오늘 회의에서 예산문제를 떨쳐버리고 진정한 변화를 통해 신도들의 힘으로 자생할 것과 의식 전환할 것을 논의해야한다. 한목소리로 불교가 새롭게 태어나야한다는 것, 아쉬움과 불이익을 감내하고서라도 변화해야 한다. 개인과 특정 본말사의 이익이 아니라 종단 이익을 위해 긴 호흡으로 가야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대해 화엄사 주지 종삼 스님은 “정기국회 예산안 날치기는 서민경제생활을 4대강 사업에 수장한 전례 없는 폭거로 종단의 지침에 적극 동의한다”고 밝혔고, 월정사 부주지 원행 스님은 “민족문화에 대한 정부당국자의 인식 전환이 있을 때까지 모든 종도가 종단을 중심으로 혼연일치가 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교구본사주지회의에서 채택한 결의문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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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 의 문

- 민족문화 외면과 민주주의 유린을 규탄하며 -

우리 교구본사 주지 일동은 ‘졸속적이고 폭력적인 국가예산안 통과를 규탄한 조계종 총무원의 입장’을 적극 지지하며, 이명박정부와 한나라당의 민족문화에 대한 외면과, 민주주의의 기본질서를 유린한 새해 예산 처리 결과에 대하여 규탄한다.

소통과 협의 없이 처리된 금번 예산은 소외계층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으며, 국가 미래를 암울하게 하고 있다. 특히, 우리 종단의 노력으로 ‘4대강사업국민적논의기구’가 구성되어 국민화합과 사회통합의 단초를 마련하는 시기에 국민과 종교계의 간절한 바람을 외면하고 예산안을 폭력적으로 날치기 처리하였다는 점에서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이명박정부의 ‘공정사회’란 종교편향, 사회갈등, 소외심화와 다름 아님이 확인되었다.

우리 종단은 정부와 여당을 대할 때 사회와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신의에 기초하여 소통과 화합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하여 인내해 왔다. 불교재산과 문화의 공익적 가치에 동의하여 국가 권력에 의해 재산권이 제약되고 종교 활동권이 규제되고 있는 현실을 감내하고 사회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국민과 함께하고자 노력해 왔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천박하고 일그러진 인식으로 전통문화를 외면하고, 소통은 불통으로 화합은 갈등으로 국민의 삶을 왜곡시키며, 종교적 편향정책으로 종교갈등을 조장함으로서 국민과 종교계의 불신과 불안감만을 확대시키고 있다.

이에 우리는 민족문화를 외면하고 민주주의 질서를 유린한 이명박정부 및 한나라당을 규탄함과 동시에 우리 스스로 민족문화의 보존, 전승 및 발전에 필요한 자구적인 노력을 다음과 같이 국민과 함께 전개해 나갈 것이다,

- 다 음 -

-. 우리는 정교분리의 원칙하에 종교적 사명과 사회적 역할 증진을 위해 전력한다.

-. 우리는 이명박정부 및 한나라당 인사들과 개별 접촉하지 않을 것이며, 사찰 출입을 거부한다.

-. 우리는 국민화합과 사회통합의 정신을 저버린 4대강 사업을 반대한다.

-. 우리는 불교의 자주권과 자율권을 규제하는 각종 국가 법률을 반대한다.

-. 우리는 수행, 교육 및 포교 등 종교본연의 활동과 민족문화 보전에 최선을 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