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식국장에게 묻는다. 비교할 것을 비교하라. (진흥원 상임이사와 불교방송 사장직무대행의) 봉급 문제를 비교하나? 불교방송 문제를 살펴라. 그간 거기에 조계종 이사들이 많았는데 제대로 견제가 되었나? 장상문 이사 이후 객관적 증거를 대어 왜 관계가 그렇게 변했는지 생각을 하라. 또 불교방송 사장이 누구에게 추천받았는지 증거도 없다. 불교방송 이사들을 보면 사재, 개인 소유 등의 문제도 있다. 불교방송 이사들이 제대로 역할을 했는지, 불교방송 직원들에겐 문제가 없었는지, 또 진흥원이 제대로 된 인사 검증을 했는지 등 경중과 우선순위를 따져서 비판해야 비판에도 힘이 생긴다. 불교방송 직원들의 복리 후생이 후퇴되었다면 구성원과 이사들의 책임을 살피고 경영 평가 등 공과 사, 경중을 가려서 평가해야 한다. 교계 명망가들의 후원을 법적으로 제도화해야 한다. 과거 공금횡령한 사람도 아직 자리에 있지 않나. 불교방송 구성원들이 총체적으로 객관화시켜 평가받으라. 인격적인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앞으로 이야기하지 말자는 것이다. 우리는 하나도 잘못 안했고 한쪽의 잘못만 있다고 하면 대화가 되겠나? 불교방송 이사들부터 책임의 경중을 물으라. 홍승기 전사장은 실제로 누가 추천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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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2시부터 약 2시간 동안 한국불교역사문화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조계종과 진흥원 및 불교방송의 관계정립을 위한 토론회’는 박원식 불교방송 보도국장의 ‘불교방송의 입장’이란 제목의 토론에 대한 동출 스님(도서출판 솔바람 대표)의 강한 반박성 질문으로 말미에 분위기가 180° 급선회하는 광경이 연출됐다. 동출 스님의 이날 발언은 발제자 의연 스님(조계종중앙종회진흥원제자리찾기특위 위원장)의 발제부터 이후 네 토론자의 토론에 이르기까지 이어진 진흥원에 대한 성토성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었다.

‘개인의 의견이 아니라 불교방송 전체의 의견이 포함된 토론문’임을 전제로 토론에 나선 박원식 불교방송 보도국장의 발언 요지는 불교방송 제5대 사장을 역임한 진흥원 김규칠 상임이사에 대한 비판이 주된 내용이었다. “불교방송과 진흥원의 관계가 돌변한 것은 일부 이사의 전횡 때문”, “사장추천 문제도 특정이사가 늘 특정인을 내세우려는데 있다”, “상임이사가 고액의 연봉을 받고 업무용 차량에 비서와 사무공간을 제공받고 있다” “소통과 화합을 가로막는 일부 이사가 있다” 등의 박원식 보도국장의 언급은 그러나, 예기치 않았던 동출 스님의 발언으로 빛을 잃었다.

공식적인 토론회에서 인식공격적 발언을 한 것에 대한 부적절함, 불교방송 내부의 문제는 보지 않고 외부의 문제만 지적하고 나선 문제 등에 대한 동출 스님의 따끔한 비판은 ‘진흥원이 잘했다는 것은 아니지만’이라는 전제에도 불구하고 토론회를 준비한 불교방송과 중앙종회 특위측을 당황스럽게 만들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동출 스님의 발언이 진흥원 이사들만 문제가 아니라, 불교방송 이사들, 동국대 이사들의 문제로까지 번져 나가자 사회자(선문 스님)는 서둘러 동출 스님의 발언을 제지하기도 했다.

미디어 포교의 중요성을 강조한 박준영 전 방송위상임위원, 진흥원의 정관에 있는 종단은 조계종을 의미하는 것임이 발제를 통해 확인된 이상 진흥원의 정관개정을 통해 종단과 함께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계종총무원 기획실 김영일 차장의 발언, 앞으로도 진흥원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기를 희망하며 진흥원이 종단추천 대표와 신행단체 대표 1인을 이사로 받아들이면 문제는 해결된다는 발제자 의연 스님의 발언 등 비교적 생산적인 논의들은, 공식적인 토론에서는 적절치 않은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성 토론으로 인해 그 의미가 크게 퇴색되고 말았다.

혹을 떼려다 혹을 붙인 격이 된 28일 조계종중앙종회 진흥원제자리찾기특별위원회의 토론회는 토론회가 왜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며 객관적인 기준에서 벗어나서는 안 되는가를 보여준 일종의 본보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