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생수사업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조계종이 템플스테이 지원예산 대폭삭감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페이스북에서 최근 불교계(조계종)의 현안문제에 대한 토론이 한창이다. 대표적인 소셜 미디어인 페이스북 내 불자 소그룹 ‘부루나’ 회원들 사이에서 토론이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부루나는 불교학자 서재영 박사가 개설한 페이스북 내 불자들의 소그룹 네트워크로 현재 200여 명의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 토론은 전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의 종책특보를 지낸 김영국 거사가 최근 페이스북 부루나 그룹에 조계종의 생수사업과 템플스테이 지원예산 삭감 문제를 토론의제로 제시하고 이에 대한 회원들의 생각을 묻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김영국 거사는 먼저 “조계종이 수익구조 다변화 사업의 일환으로 생수 판매사업을 시작한다. 하이트진로그룹 석수&퓨리스가 제조하고 조계종이 판매하는 프리미엄 생수 ‘산은 산이요 물은 감이로다’는 조계종 삼보륜 마크를 단 500ml, 2L,18.9L 생수 3종으로 출시되며 불자들이 불전에 올리는 청수로 사용되는 것은 물론 종단 사찰 불교용품점 등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판매된다. 조계종이 석수&퓨리스로부터 받은 로열티 수익은 승가복지사업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며, 오는 11월 12일 시범생산을 시작해 12월 15일 시제품을 내놓는다.”며 이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이에 대한 의견은 찬반이 엇갈렸다. 의견을 개진한 부루나 그룹 회원들 가운데는 스님들도 포함돼 있다.

“천주교 인구가 10년 만에 두 배가 는 것은 수익사업을 잘해서가 아니다. 종교다운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불교가 불교다운 모습을 보여주면 신도가 늘고 그것은 어떤 영리사업보다도 더 큰 수익을 불교에게 가져다 줄 것이다. 지금처럼 실컷 여당에게 기대다가 예산 줄었다고 반정부투쟁에 나서는 우스운 행태는 물론 마이너스 수익을 가져다 줄 것이다.”

“승가가 해야 할일인지, 아닌지가 헷갈릴 땐 부처님의 어떻게 생각하셨을까를 떠올리면 된다. 출가수행자가 할일은 수행과 설법(전도)다. 상표장사, 글쎄 그것이 수행과 설법, 어느 부분에 들어갈지. 또 넓게 해석해서 포함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신도를 늘려야한다는 주장은 종교를 사람들의 마음의 안식처가 아닌 당파 싸움으로 몰아가는 구도로 몰아가는 것 같아 보인다.”

“사업이라는 것은 결국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불교가 있는 목적도 넓은 의미에서 이와 같으니 다음은 좀 더 사려 깊은 모두가 아하! 라고 할 만한 아이템이 되었으면 싶다.”

“신도수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 아니고 종교가 종교다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생수사업이 그런 것인가 하는 문제제기다.”

“수익을 원한다면 신도수를 늘려야하고 이러기 위해선 종교다운 모습을 보여야한다고 이해했는데, 잘못 이해했나 보다. 물론 종교다운 모습이라면 이런 파이 논리를 초월하는 모습일 것이다.”

“불교도 불교다운 모습을 보여서 수익도 늘리고 신도도 늘릴 생각을 해야지 달랑 상표하나 내세워 물장사를 해서 돈 벌겠다는 천박한 인식을 버려야 한다.”

“불교다운 모습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없으니 이해해 주기 바란다. 부디 다른 이들에게 보여지기 위한 불교다운 모습이 아니길 바란다.”

조계종의 생수사업에 대한 논쟁에 이어 지난 9일부터는 템플스테이 지원예산 대폭 삭감(12월 8일)에 대한 불교계의 강력한 반발에 대한 토론도 김영국 씨의 글이 페이스북 부루나 그룹에 올려지면서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천주교를 믿는 신자들 중 보수적이고 일반적인 신도들 중에도 ‘정의구현사제단’의 존재에 대해서 은근한 자부심들을 가진 이가 꽤 된다고 한다. 정권이라는 집단과는 원칙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하등에 없다. 정권은 그저 언제나 양수겹장, 한손엔 당근, 또 한손엔 채찍을 들고, 어르고 뺨치고 줄다리기를 해줘야 한편으론 무서운 줄도 알고 고마워할 줄도 아는 집단이다.”

“어제(12월 9일) 아침에 임태희하고 정병국이가 와서 할 소리는 뻔한 것이다. ‘지도부는 하려고 했는데 야당이 국회를 파탄시켜 어쩔 수없이 그렇게 되었다. 추경으로 꼭 해드리겠다’는 내용일 것이다. 제가 알기로는 지금도 그러한 내용으로 종단 상층부에 친분있는 스님들을 거치는 등 여러 경로를 거쳐 이야기하고 있다고 들었다. 이것을 조계종이 과연 받아들일까, 아니면 끝까지 투쟁을 할까 궁금하다.”

“조계종은 반정부 투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가르침에 입각해서 정의를 바로잡고 세상 사람들이 자연과 더불어 행복한 우주를 만드는 데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그러므로 그것은 정부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는 활동이 되어야 맞다. 우리 스스로가 근본적인 가르침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그런 말을 듣는 것이고 아무리 외쳐도 소귀에 경 읽기만도 못한 결과를 가져 오는 것이다. 제발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길게 10년 내지는 100년의 앞을 내다보고 나아가야 한다.”

“(조계종이 화쟁위를 만들어 4대강 갈등을 중재한다고 나선 것을 조계종의 꼼수로 보는 시간은 독특하다. 오히려 한나라당이 참여검토-참여-불참-참여…, 이렇게 하면서 시간을 끌었고 종교계가 한나라당의 꼼수에 당한 부분이 아닌가 싶다.”

“그렇지만 총무원의 성명서는 왜 그렇게 나왔는지 좀 의심스럽다. 템플스테이 예산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밥 달라고 칭얼대는 아이로 전락해버렸으니…. 결국 돈 얼마만 쥐어주면 조용해질 것이라는 비난을 자초했다고 본다.”

“그럼 7월에 조계종 스님 5천명이 4대강 반대 성명을 낸 것은 무엇인가? 봉은사문제로 시작된 화쟁위원회에 그 당시에 이미 일부공사구간에서 60%의 공정이 진행된 4대강의제를 굳이 상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4대강은 이미 MB당선 때부터 운하로 비롯된 쟁점인데 하필 공사가 진행될 만큼 진행된 시점에 그것도 봉은사문제로 논란이 있을 때 의제로 굳이 포함시킨 스님은 누구이며 무슨 의도로 그런 것인가?”

“지금이 상황이 조계종의 꼼수를 논할 때는 아니라고 본다. 눈앞에 펼쳐진 상황은 MB와 그 앞잡이 한나라당에 의해 진행된 날치기 폭력 예산통과다. 그것의 부당함을 지적하는 것이 우선인 상황이다. 지금은 여론의 화살을 조계종을 향해 쏠 것이 아니라 정부 여당으로 향해야 할 때다.”

“한나라당에 의해 진행된 폭력적 날치기 예산통과는 불교가 아니더라도 이미 저항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불교계의 반발은 이미 정당성을 잃었다. 시민단체나 야권이나 진보진영이나 그 사람들은 조계종의 행태에 대해 모른다고 생각하나? 모두가 4대강 반대할 때 조계종단이 혼자 타당성을 논의하자고 한 것이 합리적이라고 인정하고 있다고 보나? 예산 통과 안 되었다고 반대하더라도 제정신이라면 지금까지의 행태에 대해 대국민사과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대표적인 소셜 네트워크인 페이스북의 불자그룹에서 펼쳐지고 있는 격조높은 토론은 공동의 관심사를 갖고 있는 불자들이 불교계의 따끈따끈한 현안에 대한 견해를 기탄없이 털어놓는다는 점에서 새로운 토론 패러다임으로 자리할 전망이다. 특히 자신의 이름을 밝히고 당당하게 펼치는 토론의 장이라는 점에서, 또 다양한 의견이 예의와 존중을 통해 개진된다는 점에서 토론문화가 제대로 성숙되지 않은 불교계에 소셜 미디어는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