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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성북동 길상사에서 열반에 든 후 12일 순천 송광사로 이운된 법정 스님의 법구가 오늘(13일) 오전 11시 송광사 다비장에서 다비된다. 법정 스님은 오늘 다비의식을 끝으로 ‘공수래공수거’의 가르침을 마지막 무언 법문으로 세상에 보이며, 79해 이승과의 인연을 아름답게 마무리한다.

어제(12일) 출가 본사인 순천 송광사로 이동해 문수전(文殊殿)에 모셔진 법정스님의 법구는 잠시 뒤인 오전 10시 문수전을 출발해 송광사 전통 다비장으로 이운된다. 밤새 조문객으로 북적이던 문수전은 법구 이운 준비를 위해 오늘(13일) 오전 6시부터 통제됐다.

법정스님의 법구는 길상사를 떠나던 모습 그대로 대나무 평상에 모셔진 채 가사를 덮은 상태로 스님 10명에 의해 운구된다.

오전 10시 송광사 경내 범종이 108번 울리는 것을 시작으로 법정스님의 법구는 움직이기 시작한다. 문수전을 떠나 대웅전에서 부처님께 마지막 삼배를 올린 뒤 법구는 송광사 입구 주차장에서 약 800ｍ 떨어진 언덕에 있는 다비장으로 1시간 동안 이동한다. 이 과정에서 일체의 만장과 꽃 장식은 스님의 간곡한 유지로 생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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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다비장에 도착하면 장작더미와 숯으로 구성된 인화대 위에 법구가 모셔지고, 그 위에 다시 참나무를 쌓아올리면 다비를 위한 모든 절차가 끝난다.

다비의식을 집전하는 스님과 내빈들이 장작에 불을 붙이며 “스님 불 들어갑니다”라고 외치는 거화(炬火)의식이 시작되는 것은 11시30분께로 추정된다. 이때부터 불이 붙으면 장작더미에 놓인 법정 스님은 법구의 다비의식을 통해 약 24시간 동안 불길 속에 맡겨진 채 성주괴공의 이치를 세상에 다시금 일깨우는 마지막 법문을 하게 된다.

다비는 내일(14일) 오전 10시께, 타고 남은 뼈를 수습하는 습골의식 진행으로 모두 마무리된다.

다비준비위원회는 장례의식을 최소화하고 사리도 찾지 말라는 법정스님의 유지에 따라 습골 작업 이후에는 뼈를 빻는 쇄골(碎骨)을 곧바로 진행하며, 사리는 수습하지 않는다. 또 스님의 유지에 법구를 다비장까지 이운할 때 상여도 사용하지 않는다.

다비준비위는 쇄골 후에는 상좌스님들이 산골(散骨)을 할 예정이지만 산골 장소는 공개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