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불교학자들과 한국의 선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간화선 국제화 방안을 모색하는 '특별한' 학술대회가 열린다.

동국대 불교학술원(원장 로버트 버스웰)은 8월 12일부터 13일까지 동국대 중강당에서 ‘간화선, 세계를 비추다’라는 타이틀로 간화선의 배경과 전개, 실참을 고찰하는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전 전국선원수좌회 대표 혜국 스님, 조계종 원로의원 고우 스님, 안국선원장 수불 스님, 한산사 용성선원장 월암 스님, 동화사 조실 진제 스님 등 한국의 대표 선사들이 간화선에 대한 법문을 펼치며, 일본 임제종의 선사인 코지마 타이잔 스님이 일본 선의 현황을 소개한다.

또한 로버트 샤프 UC버클리 교수, 로버트 지멜로 노트르담대 교수, 윌리엄 보디포드 UCLA 교수 등 세계적인 불교학자들이 선에 관한 논문을 발표한다.

그동안 외국학자들과 선사들의 만남은 간간이 이루어졌지만, 이처럼 동아시아의 선사들과 세계적인 학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간화선에 대해 논의를 하는 것은 사상 처음으로 있는 일이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전형적인 세미나 진행 방식에서 벗어나 학자들의 발표시간 전 선사들의 법문이 있으며, 논문발표 종료 후에 선사들의 회향 법문을 듣는 형태로 진행된다.

또한 학술대회가 끝난 후에는 8월 14일부터 16일까지 2박3일간 충주 석종사, 문경 봉암사, 순천 송광사, 마곡사, 수덕사, 개심사를 참배하는 선원탐방의 시간도 마련돼 있다.

불교학술원장 로버트 버스웰 교수는 “나는 예전부터 외국 학자들과 선사들이 만나 이야기를 한다면 얼마나 재밌을까라는 생각을 줄곧 해왔다. 외국 학자들은 한국에 간화선이라는 수행법이 있는지조차 모른다”며 “이들에게 살아있는 한국 간화선의 전통을 소개함으로써 간화선에 대한 연구를 진작시키고 나아가 한국의 정신과 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학회 첫째날인 12일에는 혜국 스님이 ‘간화선의 유래와 수행방법’을 주제로 기조발제를 하며, 로버트 샤프 교수가 ‘선공안 어떻게 사고할 것인가’를, 중앙승가대 교수 미산 스님이 ‘간화선의 로드맵’을, 나타샤 헬러 UCLA교수가 ‘거울을 닦는 도구: 중봉명본(中峰明本)의 재가신자들에 대한 가르침에서 화두’를, 동국대 교수 종호 스님이 ‘화두의 내재적 구조 일고’를, 햄프셔대 교수 혜민 스님이 ‘돈오의 점진적 체험: 현대 한국 선사들의 다양한 간화선의 가르침’을, 이덕진 창원전문대 교수가 ‘간화선이 한국적 이해-지눌과 혜심을 중심으로’를, 김방룡 충남대 교수가 ‘한국 근현대 간화선사들의 보조선에 대한 인식’을, 제임스 롭슨 하버드대 교수가 ‘선의 재고를 통한 재탄생: 종교유형으로서의 간화선에 대한 고찰’을 발표한다.

이날 회향 법문시간에는 고우 스님이 ‘참선 수행의 목적’을 주제로 법문을 펼친다.

이튿날인 13일에는 안국선원장 수불 스님이 ‘간화선 수행의 대중화’를 주제로 기조발제를 한다. 이어 동국대 교수 혜원 스님이 ‘선종에서의 수선(修禪)의 전개와 간화선’을, 하버 아이프링 오슬로대 교수가 ‘감산덕청(憨山德清)의 법어에서 수행이 문제와 마음의 태도’를, 윌리엄 보디포드 UCLA 교수가 ‘간화선과 중세 일본 자세점검 수행’을, 코지마 타이잔 일본 임제종 향악산파 향악사 승당선가가 ‘일본 선계(禪界)의 현황과 점검’을, 한산사 용성선원장 월암 스님이 ‘한국불교 전통선원의 현황과 수행’을, 로버트 지멜로 교수가 ‘간화선과 중세후기 유럽 기독교의 신비주의 유사성과 이질성’을 발표한다. 이어 동화사 조실 진제 스님이 ‘향상(向上)의 정맥(正脈)’을 주제로 회향법문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