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국 씨 하면 떠오르는 세 가지 코드는 바로 축구, 해병대, 불교이다. 초등학생들도 정답을 알고 있을 정도로 김흥국 씨의 축구, 해병대, 불교사랑은 매우 널리 알려져 있다. MBC의 인기 프로그램 세바퀴에서 한 진행자가 “내일 만약 지구가 망한다면 나는 김흥국 씨가 뭘 할껀지 알고 있다. 아침에 축구 한 게임 뛰고, 오후에 해병대 전우회에 들렀다가, 저녁이 되면 사찰에서 참선을 하며 세상의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말해 장안의 화제가 되었을 정도이다.

어쨌든 TV에서 불자임을 자처하는 연예인 찾아보기가 골프장에서 골프공 찾기 보기 더 힘든 요즈음, 김흥국 씨는 매우 떳떳하게 불자임을 밝히는 몇 안 되는 자랑스러운 불자연예인임에 분명하다.

김흥국 씨는 또한 김흥국장학재단을 설립해 미래의 꿈나무들을 위해 장학금을 전달하는 선행 연예인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올해 11회를 맞은 김흥국장학금 전달식이 12월 11일 오전 11시 강남의 중식당 마오에서 열린다. 김흥국장학재단의 이사장인 김흥국 씨는 11월 3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장학금 전달내역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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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국 씨는 최근 연평도에서 희생된 해병대원들의 가족들 격려하랴, 며칠 앞으로 다가온 2022 월드컵 개최지 선정 기원을 위해 고사 지내랴, 2022년 월드컵 유치를 위해 스위스로 날아가랴,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올해 김흥국장학금 수혜자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역시 김흥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2명의 수혜자 중 8명은 전국에서 축구에 재능이 많은 그러나 가정형편이 어려운 초등학생들이고, 2명은 해병대전우회의 자제들 가운데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학업을 이어가는 학생들, 그리고 2명은 원로불자가수인 명국환 씨와 금사향 씨이다.

이처럼 김흥국장학금 수혜자 명단 속에 김흥국의 3가지 코드인 축구-해병대-불교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매년 축구를 열심히 하는 초등학생들, 해병대 전우회 가족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해온 김흥국 씨는 올해 처음으로 원로불자가수 공로상을 신설했다.

“저희 기금만 넉넉하다면 이 분들에게 공로비를 세워드리고 싶습니다. 명국환 선생님, 그리고 금사향 선생님은 평생토록 불자가수로서 후배 가수들에게 커다란 기둥이 되어주신 분들입니다. 그런데 상황이 여의치 못하다보니 장학재단에서 약간의 기금을 마련해 공로상을 드리는 점에 대해 무척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언젠가 장학재단이 좀더 넉넉해지면 명국환 선생님을 위해서는 미국 아리조나에, 금사향 선생님을 위해서는 홍콩에 불자가수비를 꼭 세워드리고 싶습니다.”

명국환 씨의 대표곡 아리조나 카우보이와, 금사향 씨의 대표곡 홍콩아가씨를 기리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김흥국 씨는 또 ‘축구 잘하는 초등학생’을 장학생으로 뽑는 이유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 아이들이 제2의 박지성이 될 지 또 누가 압니까. 만약에 제2의 박지성이 되어서 예전에 장학금을 준 김흥국이라는 사람을 기억해준다면 좋은 일이고, 그렇지 않다고 해도 어쩔 수 없지만, 어쨌든 자라나는 축구신동들에게 희망과 격려를 준다는 일 참 멋지지 않습니까. 나는 축구를 잘 하는 것이 공부 잘하는 것만큼이나 칭찬받고 격려 받아야 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김흥국 씨는 “갈수록 불자연예인들의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며 “개신교나 가톨릭 연예인들은 한 그룹이 되어 방송출연이나 사회활동을 함께 하는데 비해 불자연예인들은 그럴만한 역량도 환경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개탄했다.

김흥국 씨는 “내가 박지성 아부지하고 친구라서 지성이한테도 그러고, 그 부모한테도 늘 골 한번 넣고 합장 한번만 하라, 입으로 관세음보살 한번만 외는 모습이 방송에 탔다 하면, 앞으로 넣는 골은 무조건 골인이다라고 수도 없이 이야기했는데, 애가 워낙 착해서 씩 웃기만 하고 아직까지 하질 않는다”고 말하고는 웃음을 터트렸다.

김흥국 씨는 “연예인들이 타종교로 개종하는 것을 탓하기 이전에 불자연예인들이 우대받는 풍토를 불교계에서 만들어줘야 한다”며 “이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불교계 스님들과 불자들의 격려가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