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울물이 가득하고 마음과 마음이 새순처럼 약동하는 계절. 올해도 어김없이 오는 5월 9일 낮 12부터 서울 북한산의 작은 산사 심곡암에서 한국전통의 아름다운 “효”문화를 봄꽃처럼 피우고 불교와 현대사회를 소통하는 제23회 심곡암 산사 축제가 열린다.

효란 무릇 百行의 근본이라! 부처님의 출가 목적이 첫째, 실상의 진리와 가르침으로 중생을 구제하고 둘째, 부모님을 제도하기 위함이라 하듯이 한국전통의 유불선 중심에는 늘 현실적 효(孝) 문화가 있었다. ‘孝’란 대체 무엇인가! ‘道’란 대체 무엇인가! 지극히 높은 위치에 있는 ‘孝道’의 길을 가슴에 새기고자 하는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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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제23회가 되는 심곡암 봄 산사축제의 주된 소재는 ‘부모은중경’과 ‘우란분경’ 등을 배경으로 가족과 사회, 문화, 종교의 중심에 ‘효 문화’ 운동이 살아나기를 바라는 애틋한 마음이다. 현실과 이상의 부조화와 혼란스런 갈등구조를 정신적·사회적 치유의 대안과 평화와 사랑이 넘치는 세상의 중심에 조상의 슬기어린 ‘효 문화’를 회복해야하는 당위를 함께 나누는 의미 있는 자리인 셈이다.

‘우리 아버지, 우리 어머니’를 주제로 열리는 이날 행사는 1부 명원문화예절문화원의 전통다례 시연을 시작으로 2부 산사음악회로 진행된다. 음악회는 심곡합창단의 ‘심곡암 가는 길’로 문을 연 뒤, 국악공연, 효 연극, 철부지 합창단 연주, 주지스님 인사, 김성문(대금), 이영현(피리) 공연, 도종환 시인의 시낭송, 초대가수 장미화씨의 공연 순으로 진행된다. 폐막식에서는 성북구노인복지회관 성금전달이 있다. 또한 이 기간 중에 풍경소리 전속작가 동양화가 박준수씨의 작품 20여점이 전시된다. 전시 수익금은 전액 효잔치 성금으로 사용된다.

최근 한 신학대학에서 강의를 한 스님으로 세간의 눈길을 받기도 한 심곡암 부주지 지월 스님은 심곡암 효문화 산꽃 축제와 관련해 “우리 모두는 하나의 가족이다. 우리는 모두 때론 자식으로 때론 부모로서 살아가게 된다. 이 우주 모든 생명체의 기운에 서려있는 공통적 진실의 하나는 부모와 자식 사이의 연결과 사랑이며 또한 인간관계의 시작이다. 이 사랑과 관계는 지구촌 모든 인류를 향한 구원이 될 것이며 아름다운 문화유산이다”라고 강조한다.

심곡암은 사회문화와 종교문화의 소통을 지향하며 지난 10여년의 산사축제를 열어왔다. 지월 스님은 “한 송이 한 송이 연꽃 속에 효라는 향기가 맑은 바람을 타고 서울과 대한민국 곳곳에 널리 번지길 바라며, 저 들녘에 새싹이 돋아나듯 모든 사람들의 가슴에 “우리 아버지, 어머니!”가 살아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