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소수자는 양날의 칼날과 같은 존재로 우리 사회가 이들을 편견과 차별 없이 우리 사회의 성원으로 따듯하게 받아들인다면 우리에게 큰 축복이고, 그들을 터무니없는 선민의식으로 차별하고 방치한다면 우리 사회는 큰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12월 10일 제주도에서 열린 제14회 한국종교언론인협의회 심포지엄에서 고광영 인문정신연구소 소장은 ‘다문화 사회와 종교의 역할’이라는 제목의 기조발제에서 “다문화 소수자들은 우리에게 부족한 것을 그들이 메워주고 우리의 문화를 더욱 풍요롭게 해준다”며 편견을 버릴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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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소장은 “그들이 생활의 안정을 찾고 행복한 삶을 누리게 되는 것은 일방적으로 한 쪽이 베풀고 받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돕는 것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다문화 소수자의 상당수가 우리 사회의 새로운 빈곤층으로 대거 편입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한 고 소장은 “다문화 가족 중 소득이 최저생계비 이하인 가구가 절반이 넘는 52.9%, 기초생활보장 수급가구는 13.7%에 달한다. 또 그 자녀의 학교 중도 탈락률도 일반학생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밖에도 대단히 휘발성이 높은 문제가 한 둘이 아니다. 우리의 선택에 따라 행·불행이 결정된다. 따라서 종교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문화 소수자, 즉 이주노동자와 다문화가족, 새터민은 우리에게 매우 소중한 존재라고 거듭 강조한 고 소장은 “그들은 한국인이 꺼리는 직종에 노동함으로써 우리의 산업발전에 큰 도움을 준다. 인력 송출국의 입장에서도 실업률을 줄이고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한 외화벌이에 도움이 된다. 인간적인 대우, 처우 개선만 이루어진다면 모두가 윈윈할 수 있다. 또 이들이 본국에 귀국했을 때, 민간외교사절로서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문화 가족의 2세들은 돈 들이지 않고 외국 언어를 습득할 수 있으며, 따라서 글로벌 시대에 훨씬 쉽게 세계를 무대로 꿈을 펼칠 수 있으며, 새터민은 북한의 실상을 누구보다 잘 아는 우리의 숙원인 통일에 크게 이바지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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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소장의 기조발제에 이어, 서상덕 가톨릭신문 취재팀장이 ‘다문화 사회와 가톨릭의 역할’을, 이성심 원불교신문 편집부장이 ‘원불교의 역할’을 이현주 기독교연합신문 편집부장이 ‘기독교의 역할’을, 윤완수 금강신문 편집차장이 ‘불교의 역할’을 각각 발표했다.

제주 심포지엄에 참석한 50여 명의 각 종교계를 대표한 종교언론인들은 제주 영락교회, 제주 중앙로 천주교회, 서귀포 약천사, 신제주 선림사 등 각 종교별 성지를 참배하며 이웃종교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뜻깊은 행사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