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종
urubella@naver.com 2010-04-30 (금) 21:50명진 스님 “봉은사와 불교 발전을 위해 누가 봐도 완전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오면, 그 안이 신도님들의 동의를 받을 정도의 로드맵이라면 받아들이겠다. 주지를 더 하느냐 마느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도법 스님 “명진 스님의 이 안을 총무원도 받을 수 있느냐?”
영담 스님 “직영사찰 지정이 되었는데, 이를 시행하지 않는 건 총무원의 직무유기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실적으로 어렵다.”
도법 스님 “우리(조계종)는 그동안 힘과 이익의 논리로 문제를 다룬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으로 전화위복의 계기를 삼아야 한다. 긴 호흡으로 이 문제를 다루면 단순한 봉은사 문제가 아니라 한국불교 발전과 직영사찰 문제를 다루는 기회로 확대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시도는 오히려 현 총무원 집행부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총무원쪽이 좀 더 가슴을 열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영담 스님 “도법스님 말, 이해가 간다. 그러나 이것을 받아들여 다시 논의하면 또 다른 합의가 있어야 한다. 중앙종회, 교구본사주지회의, 원로회의와 합의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가능 하겠나?
도법 스님 “오늘 토론회에서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과 관련된 문제가 80% 정도는 잘 해결된 것 같다. 나머지 20%는 우리 대중이 함께 풀어가자.”
법안 스님 “총무원에서 토론장에 나오기까지 굉장한 고민을 했을 것이다. 이 부분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종도들의 다양한 여론을 수렴해야 한다.”
도법 스님 “오늘 토론회를 하면서 명진 스님이 (직영사찰 지정에 대한) 문제제기를 잘 했다는 판단이 들었다. 해결 방안에 대해서도 명진 스님이 봉은사 신도를 포함, 종도들이 원하는 방안이면 언제든 받겠다는 의견을 내준 것 또한 고맙다. 또한 종단쪽(총무원)도 봉은사 직영 지정 이후 인내를 보여줬고, 오늘 토론회에 참가하는 용기 있는 선택을 한 것 고맙다. 오늘 토론을 통해 80% 정도는 해답을 얻어냈다고 본다. 나머지 20%는 우리 대중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대중들이 종회와 본사주지, 원로회의 설득작업에 나서자.”
불자들은 물론 국민적 관심 속에 진행된 4월 30일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에 관한 토론회’가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5시간에 걸친 열띤 토론을 벌이고 끝났다. 이렇다 할 합의도, 산뜻한 결론 도출도 없다는 혹평도 일각에서 나왔지만, “80%는 답이 제시됐고, 나머지 20% 미진한 부분을 대중이 풀어가자”는 도법 스님의 발언이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에 따른 혼란을 푸는 제안으로 눈길을 끌었다.
총무원쪽이 중앙종회나 원로회의, 교구본사주지회의 등과의 합의도출에 대한 어려움을 들어 난색을 표했으니, (총무원이 어려워하는) 그 부분을 대중들이 직접 나서서 해결해보자는 방향제시인 셈이다.
다섯 시간 동안 이런저런 견해가 표출되고, 거친 공방이 오가기도 했으며, 똑부러진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봉은사 사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제안이 도출된 이날의 토론회를 실패로 규정짓는 것은 성급할 것이다.
이날 토론회는 총무원쪽에서 영담스님(총무부장), 김영일 기획실 차장, 박용규 총부부차장, 봉은사 쪽에서 명진스님(주지), 진화스님(부주지), 송진 신도회장, 불교단체 쪽에서 도법스님(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상임대표), 법안스님(실천불교전국승가회 명예대표), 윤남진(참여불교재가연대 NGO리서치 소장)이 각각 참여했다. 이날 사회는 성태용 건국대철학과 교수(우리는 선우 이사장)이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