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단에서 권위 있는 상으로 발돋움한 ‘유심작품상’의 제8회 수상자가 선정됐다.

만해사상실천선양회(이사장 무산오현)가 만해 한용운 선생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 현대한국문학의 수준을 한 단계 높여준 작품을 발표한 문학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하고, 격월간 시전문지 <유심>이 주관하는 ‘유심작품상’의 제8회 수상자들은 특별상에 권기호 시인(경북대 명예교수), 김교한 시조시인이, 본상에 시부문에 김초혜 시인, 시조부문에 조동화 시조시인, 평론부문에 서준섭 문학평론가(강원대 교수)가 각각 선정됐다.

김초혜 시인의 수상작은 ‘길’로 <유심> 2009년 3/4월호에 발표한 작품이다. 조동화 시조시인의 수상작은 ‘빛’으로 <대구시조> 2009년 13호에 발표된 작품이다. 김석준 평론가의 수상작은 ‘창조적 상상력’으로 2009년 서정시학에서 펴낸 평론집이다. 상금은 각 부문 1천만원이며 오는 8월 21일 만해축전 기간에 있을 예정이다.

크게보기심사위원은 위원장 이근배 시인을 비롯해 권영민, 김재홍, 김제현, 유자효, 이가림, 이경철, 이상국, 장영우, 최동호, 홍성란 위원이 맡았다.

특별상 수상자인 권기호 평론가는 ‘존재론적 시론의 근거에 대한 이론적 구축이 허약한 국내의 학문적 수준을 고려할 때, 그의 비평적 기여는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는 점이 수상자 선정에 고려됐다. 권기호 평론가는 경북대 인문대학장, 경북대 국제대학원장, 전국 대학 인문과학연구소 협회 회장을 역임했고 저서로 <서쪽의 풍경> <선시의 세계> <현대시론> <선과 현대미술> 등이 있다.

크게보기또 한 분의 특별상 수장자인 김교한 시조시인은 ‘노산과 김상옥이 떠난 마산에 홀로 남아 그들의 빈자리를 채우며 마산문인협회, 마산시조연구회장을 역임하며 <마산문학> <경남문학> 등의 창간을 주도하고 실천을 통해서 시조의 창작열을 고취시키고, 시조를 전파하여 대중화해 가는 시조 중흥의 기수로서 역할을 다한 점이 평가됐다. 김교한 시조시인은 <경남문학> 간행위원장, 경남국어교육연구회장, 마산시조문학회장, 한국시조문학상운영위원장, 세계시조사랑협회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시조집으로 <분수> <도요를 찾아서> <대> 등이 있다.

크게보기본상인 김초혜 시인의 시 부문 수상작은 ‘길’은 인간의 삶의 과정을 보다 관조적인 자세와 절제된 언어로 절절하게 노래하고 있으며 이것은 시인의 서정세계가 현대적인 감각을 통한 시적 대상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더욱 높여가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 높이 평가됐다. 김초혜 시인은 한국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 현대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시집에 <떠돌이 별> <섬> <어머니> <세상살이> <사랑굿 시리즈> 등이 있다.

크게보기본상 조동화 시인의 시조부문 수상작 ‘빛’은 밝고 맑고 가벼우면서도 순간과 영원, 너와 나의 가슴을 잇고 있는 빛, 그런 빛 같은 작품이 소망스럽게 읽히며 시의 기품을 살리고 있는 점이 평가됐다. 또한 시조 고유의 자유자재한 운율 운용이 이론과 의미에 꽉 막힌 현대시의 전망을 열어줄 것이라는 기대도 선정 이유 중 하나다. 조동화 시조시인은 197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시집으로 <낙화암> <산성리에서> <낮은 물소리> 등이 있다.

*우주의 끝 가장자리에 절대온도(-273.15)로 얼어 있다는 거대한 물층

크게보기평론부문의 수상작 서준섭 평론가의 평론집 ‘창조적 상상력’은 강단비평의 구속을 벗어나 비교적 현장비평에 가까운 평문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해석과 설명에 치중해온 그동안의 비평적 자세를 비판적으로 극복하고 생성의 관점을 살리는 노력을 보여주었다는 점이 주목됐다. 특히 불교적 선사상에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직관이나 불교적 사유 등을 생성의 시각에서 천착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서준섭 평론가는 1982년 <심상>으로 등단했으며 저서로 <한국모더니즘문학연구> <감각의 뒷편> <생성의 차이>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