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 지역 보수 기독교 인사들의 불교폄훼가 날이 갈수록 더욱 심각한 양상을 띄어가자 대구불교계가 총연합회를 발기하는 등 강력한 대처방안 마련에 나섰다. 대구불교계는 총연합회 발족에 앞서 지난 9월 2일 동화사 내에 민족문화수호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이에 대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민족문화수호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민문수비) 집행위원장 정필 스님은 10월 6일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문수비와 대구시, 대구기독교총연합회 사이에서 발생했던 그간의 경과를 소개하고, 앞으로 어떤 활동들을 펼칠 것인지를 밝혔다.

정필 스님은 “최근 김범일 대구시장을 만나 팔공산역사공원이 전면 백지화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그동안 김 시장은 동화사 등 교구본사에 직원들을 보내 ‘재검토하고 있다’고 거듭 이야기했으나 김 시장이 지난 7월 CBS와의 인터뷰에서 ‘팔공산공원과 관련한 내년도 예산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발언 내용을 들이대자, 그제서야 사업이 완전히 중단됐음을 시인했다”고 말했다. 스님은 또 “이는 지난 수개월간 대구지역 불교계와 주민들에게 거짓말을 해왔다는 것인데, 불교계를 얼마나 우습게 여겼으면 이런 짓을 저지를 수 있느냐”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정필 스님은 “팔공산역사공원이 설립되고 안 되고의 문제가 아니라, 대구 지역 보수 성향의 목사들이 종교편향 운운했다는 이유로 자신이 시장선거에서 공약으로 내세우고 시 차원에서 타당성 검토까지 마친 사업을 일순간 백지화시켰다는 것은 김 시장의 시정에 아주 큰 문제가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필 스님에 따르면, 민문수비는 다음 주 내로 “동화사 대불 때문에 대구에 상일동 가스폭발이 발생하고 대구 경제가 무너졌다”는 등의 불교폄훼 동영상을 배포한 대구기독교연합회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는 한편, 향후 김범일 시장의 주민소환까지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필 스님은 “대기총이 전국 템플스테이 예산 삭감, 문광부의 불교행사 지원 중단 등을 운운하며 불교관련 예산 삭감과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1700년 불교역사문화를 말살하려는 움직임인 동시에 보수적인 기독단체인 전국기독교총연합회의 발족을 위한 포석”이라며 “대구 기독교계의 보수적인 움직임도 문제이지만, 더 큰 문제는 김범일 시장과 같은 시를 대표하는 인물이 이런 장단에 맞추어서 시정을 제멋대로 처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필 스님은 이어 “현재 개신교 교회는 주기철 목사 생가 복원, 최초의 성경 전래지 서천 마량진 등을 역사공원으로 조성하는 성역화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며 “자신들은 이같은 사업에 1000억이 넘는 예산을 신청하면서, 문화재의 60%이상을 보유한 불교계에 대해서는 문화재 보수수리마저 ‘포교용’이라며 예산 삭감을 요청하고 템플스테이 지원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통탄했다.

정필 스님은 “개신교가 이렇게 영남 지역 불교계를 농단하고 전략적이고 지속적인 불교폄훼를 해온 것은 불교계의 책임도 크다”며 “동화사, 은해사, 불국사, 고운사, 직지사 등 경북의 다섯 개 교구본사와 연계하는 대구불교총연합회의 발족이 내년초에 이루어지면, 개신교의 불교폄훼에 대응해 일부 목사들의 정치권력화와 자치단체장들의 종교편향에 급제동이 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