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효정
bellaide@naver.com 2010-03-04 (목) 20:35선묵화가 담원 김창배 화백이 3월 10일부터 16일까지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선묵화전을 연다.
‘찻자리 풍경전’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번 전시회의 그림들은 차와 관련된 것이 주를 이룬다.
김창배 화백의 그림은 선묵화 중에서도 상당히 독보적인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얼핏 보면 익살과 해학이 담긴 그의 그림들은 김홍도, 신윤복의 풍속화를 연상시킨다.
이같은 선차와 풍속화가 접목된 독특한 김 화백의 그림세계는 그의 이력과 깊은 관련이 있다.
김창배 화백은 금추 이남호 화백의 제자이다. 이남호 화백은 김홍도-신유복-장승업-김은호의 뒤를 잇는 인물화의 대가. 그의 제자인 김창배 화백 또한 자연히 풍속화의 화법을 이어받은 것이다.
그가 정통 인물화의 길을 걷는 대신 선묵화라는 세계를 택한 것은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불심 때문이었다.
“어린 시절 어머니를 따라 절에 올라가면 어머니가 부처님께 절을 올리는 동안 저는 법당에 걸린 그림을 따라 그렸어요. 그게 제 그림의 시발점이자, 현재의 저를 있게 한 이유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부처님과 여러 보살들을 따라 그리는 것이 무척이나 좋았고, 그래서 그림을 그리는 일을 제 업으로 삼게 된 것 같습니다. 이후에 금추 선생 밑에서 그림을 배웠는데, 금추 선생은 효당 스님, 금당 스님 같은 선차의 대가들과 가깝게 지내셨습니다. 저 또한 그분들을 통해 차를 배웠는데, 그 인연들이 저로 하여금 차를 소재로 한 선묵화를 그리게 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김 화백은 스스로 그림 그리는 수행자라고 칭한다. 하루에 3~4시간씩 잠을 자고, 나머지 시간에는 차를 따르고 스스로의 빈자리를 채워가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그의 수행이다.
김 화백은 자신의 그림을 위해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는 화가로도 유명하다. 그의 그림에 등장하는 다기, 찻잔, 전통 의복들도 모두 고증에 의해 밝혀낸 것들이다. 동국대에서 대학원을 다닌 것도 더 나은 작품 세계를 위해서는 그림 그리는 사람이라 할 지라도 스스로 공부를 게을리 하면 안된다는 신념 때문이었다.
김창배 화백의 그같은 노력은 그동안 달마와 관련된 화첩을 5권 발간했고, 그림으로 보는 『동다송』, 『다신전』등 다묵화에 관한 책도 6권이나 출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전시되는 그림 중 상당수는 동다송과 다신전에 실린 그림들이다.
또한 이 책들을 영어와 일어로 번역해 해외에 우리의 선과 다도를 알리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그동안 미국과 중국, 오스트리아 등 해외에서도 수차례 초대전을 펼쳤고, 올해 가을에는 일본 교토에서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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