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를 총무원 직영사찰로 지정하는 문제가 맞다, 틀리다라고 판단하기는 현재로서 어렵다. 총무원은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봉은사 측은 지나치게 극단적으로 가고 있는데 둘 다 올바른 자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문제는 양측이 충분히 대화를 나누면 원만히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 재가연대 측의 기본 입장이다. 따라서 총무원측 입장을 밝힐 대변인 3인과 봉은사 측 대변인 3인이 나와서 함께 공개토론회를 열 것을 제안하는 바이다.”

직영사찰 지정을 둘러싸고 조계종 총무원과 봉은사의 갈등이 증폭되는 가운데 참여불교재가연대(대표 김동건, 이하 재가연대)는 3월 18일 조계종 총무원 1층 ‘나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직영사찰에 관한 총무원과 봉은사의 토론회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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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연대 김동건 대표는 “현재 총무원에서는 직영사찰 지정배경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부족하고 봉은사 측은 강경한 입장을 내세우며 감정적으로 흐르고 있어서 자칫 또 한번의 분규 가능성마저 보이고 있다”며 “이 문제는 재가연대 측에서는 양측에서 충분한 대화를 가지면서 상식적으로 접근하면 원만한 해결을 볼 수 있다고 판단했고, 매우 고심한 결과 참여불교재가연대가 나서서 양측에 공개토론회를 제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동건 대표는 “사찰은 사부대중들의 인적(人的) 결합체이고, 또한 신도 중심의 결합체인데, 이번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 과정에서 봉은사 신도들의 존재는 어디에도 없었다”며 “그들의 의견을 전혀 배제한 채 모든 사안을 결정한 후 통보만 했다는 것이 봉은사 사부대중들을 더 화나게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총무원 측에서 직영사찰의 지정배경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전달하고, 봉은사 측에서도 나름의 의견을 제시한다면 직영사찰 지정 문제는 충분히 합일점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계종 총무원이 이미 중앙종회의 승인을 받은 내용을 재검토하게 될 공개토론회에 응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가연대가 ‘공개토론회’를 제안한 것은 사찰이나 신도들의 의견수렴이라는 절차가 생략된 채 일방적으로 종무행정이 집행된 데 대한 재가연대 나름의 문제제기로 분석된다.

김동건 대표는 “봉은사는 지난 세기부터 항상 조계종 분규의 중심에 있었고, 이번에도 분규의 출발점이 되는 것에 대해 심히 우려를 느낀다”며 “이번 문제를 해결하면서 조계종이 어떤 제도와 시스템을 남길 것이냐.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누군가는 해야 한다고 판단해 재가연대가 토론회를 제안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어 “똑같은 일로 다투는 집단은 발전이 없다. 조계종이 똑같은 일로 다투는 집안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총무원과 봉은사 양측 모두에 문제가 있는 만큼 서로 힘겨루기로 가면 안되고, 토론회를 통해 충분한 대화를 나누고 타협점을 도출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