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은 지난 2월 17일부터 18일까지 문화체육 관광부 산하 한국공예문화진흥원이 마련한 ‘박물관과 공예의 만남-고판화의 재해석’ 이라는 뜻 깊은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는 현대로 튀어나오려 하는 고판화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는 호평을 참석자들로부터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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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판화박물관의 행사에 참석한 대학교수를 비롯한 공예전문 디자이너 37명은 1박 2일 동안 다양한 프로그램과 토론을 통해 고판화의 문양을 현대 공예 디자인에 접목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모색했다.

한국공예문화진흥원의 이러한 뜻 깊은 시도에 대해 고판화박물관 한선학 관장은 “고판화박물관의 다양한 콘텐츠가박물관에서 박제화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을 부여받아 현대 디자인에 응용되므로써, 박물관의 활성화의 새로운 활로가 개척되는 것”이라며 “나아가서는 고판화박물관이 공예디자인의 새로운 아이디어 뱅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는 귀중한 시간이 되었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참석한 디자이너들이 고판화의 아름다움과 놀라운 디자인성에 눈을 반짝인 이유는 고판화의 그림들이 실제보다 단순화·기호화돼 있기 때문이었다. 이에 대해 한 관장은 “동양 고판화의 특징인 사물의 특징과 원근을 선으로 표현한 선묘적인 특징이 현대 디자인과 일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디자이너들도 다양한 토론을 통해 섬유·목각·금속·도자·유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판화를 되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이명주 홍익대 금속조형디자인학과 교수는 “평면으로 구성된 고판화의 모티프를 입체화해 생활가구로 쓸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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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했으며, 정영관 동덕여대 디지털공예과 교수는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을 공공미술 소재로 사용하는 것처럼 건물 외벽이나 LED 작품으로 응용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문화컨설턴트인 장은겸 뮤제아시아 대표는 “고판화에서 가장 매혹적인 요소는 그것을 즐겼던 백성들의 마음”이라며 “그런 스토리텔링을 차용하자”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기도 하였다.

현재 고판화박물관에는 현대 공예디자인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고판화문양들이 능화판, 시전지지판, 부적판, 떡살등과 함께 옛 책에 실려 있는 다양한 삽화들과 중국의 연화판화와 일본의 우키요에판화, 티벳불교 판화 3,500여건의 다양한 콘텐츠가 디자이너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