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금생에 저지른 허물은 생사를 넘어 참회할 것이다

법정 스님 다비준비위원회 대변인을 맡은 진화 스님(종회의원)은 3월 11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공연장에서 스님의 마지막 유지와 장례절차를 밝혔다.

진화 스님은 “스님이 편찮으시다는 소식을 듣고 송광사에서는 장례를 위한 준비를 나름 준비를 해왔으나 이렇게 일찍 입적하실 줄은 몰랐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스님께서는 입적하시기 전날 밤에 “모든 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내가 금생에 저지른 허물은 생사를 넘어 참회할 것이다. 내 것이라고 하는 것이 남아 있다면 모두 맑고 향기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활동에 사용하여 달라. 이제 시간과 공간을 버려야겠다”라는 말씀을 남기셨다. 또한 스님께서는 머리맡에 남아있는 책을 스님 저서에서 약속하신대로 스님에게 신문을 배달한 사람에게 전하여 줄 것을 상좌에게 당부했다.

말빚 다음 세상에 가져가지 않을 것 내 이름의 출판물 출간 말라

스님께서는 그동안 『무소유』, 『일기일회』 등 종교를 초월하여 모든 이들에게 진정한 삶의 길을 제시하는 많은 저서를 남기셨으나, 그동안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으로 가져가지 않겠다고 하시며 스님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아 주기를 간곡히 부탁했다.

스님께서는 평소 말씀하신 바와 같이 번거롭고, 부질없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수고만 끼치는 일체의 장례의식을 행하지 말고, 관과 수의를 따로 마련하지도 말며, 편리하고 이웃에 방해되지 않는 곳에서 지체없이 평소의 승복을 입은 상태로 다비하여 주고, 사리를 찾으려고 하지 말며, 탑도 세우지 말라고 상좌들에게 당부했다.

유지 받들어 장례 없이 다비…송광사·불일암·길상사에 분향소

송광사는 이와 같은 스님의 유지에 따라 일체의 장례의식을 거행하지 않고 3월 13일 오전 11시 송광사에서 다비할 예정이다. 또한 일체의 조화나 부의금도 접수하지 않을 것이다.

스님의 분향소는 서울 길상사, 순천 송광사, 그리고 스님께서 머무셨던 송광사 산내 암자 불임암 세 곳에 마련된다.

이는 평소에 여러 번 해온 이야기들로 입적에 들기 전, 그 이야기들이 지켜지지 않을까 상좌들에게 다시 한번 당부한 내용이다. 진화 스님은 현재 송광사 주지와 대중 스님들이 지금 서울로 올라오고 있어, 구체적인 내용은 오늘 오후에 다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언제 법구를 송광사로 이운해 내려갈 것인지는 오늘 저녁에 어른 스님들 올라오면 길상사 문도들과 상의해서 오늘 저녁에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 머물렀던 강원도 오두막 추후 사진-영상 자료 공개

한편 스님이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오두막은 지금 눈이 쌓여서 아무도 접근할 수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화 스님은 그곳의 사진이나 영상자료, 주소 공개는 송광사 스님들과 상의해 추후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정 스님이 마지막 순간에 병원에 입원한 이유는 폐암으로 고생, 상당한 통증 때문에 병원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일체의 장례위원회 구성은 없을 것이며, 장례와 관련된 일체의 의식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다비를 위한 일체 절차는 종회 대표로 진화 스님, 송광사 총무 스님, (사)맑고향기롭게 지광 거사가 함께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스님의 마지막 말씀은 미리 쓰는 유서의 내용에 나오는 내용. 그후에도 상좌들에게 늘 말씀하셨고, 최근까지 측근들에게 당부하신 내용들이다.

종단 차원의 추모 일정은 조계종 홍보팀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