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자유는 헌법에 명시된 기본권이다. 이를 학교 내에서 지켜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도 의미심장한 일이다. 우리 아이들이 개인적으로만 뛰어난 인간이 아니라 민주시민으로서, 국제적인 시민으로서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교육 수준 높아져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9월 28일 한국불교역사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초청강연회에서 ‘학생인권조례 제정 의미와 종교인권’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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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 교육감은 “경기도 내에 초중고등학교 가운데 3분의 1 정도가 종립학교인데, 종교적인 목적으로 지어진 학교라고 해도 이들은 학원과 같은 사교육 집단이 아닌 공교육 기관”이라며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80%이상, 고등학교는 50% 안팎의 재정을 정부가 지원한다. 종립학교 설립 재단은 대부분 2% 안팎의 재정을 부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육감은 “종립학교에서의 종교수업 강요뿐 아니라 공립학교에서도 교장이나 교사가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강요하는 경우가 있다”며 “공립학교는 말할 것도 없고 종교사학도 공교육 기관으로서 ‘학생의 종교적 자유’라는 가치를 반드시 보장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육감은 “내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우리 부모님은 선생님께 ‘우리 아이 때려서라도 사람 좀 만들어달라’고 했지만, 요즘의 아이들은 때려서 잡을 수 있는 아이들이 아니다”라며 “최근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수차례 열었는데 그때마다 기성세대의 문제점을 꼬집는 그 아이들의 촌철살인적 발언에 깜짝깜짝 놀라곤 했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우리나라가 G20 의장국이 된 것을 이명박 대통령은 선진국 반열에 오른 것으로 표현했는데, 우리가 선진국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수불가결한 것이 교육수준의 향상”이라며 “이제는 아이들을 존경, 나아가 존경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들을 인격으로 대하는 교사와 학교의 눈높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육감은 “아이들에게 특정 종교에 대한 신앙을 강요하고, 종교수업에 대한 자율권을 박탈하면서 우리 아이들이 우수한 시민, 세계시민으로 성장하길 기대하는 것이 사실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라며 “이제는 아이들에게 바뀔 것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교육계가 바뀌고 교육을 하는 사람들이 바뀔 때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이어 “최근 경기도는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해 학생들의 인권이 학교 내에서 충분히 보장될 수 있는 출발점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경기도교육청은 이 제도가 학교 내에 정착될 수 있도록 여러 방안들을 고안해갈 것이다. 여러들도 함께 이를 위해 노력해달라”라는 말로 강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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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 교육감의 강연이 끝난 직후 전 대광고 교목 류상태 목사가 ‘학교종교자유와 인권신장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보조강연을 했다. 류 목사는 강의석 사건 당시 대광고 교목을 맡고 있다가 학교에 사표를 내고 곧이어 대한예수교장로회에 목사자격증을 반납했다.

류 목사는 이날 “기독교 종립학교에 ‘학생의 종교 자유’를 이야기하면, 항상 평준화를 강요한 군사정부의 탓으로만 돌리려고 한다”며 “학생들이 종교수업을 선택하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평범한 주장인데 이토록 상식적인 것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 현재의 기독교 종립학교의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류 목사는 이어 “대법원에서 강의석 군이 대광고를 상대로 승소를 했지만, 그 직후 개신교 종립학교교장들은 종교수업의 형태를 이전대로 고수할 것을 결의했다”며 “그들의 의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아무리 법적인 조항이 바뀐다고 해도 아무것도 바뀔 수 없다. 학교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의식이 보편적으로 바뀌어야 변화할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