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2월 10일, 600년 역사를 함께 해온 대한민국 국보 1호 숭례문이 방화로 인해 불길에 휩싸여 석축과 1층 일부만 남긴 채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숭례문 재난사고는 방화 사실을 초기에 인지해 대비하는 체계적인 목조문화재 방재시스템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국민 모두에게 피부로 알게 한 사건이었다. 초기인지 및 적절한 방재시스템이 구축되지 못한 탓에 뒤늦게 소방차 32대와 소방관 128명이 출동해 진화에 나섰지만 우리는 눈앞에서 수도 한복판에 위치한 소중한 문화유산조차 구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후 목조문화재를 화재로부터 지키는 것이 국가적인 과제로 등장하게 되었다. 특히 가장 많은 목조문화재와 목조 건축물을 보유하고 있는 불교계에서 목재문화재의 방재시스템은 어떤 것보다도 시급한 현안문제로 등장했다. 지난해 연말 발생한 여수 향일암 화재는 목조건축물로 이뤄진 사찰이 화재에 얼마나 취약한 것인지를 새삼 일깨운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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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던 차에 때마침 정신문화의수도 안동시가 지난 4월 14일, 안동시 일직면 망호리 소호헌에서 문화재청 및 문화재재난관리 담당자 70여명을 대상으로 융합화 추세의 IT신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폰, 소방설비, 영상장비, 무선센서를 통합한 목조건축문화재 방재시스템 시연회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국내 최대의 고건축물 집약도시인 안동시는 숭례문 화재사건을 계기로 목조건축문화재에서 발생되는 재난을 정의하고, IT신기술을 근간으로 한 효과적인 대안을 마련하여 ‘소방/영상/USN기반 재난정보 통합연계 분석기술’, ‘초기인지 상황조치 시나리오 구축’, ‘스마트폰을 활용한 실시간 대응체계’가 적용된 고건축물에 특화된 통합 방재설비를 구현한 것이다.

안동시가 전문 업체와 함께 이번에 개발한 목조건축문화재 방재시스템은 크게 세 가지의 특장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USN(Ubiquitous Sensor Network )기반의 통합 재난관리 시스템이다. 전국 최초의 목조건축문화재에 특화된 통합방재시스템 개발 및 설치를 통해 인터넷망을 이용한 개별적 문화재 상황 전파가 가능해졌다.

둘째는 무선센서와 소방감지기, 영상 CCTV 병행 사용이 가능한 시스템이라는 점이다. 즉 기존 아날로그 감지기와 CCTV영상과 무선센서 정보를 동시에 연계 분석해 침입감지, 실시간 온도 및 습도 등의 데이터를 시스템서버로 무선 전송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셋째는 효율적인 화재감지와 방재관리 시스템이다. 아날로그 감지기 신호와 무선센서 데이터를 연계분석해 화재감지 효율 극대화하고, 기존 감지기의 오탐율 개선을 위한 데이터 분석 정보의 활용(온도, 습도, 침입 등), CCTV화면 영상분석을 통한 화재 기능 감시, 이상신호 발생시 실시간으로 관련자와 유관기관에 통보, 스마트폰(아이폰)을 이용한 관리자의 실시간 상황 확인 등이 모두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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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시는 이번 시연회가 다양한 문화재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건축문화재 보존을 위한 재난관리 체계를 시스템화 하고, 문화재 관리효율을 극대화 하는 신개념 지능형 통합재난관리 솔루션을 국내 최초로 구축하였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한다.

특히 차세대 IT 핵심성장엔진으로 3D 기술과 스마트폰 관련 융합기술이 부상하고 있는 기술환경에서, ‘목조건축문화재 지능형 통합재난관리’ 시장은 모바일 비즈니스 시대의 컨버전스(Convergence) 환경을 수용하고 있다는 점은 이날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방재시스템을 개발한 문화재 재난관리 전문기업 ㈜포드림의 김원국 부사장은 이날 “문화재를 사랑하는 각계각층의 커뮤니티를 활용한 전문 노하우를 지원 받았기에 문화재 가치 보존에 중심을 둔 방재설비를 완성 할 수 있었고, 안동시와 문화재청의 신뢰를 바탕으로 환경정보 통계기법과 오인탐지를 최소화 하는 소중한 기술을 얻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번 방재시스템은 약 10개월간의 시범운영을 해본 결과 기존의 소방설비 중심의 방재가 아닌, IT기반의 초기인지 기술을 보완하여 재난사고를 미연에 방지 하는 효과를 확인했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아이폰’을 활용한 원격 동보 단말기를 통해 해당 문화재를 24시간 언제 어디서나 손안에 놓고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이상 징후 발생 시 한 박자 빠르게 대응 조치를 할 수 있어 화재 및 각종 재난을 미연에 예방 할 수 있는 효과적인 시스템으로 평가된다.

더불어 목조 건축물이 일반 콘크리트 건축물에 비해 화재 발생 초기 상황인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착안해 목조 건축물 전용 센서시스템을 적용하였고, 무선 기반 통신시설을 도입해 건축물 훼손을 최소화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비록 사찰이 아닌 안동시 소재 고건축 목조문화재를 대상으로 한 방재시스템이기는 하지만, 이번의 안동시의 IT신기술을 근간으로 한 목조건축방재시스템은 불교계에서도 눈여겨 볼 획기적인 방재시스템으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