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명상, 걷기명상하면 떠오르는 스님 마가 스님이 이메일을 하나 보내왔다. 지난 한 학기 동국대에서 강의한 ‘좌선법의 이해와 연습’ 강좌에 참가했던 한 여학생의 소감문이었다. 뜬금없이 왜 이런 메일을 보내셨을까, 생각하면서 ‘한 학기를 마치며’라는 회계학을 전공하는 한 여학생의 글을 읽어내려 갔다. 한 학기의 짧은 과정이었지만, 명상 교육을 통해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바뀌고 삶이 바뀌는지를 잘 보여준 진솔한 글이었다. 선에 대해 전혀 몰랐던 한 여학생이 선을 공부하고 이해하며 마침내 실제의 삶속에서 긍정적으로 적용하는 과정을 잘 나타낸 글이어서 미디어붓다에 게재한다. <편집자>

좌선법의 이해와 연습은 대학교를 다니면서 수강했던 강의들 중에서 가장 파격적이고 신선하면서 재미있던 강의였다. 기존의 이론 중심 강의나 발표 중심 강의와는 전혀 다르면서 모든 학생들을 직접 참여하게 하였던 수업이었다.

보통 다른 강의들은 학생들을 참여하게 하려면 고요하고 엄격한 분위기 속에서 발표를 시키거나 질문 혹은 토론을 시키는 편이어서 모든 학생들이 선뜻 수업에 참여하기는 힘들었다. 그런데 이 강의는 자연스럽고 재미있는 분위기 속에서 직접 모든 학생들이 참여하는 점에서 달랐다. 물론 처음에 스님께서 좌선실 내의 모든 여학생들을 앞으로 나오게 하여, 남학생들 옆에 앉으라고 했을 때는 정말 당황스러웠다. 그렇지만 이 역시 수업의 일부였고, 차츰 익숙해지면서 점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기대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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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강의 시간에 스님께서 그 동안 만났던 사람들의 연락처를 적으라고 했던 이유를 설명해주시자, 지금까지 연락처를 받아 적으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있던 내 자신이 한심해 보였다.

이 강의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바로 중간고사 대체 레포트로 제출했던 부모님의 긍정명상이었다. 평소에 부모님에 대해서 항상 존경하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당연했다. 그런데 그런 당연한 마음을 직접 글로 써서 보여드린다고 생각하니 써지지가 않았다. 괜히 창피하고 민망했다.

이 숙제를 하면서 내가 속마음을 사람들한테 잘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가족들한테 '고마워요, 미안해요, 사랑해요, 좋아요' 라는 말을 잘 하지 않고 살았다. 생각해보면 어렵지 않고 일상적인 말인데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혹은 가까운 사람들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러한 말들과 칭찬들을 아끼고 살았던 것이다.

정말 이 과제를 하면서 많은 반성을 했다. 앞으로는 가까운 사람들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고맙고 좋은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피하고 쑥스러워서 못하겠다는 마음을 없애고 부모님께 보여드리자 부모님은 내 생각보다 더 좋아하셨다. 그리고 흔쾌히 나에게 감상 편지를 써주셨다. 너무 감사했다.

부모님의 긍정명상뿐만이 아니었다. 이 강의에서 내가 얻은 것들이 굉장히 많지만 그 중 가장 값진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마음이었다. 스님께서 긍정적인 마음의 중요성과 효과에 대해서 계속 설명해주시고 참고자료들을 보면서 이번 학기에는 긍정적인 마음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 동안 나는 나를 주어진 상황 속에서 계속 푸시(push)하면서 안 좋은 일에 대한 두려움을 마음속에 심고 그러한 상황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해왔다. 그런데 좌선법의 이해와 연습, 자아와 명상 2에서 긍정명상에 대한 강의들을 들으면서 나에게 긍정명상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실제로 긍정명상을 해보니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단순한 예로 시험 전날에 컵을 깨뜨리면, 전에는 '시험기간인데 이런 일까지 터지고 난리야'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시험 잘 보기 위해 액땜했구나'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요즘엔 이런 식으로 작은 일부터 긍정명상 훈련을 하고 있다. 정말 이 수업 최고의 보물이었다.

요가 또한 이 강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수업이었다. 매주 수업을 시작하면서 약 30분 정도 했던 요가는 처음에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했으나, 나중에는 진지하게 요가선생님을 따라하면서 중요한 시간이 되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요가 동작이 너무 힘들고 이 강의에 요가가 포함되어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을 못해서 마음 깊이 불만도 있었다. 그러나 곧 이 생각은 '밖에선 돈 주고 요가 수업을 듣는데…'라는 생각으로 바뀌게 되었고, 수업시간에 매주 30분씩 요가를 할 수 있다는 기회 자체가 너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학기가 동국대에서 보내는 마지막 학기이다. 마지막 학기에서 좌선법의 이해와 연습을 들으면서 걱정도 많이 했지만 좋은 수확을 얻은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동국대 다니면서 108배도 해보고 살면서 처음으로 법회도 참여해보았다.

동국대와 좌선법의 이해와 연습이라는 강의가 아니면 살면서 쉽게 접해보지 못할 소중한 경험이었다. 108배는 내가 108배를 해보았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었고, 법회는 불교에 대한 나의 고정관념을 깨뜨렸던 것이었다. 108배라고 하면 해보기도 전에 먼저 겁이 나서 선뜻 하기가 망설여졌는데 하고 나니 생각보다 별로 안 힘들었고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왠지 ! ;불교하면 굉장히 딱딱한 분위기가 떠올랐는데 막상 법회에 가보니 그냥 교회처럼 분위기도 좋았고 무엇보다 재미있었다.

이 강의를 듣지 않았다면 동국대 다니면서 108배도 못해보고 혹은 법회도 한 번 못 들어보고 졸업할 뻔 했다. 마지막에 이런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더 의미 있고 귀중한 수업이었다.

<부모님 긍정명상>

가장 가까이 있는 부모님에게 때론 상처를 받지만 위로와 격려를 받아 활력 있게 살아야 한다. 아버지, 어머니의 장점을 나이 수만큼 찾아 적어 본다.

-기대효과= 부모님의 장점을 찾으면서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부모님이 많은 도움이 됐음을 확인할 수 있고, 평소 불만일 수 있는 상황이 실제 큰 힘이 됐음을 깨닫는 기회가 된다. 가족 속에서 건강하고 새로운 내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진행과정= ① 조용히 눈을 감고 부모님의 장점을 떠올려 본다. ② 부모님의 장점을 나이 수만큼 찾아 적는다. ③ 부모님의 장점을 발표하고 듣는 사람은 호응해 준다. ④ 소감을 나눈 뒤 긍정명상한 칭찬편지를 부모님께 드린다. ⑤ 부모님이 내게 주는 긍정명상(칭찬편지)을 부모님께 받아온다.

<내 자녀 긍정명상>

자녀의 장점을 칭찬해 주자. ‘부모님 긍정명상’을 한 편지를 읽은 후 평소 자녀가 어떤 장점과 특성을 갖고 있는지 칭찬편지를 써서 보낸다.

-기대효과= 자녀의 많은 장점을 찾아 자녀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부모님과 자녀가 서로 긍정명상을 통해 감사하는 마음을 기르고, 가족의 소중함을 경험하게 된다.

-진행과정= ① 부모님께 긍정명상한 칭찬편지를 드린다. ② 부모님이 내게 주는 긍정명상(칭찬편지)을 부모님께 받아온다. ③ 부모님이 주신 칭찬편지 내용을 그룹별로 발표하고 소감을 나눈다. ④ 과제로 제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