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보기11월의 저자와 함께하는 화요독서강좌의 주제가 춤으로 잡혔다. 춤, 참 듣기만해도 어깨가 들썩이는 낱말이다. 세상 사는 고단함을 아는 이 치고, 춤 한 번 미친 듯이 추고 싶지 않은 영혼이 어디 있으랴! 더더군다나 스산한 바람이 옷매무새를 파고드는 이 가을에….

이번 달에 초청된 두 저자는 재즈평론가 황덕호 씨(11월 10일 오후 7시)와 춤꾼 김지원 씨(11월 24일 오후 7시)이다. 이들이 다룰 춤은 영산재도, 지루박도 탱고와 살사도 아닌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이 한껏 묻어나는 재즈다. 이들에게서 실감나는 ‘춤 이야기’를 듣는 것은 어쩌면, 아니 분명 이 가을의 쓸쓸함을 달래는 좋은 방편이 아닐 수 없다.

진흥원 화요독서강좌 팀이 잡은 주제는 ‘우리 안에 잠든 춤과 리듬을 찾다’다. 세파에 찌들려도, 삶이 고단해도 우리들의 심연 깊숙한 곳에 신명이 깃들지 않은 이가 있겠는가. 춤을 추는 것, 또 춤을 이야기하는 것은 그래서 결코 천박하지도 부끄럽지도 않은 일이다. 당당하게 내 안에 숨겨져 있던 춤의 신명을 11월 스산한 달을 맞아 두 전문가의 자극에 힘입어 한번 끄집어내보자. 줄탁동기의 신이함이 어찌 선문(禪門)의 일만이겠는가.

진흥원 담당자는 정겹게 우리를 춤의 세계로 이렇게 초대한다. 그 초대의 글에 가을 내음이 가득 묻어난다.

크게보기“안녕하세요? 이번 11월 화요독서강좌 주제는 ‘재즈와 우리 춤의 세계’입니다. 우리 안에 잠들어 있는 리듬과 춤의 세계를 일깨워줄 오는 10일과 24일 강좌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우리 안에 잠든 리듬과 춤을 한 번 일깨워보면 어떨까요.”

진흥원 독서강좌 담당자의 ‘유혹’이 아니더라도, 춤, 신명, 그리고 재즈, 인간, 삶은 사람사는 세상에 반드시 필요한 활력소들이다. 누구든 한 번쯤은 생각해보았을 터이다. “우리는 왜 음악에 맞추어 몸을 흔들게 되는 것일까”라는 원초적 의문을.

다 알다시피, 옛 부터 사람들은 치고 때리고 때로는 어루만지면서 물체에서 소리를 내게 하여 그 리듬에 감흥을 받아왔다. 특히 그 리듬의 근원인 아프리카 재즈라는 음악 장르가 어떻게 미국에서 100년 만에 세련된 세계음악으로 발전해 왔을까에 대한 궁금증을 푸는 것은 문화의 세기를 사는 동시대인들에겐 일종의 상식의 반열일 터이다.

지금 우리는, 우리 사회는 재즈의 리듬에 감동하고 있다. 도대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아프리카 리듬의 원시성이 우리 몸속에 남아 있기 때문일까. 그렇다면 천년을 이어온 우리 춤 속에는 어떤 리듬이 숨어 있을까. 11월 강좌는 재즈의 리듬과 우리 춤사위를 통해 과연 우리 몸을 흔드는 리듬과 춤은 어떤 연관성이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보는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아, 이 가을, 미친 듯 춤추고 싶은 것은 몇몇 군상들만의 감상일까?

*장소: 마포 다보빌딩(BBS) 3층 *회비: 월 1만 원 (2회 수강) *문의 및 신청: 02)719-2606 대한불교진흥원 www.kbpf.org

* 대상서적 및 저자

1)11월 10일(화) 황덕호(재즈 칼럼니스트), 『그 남자의 재즈 일기』(돋을새김)

20세기 미국에서 태어난 재즈가 어떻게 세계 예술로 성장해왔을까. 이 책은 재즈에 대한 이해를 돕는 일종의 가이드북이다. 100년 남짓의 시간 속에서 삼류음악에서 고급음악으로 변모한 재즈의 다양한 모습을 저자의 구수한 입담으로 풀어내고 있다. 재즈명반과 재즈의 다양한 장르를 관점별로 구성하여 재즈를 풍성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였으며, 주관적인 감상이나 식견을 지양하고 되도록 감상자의 입장에서 함께 이야기하듯이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재즈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은 물론 재즈 마니아를 자처하는 사람들에까지 재즈를 더 잘 이해하고 올바르게 감상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

저자 황덕호는?

고려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공부했지만 사회인으로서의 그의 삶은 온통 재즈와 연결되어 있다. 1992년 소니뮤직에서 4년간 일하면서『객석』『음악동아』『스테레오 음악』등에 재즈와 관련된 글들을 기고하면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1996년부터는 재즈평론가로 활동하면서 재즈편집음반의 기획도 하면서 필명으로 다양한 글들을 여러 지면에 발표했다. 영화 잡지『키노』창간부터 재즈칼럼을 연재했으며, KBS 1 FM(93.1MHz) 라디오에서 <재즈수첩>을 진행하고 있다. 번역서로 『현대예술의 거장: 빌 에반스-재즈의 초상』 등이 있다.

2)11월 24일(화) 김지원(춤꾼, 미래춤학회 이사), 『한국 춤에 빠지다: 우리 춤으로의 여행 』(동아일보사)

비슷해 보이는 몸짓인데 어떤 것은 춤이라 하고 어떤 것은 무용이라 할까? 이 책은 우리 춤으로의 여행을 떠나는 길목에서 이런 소박한 의문부터 하나씩 풀어내고 있다. 거기에 한국춤과 서양 춤은 근본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춤의 구조와 박자, 추임새 등을 통해 살펴본 후, 여러 종류의 우리 춤에 관해 그 멋과 맛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 춤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승무와 살풀이, 검무, 학춤 등 궁중 혹은 연회장에서 즐겨 추어진 춤들. 이 밖에도 한국을 대표하는 춤으로 널리 알려진 장구춤, 소고춤, 북춤, 부채춤, 탈춤에 관한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저자 김지원은?

한국 무용계에서 보기 드문 춤꾼이자 춤 이론가. 한양대에서 2005년 ‘무용기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정통 기호학 개념을 무보에 도입함으로써 한국 춤의 기록과 보전에 획기적인 기여를 하여 그해 한양대 전체 박사학위 논문 가운데 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또한 춤꾼으로서의 실력은 이미 전국 콩쿠르에서 대상인 문화관광부 장관상을,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상, 경상북도지회장상 등을 수상함으로써 인정받은 바 있다. 그가 지은 『한국 춤의 코드와 해석』이 문화관광부 선정 우수학술도서에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