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대 태고종 총무원장 인공 스님의 취임법회가 오늘(10월 28일) 오전 11시 세계문화유산 영산재 등재도량 봉원사(태고종 총본산)에서 1천여 사부대중이 동참한 가운데 성대해 봉행됐다.

영산재보존회의 종사이운과 타종, 홍고에 이어, 삼귀의, 보현행원, 반야심경 봉독으로 시작된 이날 취임법회에서 태고종 종정 혜초 스님은 법어를 통해 “영산재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시기에 영산재 등재도량 봉원사의 주지를 역임한 인공 스님이 제24대 총무원장에 취임하는 것은 경하할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오늘을 새 출발점으로 삼아 사부대중은 인공 총무원장 체제의 출발을 경하하고 이 벅찬 시작에 동참하여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종정 혜초 스님은 이어 “전 종도는 소명의식을 뚜렷이 갖고 한마음으로 의지하는 가운데 협력하여 선조사 스님들의 유지를 받들며 이타적이고도 대승적인 생각으로 종단을 안정시키고 이 사회 속에서의 역할을 다하도록 정진해달라”고 강조했다.

크게보기

이어 제24대 총무원장 인공 스님은 취임사를 통해 “종지종풍의 확립으로 전통종단의 정체성을 재정립해 나가겠다”며 종단운영의 기조를 밝혔다. 취임사를 통해 인공 스님이 밝힌 종단운영 기조는 △승풍진작 및 원융화합 종단 이룩 △각종 제도개혁을 통한 종단의 구조적 모순점 보완 및 체질 개선 △시대적 소명의식으로 불교의 사회적 역할 확대 등이다.

인공 총무원장은 특히 영산재가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을 계기로 우리 민족의 정서와 문화를 이끌어온 전통불교종단인 태고종이 그 역할을 더욱 증대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한 종도들을 향해서는 “결연한 의지와 애종심으로 종단이 환골탈태하여 보다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모두가 힘과 뜻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축사에 나선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 지관 스님(조계종 총무원장)은 “조계종과 태고종은 연리지(連理枝)와 같아서 본래 한 몸체에서 분리되었다”며 “현대사의 질곡 속에서 많은 갈등을 겪었고 서로 독자적 발전의 길로 나섰지만, 조계종과 태고종단은 여전히 한국불교를 이끌어가는 두 개의 큰 줄기임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관 스님은 “오늘 총무원장에 취임하는 인공 스님은 통합종단 때 종회의원을 지내시며 우리 조계종단의 스님들과 함께 한국불교 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애쓰셨던 분”이라며 “특히 인공 스님께서 양 종단 사이의 큰 갈등요소였던 봉원사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도 전향적 입장에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 두 종단 사이의 봉원사 재산 처리에 관한 접근이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크게보기

“이달 30일이면 저도 조계종 총무원장의 임기가 끝난다”고 언급한 지관 스님은 “부디 조계종 후임 총무원장과 함께 앞으로 한국불교의 발전을 위해 마치 수레의 두 바퀴처럼 튼튼한 두 축이 되어 종도들의 열망에 부응하는 큰 업적을 남기는 총무원장이 되시기를 기원드린다”고 축하했다.

지관 스님의 축사에 이어 김형오 국회의장,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대독),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정세균 민주당 대표,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의 축사가 이어졌다. 또한 총무원장에서 물러나 한동안 칩거에 들었던 운산 전 태고종 총무원장이 참석해 이임사를 해 눈길을 끌었고, 사회자가 종단발전을 위해 헌신한 운산 전 원장에게 박수를 유도해 모처럼 종단이 화합하는 광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취임식은 총무원장 인공스님과 더불어 행정부원장 청봉스님, 교무부원장 법현스님, 재정부원장 화경스님의 취임식이 같이 봉행되었다. 또한 지난 9월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된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 영산재”의 전승보존과 문화유산 등재에 크게 기여한 영산재보존회의 구해스님, 일운스님, 기봉스님, 만춘스님, 법현스님을 비롯한 16명의 공로자에게 감사 및 공로패가 수여됐다.

이날 취임식 축하를 위해 참석한 주요 내․외빈으로는 혜초 종정예하를 비롯, 승정원장 남파스님, 원로부의장 덕화스님, 원로부의장 혜종스님과 종회의장 직무대행 원봉스님, 사정원장 월운스님과 각급기관장 및 전국시도교구 종무원장, 전국비구니회장, 교임 전법사 대표, 전국신도회장 등이 참석하고,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 천태종 종회의장 도산스님, 진각종 총무부장 수성정사,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스님을 비롯 17개 불교종단 대표가 참석했다.

정부를 대표하여 주호영 특임장관이 참석했고,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 한화갑 민주당 전 대표, 자유선진당 이회장 총재 등 각 정당 대표가 참석하였으며 한나라당 중앙위원회의장 이군현 국회의원, 대표비서실장 정양석 국회의원, 서대문구 이성헌 국회의원, 대변인 조재진 국회의원, 대변인 조윤선 국회의원, 자유선진당 권선택 국회의원, 박선영 국회의원 등 다수의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또한 김종규 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 함영준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 문화체육관광부 조창희 종무실장, 김영일 불교방송국 사장직대, 이해돈 서대문 부구청장을 비롯한 정부 및 문화계, 사회 각계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인공 스님의 취임을 축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