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쟁위원회의 발족과 함께 봉은사 직영에 따른 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화쟁위원회 위원장 도법 스님은 6월 9일 오전 11시 조계종 총무원 4층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봉은사 직영 개시를 유보하고, 명진 스님을 비롯한 봉은사 관계자들의 징계절차를 중지하라고 자승 총무원장에게 요청했고, 자승 스님이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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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8일 위촉식을 가진 직후 1차 회의를 연 화쟁위원회는 도법 스님을 위원장으로, 원택 스님과 성태용 건국대 교수를 부위원장으로 뽑고, 위원회의 첫 번째 의제로 4대강 정비사업과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을 채택했다.

도법 스님은 “앞으로 봉은사 측과 시민단체, 여러 종도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용해 봉은사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4대강 문제 또한 이런 순서대로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도법 스님은 또 “봉은사 주지 임기가 11월까지인데 그 이전에는 봉은사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고 본다”며 “소위원회 등을 구성하든지 임시회의를 통해 속도 있게 봉은사 문제해결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위원장과 부위원장들이 화쟁위원회의 향후 역할과 책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다.

부위원장 원택 스님은 “우리나라 최고의 불교종단인 조계종이 사회적 책임을 제대로 완수할 수 있도록 화쟁위원회가 조계종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불교적 가치를 통한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사회를 선도하고 사회 안정화에 기여함으로써 화쟁위원회가 이 사회에 뜻있는 위원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부위원장 성태용 교수는 “원택 스님의 말씀대로 불교적 해답까지 제시할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하겠지만, 적어도 화쟁이라는 태도가 이 위원회를 통해서 확산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커다란 성과일 것”이라며 “우리 사회에서는 자신의 입장과 다른 사람을 파괴, 타도해야 한다는 심성들을 갖고 있는데 그 심성부터 달래고,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점이 어디인가를 확인하는것이 화쟁의 시작이라 생각한다. 그 공통점을 추출해내는 일이 화쟁위원회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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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법 스님은 “화쟁위원회는 앞으로 종단 안팎의 첨예한 갈등 문제를 화쟁의 방법론으로 해답을 모색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화쟁위원회는 갈등을 해결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사회적 의제에 나름의 목소리를 내는 역할보다는 중재의 역할에 치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법 스님은 또 4대강 문제에 대해서 “4대강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준비가 안된 상태이지만, 준비가 된다고 해도 어느 한쪽의 목소리를 대변해서 주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4대강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의제에 관해서도 양쪽의 싸움을 말리는 일을 주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동안 화쟁위원으로 거론되던 수경 스님은 화쟁위원 위촉을 끝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경 스님은 “4대강 개발반대”라는 분명한 입장을 천명한 만큼 갈등의 중재 역할을 하게 될 화쟁위원으로 활동하기에는 스스로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 위원직을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