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초대 문화부장관이 이끄는 (재)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가 창립 2주년을 맞이하여 실시한 2010 한･중･일 비교문화 논문공모전에서 한선희 서울대 대학원생이 ‘다문화시대, 일제 식민지 귀화정책-국적법과 호적예규에 관한 사례 분석’이 대상을 차지했다. 또한 대상과 뜨거운 경합을 벌인 대학생 김영명의 ‘일본말, 잔재인가? 유산인가?-경술국치 100년, 우리말 속의 일본말을 논하다’가 금상의 영예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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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논문 공모전은 향후 한･중･일 3국의 문화적 동질성과 고유한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고, 한･중･일 상호간의 편견과 불신‧오해를 불식해서 새로운 상생의 동아시아 문화를 구축하는데 기여한다는 취지에서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심사를 맡은 정재서 이화여대 교수는 “대상 후보논문 김영명의 <일본말, 잔재인가? 유산인가?-경술국치 100년, 우리말 속의 일본말을 논하다>와 한선희의 <다문화시대, 일제 식민지 귀화정책-‘국적법’과 ‘호적예규’에 관한 사례 분석>의 두 논문을 놓고 고심을 거듭했다”고 밝혔다. 두 논문은 일단 안정적인 논증과 합리적인 논거, 다양한 예증 등 논문으로서 지녀야 할 기본 요건을 충분히 만족시켰다는 점에서 여타 논문들과 확실히 구별되었으며 기타 가독성 및 설득력의 차원에서도 발군(拔群)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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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상을 차지한 김영명의 논문은 일본으로부터 유래한 외래어, 전문용어, 국어 순화의 문제점과 한자의 우수성 등 세 가지 측면에서 우리말 속의 일본말을 분석하고 순화 방안을 모색한 논문. 객관적인 연구 자세와 한자, 중국어 그리고 일본어, 한국어에 대한 다방면의 풍부한 지식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합 끝에 대상을 차지한 한선희의 논문은 현행 <국적법> 5조 3항과 <호적예규>의 일부 조항들에 대한 분석을 통해 식민지 시기 조선인들을 차별하던 법적 장치가 현재 한국 귀화를 원하는 이민자들을 차별하고 있는 현실을 조명함으로써 다문화주의 정책의 허구성을 짚어보고 해당 법규 개정의 필요성을 역설한 수준높은 논문이었다. 분석력이 강하고 시의성(時宜性)이 뛰어난 이 논문은 우리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심사위원회는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빼어난 두 논문을 두고 고심을 거듭한 끝에 우리는 결국 한선희의 논문을 대상으로 결정하였다. 한선희의 논문이 일본어 잔재 전반을 다룬 김영명의 논문에 비해 주제의식의 선명도와 논문의 밀도에서 보다 우위에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은상을 차지한 논문들은 최한울의 <언어학 관점에서 바라본 우리말 다듬기 작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조재현의 <왜색놀이를 통한 한국문화 해체하기-벚꽃놀이, 노래방 그리고 화투를 중심으로>이었다. 최한울의 논문에서는 한국어 속 일어식 표현의 역사적 배경, 현재의 인식 등에 대해 살펴본 후 우리말 다듬기 작업의 성과와 향후의 방안에 대해 고찰하였다. 이 논문은 연구 대상이 광범하여 구성력이 다소 떨어지지만 기존 언어순화 운동의 한계점을 지적하고 방안을 제시한 생산적인 측면에서 고평(高評)을 받았다. 다음 조재현의 논문에서는 왜색적이라고 비판받는 세 가지의 놀이문화를 선정하여 그 원형과 근간, 변화를 추적한 후 이를 바탕으로 왜색문화 청산론의 논리적 타당성을 검증하였다. 이 논문은 각주 처리, 논거 등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참신하고 대담한 문화론적 입장을 개진하여 주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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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에는 언론 분야의 일본어 오염 실태를 분석한 홍남희의 <신문기사를 통해 본 우리 사회의 일본어 잔재와 그 청산에 대한 생각>, 일제 시대의 수신 교육이 오늘의 도덕 교육에 미친 영향을 고찰한 방민권의 <수신 교육의 개념과 활성화 방안-수신 교육에 대한 대학생의 인식을 중심으로>, 일제의 민족종교 말살 정책으로 말미암은 신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살펴 본 이재원의 <한국 종교문화 속 일제의 잔재에 관한 연구-민족종교를 중심으로>, 기생관광의 뿌리와 실태를 식민지 시대 이후부터 역사적으로 검토한 최미솔의 <일제 시대의 잔재 기생관광> 등이 선정되었다.

정재서 교수는 “지난 회에 비해 내용의 깊이가 더해졌고, 논술이 전문화, 정교화되어 거의 기성 학계 논문의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이것은 해가 갈수록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의 논문 경연에 수준 높은 학생들이 참여함과 동시에 참여자들의 문제 인식이 심화되었다는 반가운 징표로 읽힌다”고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서 대상은 상금 300만원 및 상장, 금상 상금 200만원 및 상장, 은상( 2편) 상금 100만원 및 상장, 동상( 3편) 상금 50만원 및 상장이 주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