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재가리더들은 부처님의 생애를 공부하는 것이 불자의 가장 첫 번째 덕목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이들의 독서화두는 주로 ‘마음’과 ‘미래’인 것으로 조사됐다.

참여불교재가연대 NGO리서치센터(소장 윤남진)는 지난 7월 16일부터 22일까지 1주일간 불교계 재가리더 500명을 대상으로 독서성향과 추천도서를 묻는 인터넷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리서치센터는 총 60명이 응답한 내용을 토대로 불교재가리더의 독서성향과 추천도서를 7월 29일 발표했다.

불교계 재가리더들이 뽑은 9권의 추천도서는 『부처님의 생애』(조계종출판사) 『싯다르타의 꿈』, 『세상을 바꾸다』(불광), 『한권으로 읽는 빠알리 경전』(민족사), 『미산스님 초기경전 강의』(명진출판), 『불교학과 불교』(민족사), 『불교미술의 해학』(불광), 『정의란 무엇인가』(김영사), 『종의 기원, 생명의 다양성과 인간소멸의 자연학』(그린비출판사), 『시대정신』(노마드북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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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서치센터에 따라면 응답자들은 불교인으로서 붓다의 삶에 대한 이해를 가장 강조했는데, 붓다의 삶에 대한 추천도서로 성인들에게는 『부처님의 생애』를, 청소년들에게는 『싯다르타의 꿈, 세상을 바꾸다』를 각각 추천했다.

또한 초기불교를 이해하기 위한 책으로는 일아 스님의 『한권으로 읽는 빠알리 경전』과 미산 스님의 『초기경전 강의』를 꼽았다.

불교학술 서적으로는 권오민 교수의 책이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는데, 그 중에서도 불교학에 대한 전반적인 성찰을 할 수 있는 『불교학과 불교』가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또한 불교미술을 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권중서 씨의 『불교미술의 해학』도 추천도서에 포함됐다.

“『정의란 무엇인가』가 최근의 트렌드”

일반도서로는 가장 많은 응답자들이 7월 둘째주 베스트셀러 1위인 정의란 무엇인가를 꼽았다. 정의론 분야의 세계적인 학자이자 공동체주의 이론의 4대 이론가로 꼽히는 샌델 교수가 하버드대에서 강의한 내용을 토대로 쓴 이 책은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존 롤스에 이르기까지 서구 사상가들의 정의론들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응답자들은 이 책이 불교적인 관점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고민해볼 수 있는 책으로 추천했다.

또한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피터 조셉의 동명 다큐영화 ‘시대정신-1,2’를 책으로 엮은 『시대정신』은 그동안 의문조차 품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고, 스스로 세상의 진실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와 용기, 모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추천평이다.

또 『종의 기원, 생명의 다양성과 인간소멸의 자연학』은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을 리라이팅한 책으로,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융합이라는 분야야말로 오늘날 불교인들이 가장 관심을 기울여야 할 지식분야라는 측면에서 적극적인 추천을 받았다.

최근 독서의 최고화두는 ‘마음’

리서치센터는 추천도서 이외에도 불교재가리더들의 독서성향을 조사했는데,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최근 독서 화두로 ‘마음’(333.3%과 ‘미래’를 가장 많이 꼽았다. 그 다음으로는 경영(사업)이 14.9%, 소통이 12.8% 순이었다.

리서치센터 측은 “마음공부나 수행과 관련된 불교적 화두가 독서의 중심에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교계 리더로서 불교의 미래에 대한 관심이 깊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응답자들의 평균독서량은 월간 1~2권이 51.7%로 가장 많았고, 3~4권도 23.3%, 6권 이상도 11.7%에 달했다. 성별에 따라 살펴보면 매월 1~2권을 읽는다는 응답자는 남자 52.3%, 여자 50.5%로 비슷한 응답율을 보였으나, 6권 이상 읽는다는 응답자는 남자가 13.6%로 여자 5.3%보다 다소 높았으며, 남자의 경우 거의 읽지 못한다는 응답자가 9.1%나 되었고, 여성의 경우 3~4권을 읽는다는 응답자가 37.5%로 평균적인 독서량은 여성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

재가불자들 “역사/인물류 가장 좋아해”

응답자들이 선호하는 독서분야는 역사/인물류가 23.3%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경전류(20.0%), 응용/시사(16.7%), 종교/타종교(13.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성별로 보면 남자는 역사/인물류(25.0%)와 경전류(18.2%)를 선호하였고, 여자는 응용/시사(25.0%), 경전류(25.0%)로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관리직과 교육계 종사자는 경전류를, 방송/언론/출판과 전문직 종사자는 역사/인물류를, (비영리)단체 종사자는 응용/시사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북 싫어, 계속 종이책 볼래”

또한 ‘앞으로 e-북을 어느 정도 활용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1.7%만이 종이서적보다 e-북을 볼 것이라고 응답했고, 구별없이 모두 이용하겠다는 응답자는 27.1%였다. 종이서적만 이용하겠다는 응답자도 20.3%나 되었고, 종이서적을 주로 이용하겠다는 응답자가 50.8%로 가장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