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소장 황평우)는 8일 임명된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김영원 소장의 임명을 철회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는 성명에서 “국립기관 연구소장 공모 심사위원에 지도교수가 포함되는 등 심각한 문제점이 있었고, 이에 따라 재공모를 요구했는데도 문화재청은 심사위원만 교체하고 기존 지원자에 대해 재심사를 실시하는 파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소는 “국립문화재연구소장 임명철회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문화재청과 연구소장의 동반퇴진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

--------------------------------------

신임 국립문화재연구소장 임명 철회하라!

정부는 오늘자로 김영원 전 국립전주박물관장을 국립문화재연구소장으로 임명해버렸다.

지난 6월 본 연구소는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의 공모에 심사위원 자격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음을 경고했다.

특정 지원자를 위해 지원자의 지도교수가 면접위원에 포함된 것이었고, 국립기관 연구소장 심사위원에 지도교수가 포함되었다면 그 공모는 원천 무효이며 특혜이기 때문에 문화재청에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의 공모를 철회하고 재공모하기를 촉구했다.

이후 문화재청은 지난 7월 22일 재공모를 하지 않은 채 심사위원만 전원 교체하여 기존 지원자 3인에 대해 재심사를 실시했다.

이미 점수가 공개되었고, 국립문화재연구소장 공모에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심사위원들에게 다시 심사를 하라는 것은 특정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해 달라는 압력과 다름이 없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전통건축, 고고학, 고미술, 무형문화재, 보존과학 등 우리나라 문화재의 근본을 조사 ․ 연구하는 문화재와 관련해서 국내의 가장 권위 있는 학문기관이자 국가의 핵심 연구기관이다.

따라서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은 문화재 관련 학문의 유기적인 소통과, 학문간 편중이 없이 통섭을 할 수 있어야 하며 아울러 높은 도덕적 인품이 요구되며, 제각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문화재계의 조화를 위해 연구소내부 연구 인력에 대한 지도력도 있어야한다.

그렇다면 과연 신임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은 문화재 전반적인 학식과 통섭의 지도력을 갖추었나? 문화재 관련 학계와 국립박물관 임직원의 결론을 종합하면 절대 그렇지 못하다.

또한 신임 국립문화재연구소장에 대해서는 문화재 관련 학계와 국립박물관 재직시절 해외 출장과 각종 전시 예산사용과 관련해서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며, 국회에서도 사실여부에 대해 조사 중에 있다.

더욱 한심한 것은 신임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의 전 근무처에서 국회가 요구한 자료를 성실히 응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와 문화재청은 여러 문제가 노출되고 아직 명확한 검증이 이루어지지 못한 인사를 국립문화재연구소장에 임명하는 것은 국민과 우리나라의 문화재계를 기만하는 행위이다.

즉각 임명을 철회하고 공개적이고 투명한 검증을 하기 바란다.

국민과 학계의 이러한 요구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우리는 문화재청장과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의 동반 퇴진운동을 전개할 것임을 천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