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00여년간 사람들은 부처를 믿어왔다. 처음에는 부처님 말씀을 암송하며 믿었고, 그 이후에는 불상을 만들어놓고 절을 하면서 믿었고, 점차 그 앞에 쌀과 꽃, 여러 공양물을 올려놓고 믿었다. 역사적 실존인물 고타마 싯타르타 점점 설화 속 주인공이 되어갔고, 부처는 예경의 대상, 복을 구하는 대상이 되었다.

그런데 최근에 들어 특히 21세기의 초입에 들어서면서 부처를 신앙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사람들은 직접 ‘부처님의 원음’을 배우기 위해 불교대학을 다녔고, 그 과정을 마친 후에는 선방의 수좌들처럼 좌복 위에 앉기 시작했다. 부처에게 빌거나 부처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 이들을 보필하는 존재가 아닌, 나 스스로 부처가 되길 꿈꾸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는 불교미술에서도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불상이나 불화는 어디까지나 예경의 대상물이었다. 하지만 젊은 불교작가들은 기존의 불교미술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면에 담긴 불성과 부처, 구도심을 담고싶어 한다.

이같은 변화상을 하나의 전시로 기획한 흥미로운 미술전이 열리고 있다. 물파스페이스는 2월 16일까지 선미술기획전(1)존불-내 부처를 찾아서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4명의 스님 작가들과 10명의 중진 작가들이 1인당 2점의 작품을 출품해 선보이고 있다.

존불(存佛)이라는 타이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번 전시의 주제는 “내 안의 부처를 내가 찾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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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를 기획한 물파공간 손병철 관장은 “선선화와 선묵이 아닌 차이를 만드는 방편적 차이로서의 선미술, 새로운 예술장르로서의 선미술을 선보이고 싶었다”며 이번 기획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아무것도 고집하지 않고 집착하지 않는 청정법계의 평상심 그대로의 선미와 선미로서 대중과 함께 할 수 있는 예술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멋있을까! 선미술이란 어떤 예술인가 물었을 때, 말 없이도 바로 이것이로구나 하고 마음물결로 와 닿을 수 있는 작품이 무더기로 창출되었으면 하는 그런 희망의 첫 발걸음이었으면 한다. 글로벌 시대의 선미술은 과거 동서양 어떤 미술과도 다른 조형언어 이상의 언어도단, 즉 새로운 미학의 예술언어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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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는 윤양호 원광대 교수, 불교인권위원장 진관 스님, 돈오선원장 원옹 스님, 법관 스님, 이인기, 진철문, 김영수, 이종선, 최형섭, 이윤용, 박찬상, 예정화 등 파격적인 불교미술을 선보이는 여러 불교작가들이 출품했다.

손 관장은 이번 선미술전을 시작으로, 곧이어 국제 선미술전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참선이란 무엇인가? 자유의 구경인 해탈의 길에 참여함이다. 결국 내 부처 내가 찾는 길이다. 부처는, 부처가 내 안에 실존함을 믿고 깨달으라 했다. 예도(禮道)의 궁극도 다르지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