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중의 어느 절. 겨울 안거 동안 허운, 돈조, 혜산 세 스님은 함께 생활한다. 아직은 여물지 않았지만 만만치 않은 뚝심을 보이는 돈조스님. 늦깎이로 입문하였지만 구도의 치열함으로, 선방에서는 문론 지대방에서 조차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혜산스님. 외길을 살면서도 넉넉하고 여유로운 허운스님.

깨달음을 위해 자신과 처절한 사투를 벌이는 선방! 그 짬을 잠시 이용하여 스스로 마음을 잡는 지대방! 두 방을 오가는 스님들의 삶 또한 그들의 마음 씀씀이만큼 절묘하다.

빨래감을 두고 아옹다옹하고, 안거 해제 후의 계획을 말하며 티격태격하고, 심지어 안거 해제 기념 파티를 위해 솔차를 훔치려는 이질적인 짝짜꿍을 이루기도 하며...

이런 때에 무문관에 들어가 6년 결사를 하던 '무문관의 신화' 도문 스님이 6년을 며칠 앞둔 채, 스스로 결사를 풀고 나온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청천벽력같은 일이다. 소란스러워진 절에 도문스님을 흠모 한다는 객승 우지스님이 찾아와 한바탕 해프닝을 벌인다.

이윽고 도문스님이 나오기로 한날 ,수많은 대중들을 남겨둔 채 도문스님이 잠적한다. 무문관의 신화가 갑자기 사라는 것이다. 저마다의 불평이 자자하다.

크게 발심한 혜산스님은 스스로 무문관에 들어가고 우지스님은 도문스님을 찾으러 길을 떠난다.

모두 떠난 밤, 허운 스님과 돈조스님이 솔차를 두고 마주 앉는다. 똑똑똑, 지대방에 손님이 찾아왔다.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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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보기크게보기조계종 기획실장 원담 스님이 작품을 쓰고, 김태수씨가 연출한 연극 ‘지대방’이 어린이날인 5일부터 6월 6일까지 대학로극장에서 공연된다. 이 작품은 서울문화재단 공연예술창작활성화지원 선정작으로 ‘극단 완자무늬’가 주최와 주관하며, 서울문화재단이 후원한다. 평일에는 오후 7시30분, 토.공휴일 오후 4시와 7시, 일요일에는 오후 4시에 공연한다. 공연회수는 총 35회. 월요일에는 공연이 없다..(5월5일 첫공연은 7시 공연만 있음)

티켓은 인터파크, 메세나티켓, 서울연극센터에서 판매하며, 관람료는 일반 20,000원, 대학생 15,000원, 중.고생 및 단체 10,000원이다.

출연은 정현, 배상돈, 배수백, 이용규 등 베테랑 연기자들이 나선다.

20세기는 자본과 기술의 발달로 우리는 자연친화적이기 보다 자연 파괴적으로 살아온 세기였다. 전쟁과 개발의 세기에 인간성을 뒷전으로 내몰고 경제와 합리성을 앞세워 빈익빈 부익부의 괴리현상을 부풀렸다. 그리고 그 죄 값을 지금 톡톡히 치르고 있다.

이상 기후와 지구 온난화는 지구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생명 존중사상의 결여와 개발위주의 경제정책은 모든 가치를 전도시키고, 우리는 서로 경쟁에서 이겨야 살아남는다는 막다른 골목으로 우리 스스로를 몰고 간 것이다.

막장드라마가 유행하고 무자비한 정글의 법칙이 통용되는 막가파식 소비문화가 우리들의 심성을 좀먹고 있다. 선진국이라는 착취와 노예제도의 어두운 그림자로 생성된 부와 이익을 개발국들이 차지하지 못하게 '사다리 걷어차기'수법으로 온갖 방해공작을 하고 있다. 그런 세월 속에서 우리가 '자연인'으로 살기는 너무나 버겁다.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작은 것이 아름답다.', 느림의 미학' 등으로 자연의 순수 속에서 어지러운 세속을 정화시키려는 듯 여기 동화적, 잃어버린 고향에서 살 듯 살아가는 세계가 그려져 있다.

인간 본성의 '참 자아'를 찾아 고행하는 수행자들의 모습에서 상생과 생명존중의 세기로 돌아가는 단초를 잡아본다. 우리들의 문화는 그 동안의 상처를 치유하는 이타적 세기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승과 속이 다르지 않고 진리와 삶의 근원을 진지하게 고뇌하는 구도자와 우리네의 사는 모습이 참 많이 닮았다. 삶에는 정답이 없고 그래서 우리는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인연의 바다에서 그저 열심히 살아내는 것이다. 존재, 그 자체가 진실이고 그래서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일상을 잠시 벗어놓고 스스로의 마음자리를 조금 넓혀보자. 그리고 자신의 삶의 진정한 주인이 되자. 스스로를 만나는 지름길은, 자신을 먼저 비우고, 그리고 궁극엔 스스로를 버리는 것이다. 모든 경계를 극복하고 자유로워 졌을 때 진정한 자아와 마주서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계기를 연극 ‘지대방’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작품의 연출은 現수국사 주지인 원담스님과 김태수 씨이다.

공연문의 02) 765-1984. 010-9996-6799. 이메일 woojin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