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을, 오대산에는 골짜기마다 시를 읊는 가인들의 목소리로 가득해질 것으로 보인다.

월정사가 주최하는 오대산 불교문화축전 기간 중인 10월 15일 ‘제1회 새로운 문예운동과 시음송한마당’이 열린다.

이번 행사를 주최하는 월정사는 “네오 르네상스 시대를 열기 위한 첫걸음”이라는 거창한 표현으로 행사를 소개했다.

“<제1회 새로운 문예운동과 시음송한마당>은 파산선고를 받은 지 오래인 근대세계와 문명의 위기 속에서 지금 여기의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대안 있는 삶에 대한 전망과 생명의 가치를 되묻기 위한 시도로서, 동아시아의 여러 전통이 지닌 생동성과 담론의 역동성에 주목하면 새로운 생명과 평화의 문예운동, ‘네오 르네상스’ 시대를 힘차게 열려가기 위한 첫 걸음입니다. 또한 ‘옛길을 통해 새로운 삶의 길 찾는다’는 의미의 ‘입고출신’(入故出新)이 담고 있는 통변(通變)의 정신을 바탕으로 참다운 삶의 양식 모색과 새로운 문화운동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새로운 문예운동’ 행사는 제1부 학술세미나와 제2부 시음송회로 구성된다.

“문명의 위기와 새로운 문화운동, 그리고 한국시가의 현대화 가능성”을 주제로 열리는 제1부 학술세미나는 10월 15일 오전 10시 월정사 동별당에서 개최된다.

김지하 시인과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의 격려사에 이어, ▲홍용희 경희사이버대 교수의 ‘문명전환기, 새로운 문예운동과 입고출신(入古出新)’, ▲이성희 시인의 ‘동아시아 예술문화와 흰 그늘의 길’, 이도흠 한양대 교수의 ‘한국시가의 음악성과 현대화 가능성’, 임동확 한신대 교수의 ‘왜 ‘낭송’이 아니고 ‘음송’인가?’가 발표된다.

‘문명전환기, 새로운 문예운동과 입고출신(入古出新)’를 발표하는 홍용희 교수는 아시안 네오․르네상스 운동이 단지 특정 예술집단의 일회적이고 의례적인 행사가 아닌 새로운 삶의 방향과 생명양식의 창출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살펴본다. 이어 ‘동아시아와 예술문화와 흰 그늘의 길’을 발표하는 이성희 시인은 동아시아 예술의 핵심 코드로 ‘생성’에 주목하면서 일찍이 김지하 시인이 주창한 바 있는 ‘흰 그늘의 길’. 즉 인간의 슬픔이나 고통을 영성적이고 감성적인 신명으로 끌어올리는 새로운 생명 미학의 가능성을 살펴본다. ‘한국시가의 음악성과 그 현대화 가능성’을 발표하는 이도흠 교수와 ‘왜 ‘낭송’이 아니고 ‘음송’인가‘를 발표하는 임동확 교수는 실천적인 문예운동의 방안 모색과 새로운 ‘음송(吟誦)문화’ 진작을 위한 담론 및 그 가능성을 고찰한다.

제2부 시 음송회는 “비단 깔린 장바닥에 울려 퍼지는 소리의 꽃 한 송이”를 주제로 10월 15일 저녁 6시 50분 월정사 특설무대에서 열린다.

시 음송회의 첫 장은 이애주 서울대 교수의 고제(告祭)로 시작된다. 이애주 교수는 생명과 평화를 위한 춤 ‘영가무도’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어 고형렬, 박몽구, 조정, 김일영, 장철문, 박홍점, 김근, 윤제림, 김명기 등 유명 시인들의 시 음송이 이어진다.

이밖에 밀양북춤의 전수자인 하영부 씨가 나옹스님의 ‘회심가’ 가락에 맞춰 춤을 선보이며, 마지막 행사로 영가무도 받은 인상을 그린 홍성담 화가의 화폭 한켠에 참가 시인이나 관중들이 돌아가면서 ‘시 한 줄’ 적는 것으로 행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