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보기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양성’은 소중한 것입니다. 그리고 ‘다름’의 가치를 아무런 제약 없이 드러낼 수 있고 주장될 수 있는 사회가 창조적이고 풍요로운 사회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우봉규 논설위원의 글을 4대강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중의 하나로 생각합니다. 안타까움이 배어있는 우봉규 논설위원님의 글을 꼼꼼히 보면서 4대강개발을 반대하고 있는 내 자신이 그런 측면이 없는가를 생각하며 돌아보았습니다. 그러나 몇 가지 저와는 다른 정보를 갖고 계신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저 또한 제가 갖고 있는 다른 견해를 드러내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여 글을 씁니다.

우선 4대강 관련하여 ‘불교권의 입장 또한 반쪽으로 나뉘어져 있다’고 서두를 여셨습니다. 지난 4월 7일 조계사에서는 1000여명의 스님들을 포함하여 1만여명의 불자들이 4대강을 개발을 반대하는 수륙대제를 거행했습니다. 그리고 그전부터 오랜 시간 조계사 앞에서 농성을 해왔고 수십 차례에 걸쳐 불교 내 사회단체들이 4대강개발을 반대하는 입장을 천명하고 철회할 것을 요구했으며, 지방곳곳에서도 많은 불자들의 반대집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조계종 총무원 환경위원회도 4대강개발을 반대하는 입장을 냈습니다.

그런데 4대강을 찬성하는 스님들의 활동은 1-2번인가 4대강지지 행사에 참석한 몇 분의 스님이 계시다는 말씀은 들었지만. 자신을 드러내어 명확한 입장을 밝히신 분이나 단체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님께서 말씀하신 불교권이 나뉘어져 있다는 그 나머지 반쪽은 도대체 어디 계신 분들인가요? 만약 위에 말씀드린 4대강을 지지하는 몇 분의 스님들을 불교권의 나머지 반쪽이라고 말씀하신다면 이것은 너무 과도한 것 아닌가요? 과연 그분들이 4대강개발을 반대하는 불교 내 단체들의 큰 흐름과 동등한 반쪽인가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님의 글은 분열된 것도 아닌 것을 분열된 것처럼 불교가 비등한 세력이 둘로 나눠 싸우고 있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합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불교인의 ‘반이 4대강을 찬성하는 사람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을 가정한다면...김대중 정부가 4대강을 개발하여 아름다운 국토를 만들겠다고 하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중략) 그 때도 저들이 저렇게 통렬하게 머리띠를 두르고 반대만을 외쳤을까요?’라고 말씀하십니다. 지금 반대하는 스님과 불자들이 김대중 정부가 했다면 반대하지 않았을 것을 이명박 정부가 하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것처럼 이해됩니다. 아마도 논설위원님의 정보가 대단히 왜곡되어 있거나 사실을 편협하게 접하고 계신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김대중 정부의 재임기간은 1998년 2월 25일부터 2002년 2월24일까지입니다. 이 기간동안 1999년 동강댐 개발을 반대하기 위해 전국적인 환경단체 뿐 아니라 스님들과 불자들이 모두 강력하게 반대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결국 2000년 6월 5일 환경의 날을 기해 동강댐을 백지화했습니다. 이뿐 아닙니다. 2000년 김대중 정부 당시 수자원공사가 지리산 함양에 문정댐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하자, 실상사를 중심으로 서울뿐 아니라 함양등지에서 불교인들의 대대적인 반대집회를 했고 1년여에 걸친 노력으로 백지화를 했습니다. 그리고 2001년 수락산과 북한산을 관통하는 외곽순환도로를 뚫으려는 개발계획을 많은 스님들과 불자들이 오랜 기간 크게 반대활동을 했습니다. 모두 김대중 대통령 재임기간입니다.

또한 노무현 대통령의 재임기간은 2003년 2월25일부터 2008년 2월24일까지입니다. 새만금 갯벌을 매워 농지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입장에 반대하여 불교나 천주고 개신교가 나서서 삼보일배를 하면서 오랜 시간 반대를 해온 것도 노무현대통령의 임기 중인 2003년이었습니다. 그리고 천성산의 고속철도 관통도로를 뚫는 것에 반대하며 4차례에 걸친 지율스님의 단식농성이 있었던 시기도 2004년입니다. 당시 지율스님의 100일 넘는 단식으로 노무현 정부에겐 큰 정치적인 타격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논설위원님의 글은 김대중 대통령이라면 봐주었을 것을 이명박 정부이기 때문에 스님들이 반대한다고 말씀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당연히 전혀 사실이 아닐 뿐 아니라 뭔가 편견으로 인해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알려고 하고 있지 않거나 무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어서 그러한 불교신도들과 스님들의 행동에서 ‘정치적인 냄새’를 맡는다고 쓰셨습니다. 시장에 콩나물을 사는 것도 정치적인 것입니다. 콩나물 가격도 결국 물가정책이나 유통정책, 농산물정책에 영향을 받는 것입니다. 정치적이 않은 것이 도대체 어디 있을까요? 만약 스님도 투표를 한다면 이미 정치에 개입하는 것입니다. 정치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한다면 국민국가의 국민이기를 포기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논설위원님이 쓰신 글에서 ‘정치적’이라는 뉘앙스는 뭔가 ‘그 자체의 해결보다는 그것을 이용하여 개인적인 이권이나 권력, 경제적인 이익을 얻어내려는 것’이라는 의도로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4대강을 반대하는 활동을 하는 수경스님이나 지율스님들이 무슨 권력을 탐하기에 60여일을 관절과 몸을 상하면서 삼보일배를 하고 오체투지를 하실까요? 그리고 무슨 경제적인 이권이 있기에 4차례에 걸쳐 200여일의 죽음을 건 단식을 할까요?

‘논설위원님은 4대강개발에 맞선 스님들을 잘 모른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별관심도 없다고’고 하셨습니다. 잘 모르시면 잘 알고 쓰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언론에 공식적으로 책임 있는 글을 쓰는 ‘논설위원’이라면 관련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고 써야지, 잘 모르는 사실, 편협하고 빈약한 정보를 토대로 독자들을 잘못된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은 ‘논설위원’으로서 해야 할 자세가 아닙니다.

그리고 ‘대중들의 관심과 동향에 촉각을 세운 수행자는 진정한 수행자가 아니라고 믿는다’고 말씀하십니다. 불자인 저로서는 도대체 대중들의 관심과 동향에 촉각을 세우지 않는 수행자가 과연 수행자라고 할 수 있을지 반대로 묻고 싶습니다. 부처님도 하화중생하시면서 끊임없이 대중들에게 다가가면서 그들의 입장과 처지를 살피면서 대기설법을 하신 분입니다. 그렇다면 논설위원님이 생각하는 수행자는 대중들의 상황에 상관없이 산속에서 지내야 진정한 수행자인 것인가요?

또한 ‘우리의 강과 산은 그런 비전문가들이 그 운용을 주도하기에는 너무도 중요한 우리의 삶터’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비전문가는 4대강을 반대하는 스님과 불자들을 말씀하신 겁니다. 지난 3월 4일 불교환경연대와 에코붓다가 중심이 되어 ‘4대강개발 더 이상의 대안은 없는가’라는 주제로 40여명의 관련전문가들이 4개월 총 30여 차례에 걸친 토론과 논의의 결과물을 발표했습니다. 결론은 충분한 준비와 주민들의 의사를 수렴 없이 진행되는 4대강개발은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교수와 전문가들이 오랜 숙의 끝에 내린 결론과 스님과 불자들은 이것을 토대로 활동을 해오고 있는 것이 전문적이지 않다면 무엇이 전문적인가요? 더욱이 이미 운하백지화교수모임의 2,500여명의 교수들도 4대강개발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그 위험성을 경고했습니다. 이분들이 전문가가 아니고 누가 전문가인가요?

그렇다면 논설위원님이 금과옥조처럼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 전문가란 과연 누구일가요? 오늘날의 일반적인 전문가는 자기분야 전공을 한 전문적인 정보와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오늘과 같은 서양의 분절적 학문체계에서의 전문가란 결국 ‘부분전문가’입니다. 이분들이 부분적인 지식은 많을지 모르지만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적인 지혜가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요? 더욱이 전문가들에게 맡겨야지 비전문가가 나서서는 안 된다고 한다면 우리나라의 정치는 정치를 전공한 사람, 경제를 전공한 교수에게 맡기면 되지 국민들이 나서서 투표하고 참여할 필요가 뭐가 있겠습니까?

오히려 스님들과 종교인들은 부분적인 지식은 없다고 해도 통합적이고 전일적인 지혜, 그리고 이권과 사심 등의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투명하게 바라보는 혜안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믿고 신뢰를 하는 것입니다. 이분들의 생각이 미래세대와 뭇중생을 생각하고 훨씬 더 장기적이고 폭넓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어느 스님이 낙동강을 답사하고 그 강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강연을 하였다는 기사를 읽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스웠습니다. 그곳에 살고 있는 제가 본 낙동강은 하나도 아름답지 않았습니다.’라고 표현하셨습니다. 미학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보통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길섶의 풀을 보고도 감동하면서 그 속에 있는 우주의 인연을 깨우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제가 수차례 다녀온 낙동강은 그 강줄기, 백사장, 그곳에 살고 있는 수많은 새들 모두 아름다웠습니다. 미망에 사로잡혀 눈이 어두운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 것도 깨달음의 눈으로 보면 삼라만상이 아름다움의 조화로 보입니다. 그렇게 보는 사람을 ‘우습다’고 함부로 말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더욱이 그분이 스님이라면 스님의 그런 행동에 대해 일단 깊이 살펴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불제자로서 올바른 일이 아닌가요? 또한 불교언론의 논설위원이 스님의 행동을 ‘우습다’고 표현하는 것은 공식적인 언론에서 예의 있는 글은 아니라고 봅니다.

‘퇴적물이 쌓인 하상의 높이와 오염의 정도가 이미 심각한 수준이어서..(중략) 어떠한 형태로든 반드시 손을 보아주어야만 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4대강 개발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오염된 곳을 개발하지 말자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오염되지 않은 본류의 개발하겠다는 것을 반대하는 것입니다. 현재 오염된 곳은 주로 ‘소하천’이나 ‘지류’입니다. 많은 환경단체들은 바로 소하천과 지류개발은 충분한 검토를 통해 분명히 손을 봐야 한다고 그 필요성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정작 오염된 곳은 건드리지 않고 오염되지 않은 본류의 어마어마한 규모를 한꺼번에 파헤친다고 하니까 반대하는 것입니다. 논설위원님이 본 것이 어디인지 모르겠군요. 만약 지류나 소하천이라면 인정됩니다. 그러나 그곳의 오염을 본류 개발의 논리로 확대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손가락이 병에 감염되었다고 팔뚝을 잘라버리면 안되지요.

작은 개발은 환경에 그다지 많은 부담을 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부분적으로 실험적 개발을 해보고 이후에 확대하려 한다면 이정도로 문제 삼지 않을 것입니다. 더욱이 법이 정해놓은 절차를 밟고 환경영향평가나 문화재지표조사를 충분히 했다면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법을 지켜야할 정부가 오히려 규정된 법률을 모두 무시하면서 단군 이래 최대의 국토개조사업으로 엄청난 지역을 전국적으로 동시에 그것도 대통령자신의 재임기간에 마치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심각하게 위험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역시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아닌 비전문가와 국외자등 생활터전과 무관한 스님들이 부처님이 말씀하신 ‘생명’을 무기로 국가정책에 깊숙이 관여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다고 여겨지지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해와 입장, 목소리를 듣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지적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 팔당에서 오랜 세월 유기농을 해온 지역주민들은 경찰들과 맞서 자신들이 피땀으로 일군 옥토를 지키려고 경찰과 대치하면서 싸우고 있습니다. 이처럼 지역에서 이미 많은 반대가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여러 지역에서는 찬성하는 곳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찬성의 목소리는 강을 살리고 자연을 살리려는 사람들의 목소리보다 개발을 통한 보상금이나 이권을 챙기려는 목소리가 압도하고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강은 생명의 젖줄이 아니라 핏줄이자 혈관입니다. 강은 주변에 사는 사람들만의 강이 아닙니다. 4대강과 관계가 없는 사람은 우리나라에 아무도 없습니다. 모두가 이해당사자(stakeholder)입니다. 이렇게 이해당사자들이 나서는 것이 왜 그리 문제가 됩니까? 알래스카 주민들은 아무 말도 안했지만 외지인인 캐나다의 의식 있는 몇몇 사람들이 암칫카섬의 핵실험을 반대하는 항해를 통해 결국 핵실험을 중단되었고 그것이 시작이 되어 ‘그린피스’라는 환경단체가 만들어졌습니다. 지역주민운동은 중요하지만 환경운동은 이처럼 반드시 지역에 살지 않는다고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말할 운동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환경은 지역주민들의 것만이 아니고 전국적인 문제이며 동시대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의 것이기도 하지만 미래세대의 것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글의 말미에 ‘비전문가’(가 아닌) ‘전문가들이 주도하는 논란이 되었으면 합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결론은 역시 ‘전문가’입니다. 전문가에게 맡겨야지 왜 비전문가들이 나서느냐하는 말씀입니다. 논설위원님의 글에는 ‘전문가’라는 단어가 5번이나 등장할 정도로 전문가가 주도하는 정책에 신뢰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잘 모르는 비전문가들이 이래라 저래라 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면, 우리나라는 전문가의 국가이지 국민이 권력의 주체인 민주주의 국가가 아닙니다. 논설위원님의 논리를 따라가면 결국 정치 엘리트중심사회를 외치는 전체주의자의 입장으로 귀결될 아주 우려할 만한 사고입니다.

그러나 실제 4대강은 논설위원님이 그토록 권위를 부여하고 믿어마지 않는 전문가들이 반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토목전문가와 공학전문가, 지역학, 민속학, 정치학, 경제학자들을 포함하여 2,500여명의 전문가들이 반대하고 있는 사업입니다. 만일 전문가의 입장이 그토록 중요하다면 논설위원님은 이분들의 이야기를 들으셔야 합니다. 이분들은 현재 4대강 개발을 추진하는 전문가보다 더 수가 많을 뿐 아니라 그 전문가를 가르친 전문가들이기도 합니다. 이분들 중에 몇몇 분들은 정부정책을 반대함으로써 많은 불이익을 받고 있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전문적인 식견을 용기 있게 발언하는 분들입니다. 또한 스님들이 행동할 때는 그냥 무턱대고 하는 것이 아니라 사심 없는 이런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다양하게 숙고하면서 진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논설위원님의 말하는 전문가는 결국 4대강개발을 찬성하는 정부측의 전문가의 말을 들으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측의 전문가들은 어떨까요? 정부의 프로젝트지원을 받기 위해 정부가 원하는 대로 연구와 분석을 써주고 논리를 개발하기도 합니다. 토건카르텔들은 끊임없이 ‘개발, 공사, 건설’계획을 만들어야지만 토건산업이 유지되고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온갖 로비와 압력을 통해 개발정책을 펴도록 하고 자신들을 지원할 정권에 정치자금을 댑니다. 결국 이들에게 유리한 정책으로 결정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런 논리를 만드는 전문가들은 바로 그들로부터 돈을 받기 때문입니다. 돈과 권력은 전문가들을 동원할 수 있습니다. 실제 동원되고 있습니다. 이들 돈과 권력 앞에서 많은 전문가들은 자신의 정직한 입장을 드러내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들어야 할 전문가의 목소리는 이 두 전문가중에서 어느 전문가일까요?

현재 이명박 정부는 자신의 임기 안에 공사를 마치려고 현재 24시간 조명을 켜고 공사를 강행하면서 4대강은 말할 수 없이 심각하게 파헤쳐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강행하는 이유는 결국 차기 정권 재창출을 위해 성과를 보이려고 무리하게 돌관공사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신의 몸을 상하고 심지어 죽을지도 모르는 삼보일배, 오체투지, 100일 넘는 단식을 하면서 돈도 명예도 없이 조롱과 비난받고 심지어는 물리적으로 폭력까지 당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사람이 순수할까요? 아니면 토건업자들의 이익을 위해 엄청난 개발을 펼치고, 자신의 정권을 연장하기 위해 법적 절차를 무시하고 국민의 의견수렴도 무시한 채 진행하고 있는 사람들이 순수할까요?

논설위원님이 말씀하신 수행자는 대중들의 관심과 동향에 무관심하고 강이 파헤쳐지고 자연이 황폐화되어 생명이 죽어도 그저 ‘묵묵히 그들과 뜻을 달리하는 사람들의 말을 먼저 들어보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자신의 한 몸뚱이 모두 공한 것이라고 생각하여 사람과 짐승, 생명 등, 중생들의 고통을 덜기 위해 이 한 몸 돌보지 않고 던지는 것이 수행자일까요?

수월스님은 일제 때 학정을 피해 만주로 국경을 넘는 수많은 동포들을 위해, 그리고 항일 독립운동가들을 위해 주먹밥과 집신을 만들어 나누어 주신분입니다. 본인은 작년 2009년 8월 도문의 수월스님이 계시던 일광산 수월정사를 다녀왔습니다. 본인이 있는 단체에서 10여년 간 두만강을 넘어오는 탈북자들을 지원하는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둘러보았습니다. 많은 사람들과 생명이 고통을 받지 않게 하려는 것이 바로 수월스님을 따르는 것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굳게 하게 되었습니다.

논설위원님도 수월스님을 생각하셨습니다. 그리고 참 수행자로서 그분을 그리워하셨습니다. 좋습니다. 그러나 수월스님을 멀리서 찾지 마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