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보기명진 스님이 10일 ‘25만 봉은사 신도들에게 드리는 특별한 당부’를 봉은사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명진 스님은 이 당부의 글에서 “추운 날씨 속에 봉은사의 발전을 위해 조계사로, 진여문 찬바닥으로 향하는 신도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감사하고 마음 아팠다”며 “이런 상황 속에서 말없이 떠나게 되어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밝혔다.

“지난 4년 천일기도를 함께 한 도반인 우리 봉은사 신도 여러분, 일요일마다 법회를 통해 만난 불자여러분! 일일이 손을 잡고 드릴 말씀이 너무도 많은데 훌쩍 떠나게 되어 저로서도 몹시 서운하고 마음이 아프다”고 거듭 밝힌 명진 스님은 “그러나 너무 마음 아파하지만은 말라. 때가 되면 헤어지고 인연이 모이면 다시 만나는 것”이라고 달랬다.

명진 스님은 특히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고 의연하게 자기 역할을 해주신 신도임원 여러분들께도 각별히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며 “앞으로도 봉은사의 발전을 위해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더 넉넉하고 큰 모습으로 임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명진 스님은 봉은사 직영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가 원하는 최상의 상태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의미 있는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지금껏 봉은사가 한국 불교의 희망을 싹틔우기 위해 해온 여러 일들을 존중받고 계속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명진 스님은 “물론 많은 신도님들이 바라듯이 직영 지정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것은 추후 한국 불교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우리가 깊이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야할 과제라고 해두겠다”고 덧붙였다.

명진 스님은 이어 ‘마지막으로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라며 “어려운 시기에 소임을 맡게 된 진화 스님을 중심으로 전 신도가 단결해서 이제까지 이룬 성과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명진 스님은 “특히 진화 스님을 대할 때 꼭 저를 대하듯 따르고 마음을 모아 달라. 우리 봉은사 신도님들은 언제, 어디서든 최고의 신도, 명품 신도가 아니냐? 지금이야말로 그러한 명품 신도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줄 때”라고 강조했다.

“저 또한 어디 있든지 늘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을 마음에 담고 한국 불교 중흥의 그 원력을 잊지 않고 정진하겠다. 이번 겨울 동안거는 봉암사에서 지내려고 한다. 열심히 정진하다 보면 만날 날이 있지 않겠느냐”고 밝힌 명진 스님은 ‘모진 추위를 겪어야 매화 향기가 더욱 짙다’는 시를 인용하는 것으로 글을 맺었다.

한편 명진 스님의 글이 봉은사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되자, 봉은사의 일부 신도들은 자유게시판을 통해 '명진 스님의 친필'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의견을 올리고 있다. 명진 스님의 평소 주장과 다를 뿐더러, 내용을 믿을 수 없다며 당장 홈페이지 게시를 내리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다음은 명진 스님의 글 전문이다.

--------------------------------------------

25만 봉은사 신도들에게 드리는 주지 스님의 특별한 당부

첫째, 추운 날씨 속에 400여 명이 넘는 신도님들이 주야를 가리지 않고 봉은사의 발전과 한국 불교 중흥을 위해 멀리 조계사로, 진여문 찬바닥으로 향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한편으로는 감사하고, 또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말없이 떠나게 되어 우리 신도님들께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특히나 학업성취 기도를 하고 계신 신도님들과 끝까지 원만회향하지 못해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저는 지난 4년 동안 여러 신도님들과 함께 땀 흘리며 천일기도를 했습니다. 천일기도 500일 때 제가 여러 신도님들께 절을 올린 것은 여러분이 아니었으면 정말로 해내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천일을 함께 한 도반인 우리 봉은사 신도 여러분, 일요일마다 법회를 통해 만난 불자여러분! 일일이 손을 잡고 드릴 말씀이 너무도 많은데 훌쩍 떠나게 되어 저로서도 몹시 서운하고 마음이 아픕니다.

그러나 너무 마음 아파하지만은 마십시오. 때가 되면 헤어지고 인연이 모이면 다시 만나는 것이니 말입니다.

특히 지금까지 저와 함께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고 의연하게 자기 역할을 해주신 신도임원 여러분들께도 각별히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그 동안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저와 사중을 위해 참고 인내해주신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봉은사의 발전을 위해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더 넉넉하고 큰 모습으로 임해주시길 바랍니다.

둘째, 지난 3월부터 시작된 봉은사 직영화 문제가 일단락되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최상의 상태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의미 있는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껏 봉은사가 한국 불교의 희망을 싹틔우기 위해 해온 여러 일들을 존중받고 계속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많은 신도님들이 바라듯이 직영 지정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것은 추후 한국 불교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우리가 깊이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야할 과제라고 해두겠습니다.

더 중요한 문제는 형식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일궈 가야할 참불교의 모습이 무엇이고 어떤 것인가라는 점입니다. 이 문제는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우리 신도님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풀어 가야할 과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보다 더 열심히 기도하고 정진하고 한국 불교 중흥을 위해 힘을 모아 나가야할 것입니다. 봉은사의 미래, 한국 불교의 미래는 바로 여러분들 손에 달려 있습니다.

셋째, 마지막으로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은 어려운 시기에 소임을 맡게 된 진화 스님을 중심으로 전 신도가 단결해서 이제까지 이룬 성과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겁니다. 봉은사를 한국 불교 중흥을 위한 중심 도량으로 만들겠다는 원력을 더욱 발전시켜갈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겁니다.

제가 봉은사에 와서 천일을 기도하며 바란 것은 단 하나 한국 불교의 중흥입니다. 이는 저만의 바람이 아니라, 우리 25만 신도님들과 모든 불자님들의 염원이 하나로 모인 크나 큰 원력입니다. 이러한 원력은 사라질 수도, 실패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 신도님들이 새로 소임을 맞게 된 진화 스님과 함께 계속 이 원력을 꽃피워주시길 바라겠습니다.

특히 진화 스님을 대할 때 꼭 저를 대하듯 따르고 마음을 모아주십시오. 우리 봉은사 신도님들은 언제, 어디서든 최고의 신도, 명품 신도가 아닙니까? 지금이야말로 그러한 명품 신도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줄 때입니다. 진화 스님을 중심으로 신도회가 단결해서 빠른 시일 내에 봉은사를 안정시키고 여법한 수행 도량으로 만들어주십시오.

저 또한 어디 있든지 늘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을 마음에 담고 한국 불교 중흥의 그 원력을 잊지 않고 정진하겠습니다. 이번 겨울 동안거는 봉암사에서 지내려고 합니다. 열심히 정진하다 보면 만날 날이 있겠지요. 끝으로 황벽 선사께서 말씀하셨듯, 모진 추위를 겪어야 매화 향기가 더욱 짙듯이 우리도 이 어려움을 이기고 더 깊은 정진 속에서 부처님 법을 깨닫는 불제자로 거듭나기를 서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불기 2554년 11월 10일

명 진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