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문·성낙승 외 사장들 경영성과 못 내며 권한만 휘둘러

2년째 공석 중인 불교방송 사장후보 추천을 둘러싼 대한불교진흥원과 불교방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현재의 상황으론 결별 가능성도 예측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6일 대한불교진흥원이 기자간담회를 연 데 이어 8일에는 불교방송 이사장 영담 스님이 직접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나서 진흥원측 주장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8일 오후 5시 다보빌딩 지하 중식당 현래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영담 스님은 “진흥원이 요구한 사장복무규정 폐지는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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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담 스님은 “고 장상문 초대 사장과 성낙승 4대 사장 등 몇 분을 제외하고 대다수 전임 사장들이 경영성과는 못 내면서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무소불위의 인사전횡을 일삼았다”며 “(사장복무규정은) 이 같은 전례를 거울삼아 법적 책임의 주체인 이사회가 사장에 대해 일부 견제하는 장치를 마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담 스님은 이어 “불교방송 사장복무규정은 불교방송 이사회의 결의사항으로 이에 대한 변경은 불교방송 이사회가 스스로 판단하여 결정하는 것이고, 진흥원은 사장복무규정에 대해 왈가왈부할 아무런 권한이 없다”면서 “나 개인적으로는 복무규정에 대한 변경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며, 만약 진흥원이 경영에 대한 담보를 책임져 준다거나, (초대 장상문 사장처럼) 진흥원 이사장이 불교방송 사장을 겸직한다면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는 이상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나의 소신”이라고 덧붙였다.

특수관계→일반관계 고려에 강한 불쾌감 “공개토론회 해보자”

영담 스님은 지난 6일 진흥원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김규칠 이사의 ‘(불교방송과의) 특수관계에서 일반관계로의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는 발언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영담 스님은 “진흥원은 매년 진흥원에 8억의 지원금을 준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보았을 때 진흥원은 지난 20년간 불교방송을 통해 60억 원의 임대수익을 올렸다”며 “진흥원은 불교방송에 지원을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자신들이 추천한 사장들의 경영실패에 대해서는 전혀 책임을 지지 않고 막강한 권한만 행사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영담 스님은 이어 “지금까지의 불교방송의 경영실패는 진흥원 이사회가 사장후보에 대해 제대로 검증을 하지 않고 추천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영담 스님은 “진흥원이 불교방송과의 관계를 특수관계에서 일반관계로 전환하겠다는 이야기는 고 장경호 거사의 진흥원 설립목적을 흐리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불교방송과 진흥원의 역사성과 관련성, 향후 관계설정에 대해 사부대중 앞에서 진솔하게 공개토론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불교방송 사장 처우는 불교방송이사회에서 정하는 것

영담 스님은 또 진흥원이 문제제기를 한 사장 연봉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영담 스님은 “(진흥원 측에서는) 신임 사장에 대한 처우를 전임 사장 수준으로 보장해야 사장 후보자들이 지망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진흥원 이사 가운데 불교방송 이사가 다섯 명이나 있는데 왜 나한테 이런 걸 묻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며 “불교방송 사장에 대한 처우는 사장이 선임될 때마다 이사회의 결의를 통해 결정하는 것이고 내 개인적인 소견으로 정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영담 스님은 이어 “김영일 전무가 1원의 보수를 받는 것은 전무 본인이 자청한 것이고, 불자로서의 회향을 자처한 김영일 전무는 남들이 하기 어려운 참다운 불자의 모범을 보인 것으로 참으로 감사하게 생각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영담 스님과 기자들 간의 일문일답>

▲최근 불교방송의 재정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현재 불교방송의 경영현황 어떠한가.

내가 보고받기로는 9월 광고수주가 8억을 넘어선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미국발 경제난이 발생하기 전 단계로 회복된 수준이다. 지난 2월부터 재정악화로 (두달에 한번씩 지급되는) 상여금을 지급하지 못했는데 지난 추석 때는 추석보너스 50%를 지급했다. 정상화돼 가는 단계다. 하지만 불교방송도 좋은 시절은 다갔다. 그전에 잘했어야 했는데 전 사장들이 저렇게 하는 바람에 후임 사장의 역할이 어려워진 형국이다.

▲지난 달에 임명된 김영일 전무에 대해 검증이 부실했다는 걱정의 목소리가 있다. 강릉MBC 사장 재직 시절 (재정비리에 대한) 시비가 있었고, 도덕적 문제에 있어서 흠집이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 후보시절 방송특보를 지냈고, 한나라당 국회의원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기대의 목소리도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 또한 높은데 어떤 각오로 임하실 것인지.

(이 질문은 김영일 전무가 답함): 이 자리에서 5년 전에 일어난 사건을 시시콜콜 설명하려면 너무 길다. 그 이야기는 2005년 10월 <월간조선>을 참조하면 될 듯싶다. 나는 불제자로서 참회하면 모든 것 용해가 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또 그 사건은 불교방송 전무로 있는 동안 발생한 것이 아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정치적 싸움의 피해자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후보시절 6개월간 방송특보를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봉급 받은 것은 아니고 봉사활동으로 한 것이다. 방송을 아는 사람이 방송특보라는 직책을 맡아 (대통령후보를) 보좌하는 것이 앞으로의 국정운영을 위해서도 낫다고 생각해 방송특보를 자청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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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흥원이 요구한 사장복무규정 및 보수 문제를 전면 거부했다. 진흥원과의 관계를 앞으로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진흥원 측에서 지난 6일 기자회견을 통해 신뢰회복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는데 신뢰는 그분들이 깼다. 지난번에 민병천 이사장 만난 것이 칠석날(8월 26일)이었다. 절(석왕사)에 일이 많아서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 다음날 뵈면 안 되겠냐고 하니까 민 이사장이 내일 진흥원 간담회가 있으니 그 전에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결국 그날 오후 두시 반에 만났다. 그래서 만나서 대화를 했는데, 민 이사장이 먼저 ‘이번 사장 선임은 진흥원 이사들의 양해를 받겠다. 사장 추천은 양 기관 이사장이 협의하여 추진하고 불교방송 이사회를 열어 사장을 결정하자’는 이야기를 꺼냈다. 그런데 그 다음날 불교방송 이사회에 공문이 하나 접수됐는데, 나하고 말한 내용과 전혀 틀린 내용들이 언급돼 있었다. 그래서 불교방송 김용진 부장이 김규칠 상임이사에게 무슨 내용인지를 묻자 그쪽에서는 외교적 표현이라고 언급하면서 영담 스님에게 직접 전화하라고 하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민병천 이사장에게 내가 직접 전화를 해서 공문 내용이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겠다고 하니, 민 이사장이 말하기를 “불교방송 이사회에서 (사장선임을) 결정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불교방송 이사회가 열리기 직전, 아침 8시에 진흥원 이사들이 모두 모여 입을 다 맞추어서는 (나와 대화한 내용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내가 그 자리에서 ‘이사장님 저를 속이셨네요’라고까지 말했다. 그랬더니 민 이사장님 얼굴이 벌게지더라. 그래서 신뢰가 깨진 것이다. 나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거짓말 안한다. 정치적 발언을 하긴 하지만 나는 너무 솔직해서 탈이지 거짓말을 한 적은 없다.

▲그렇다면 진흥원에서 거짓말을 했거나, 스님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인데, 스님 말씀대로라면 진흥원에서 왜 거짓말을 했다고 보는가.

당시에 김규칠 상임이사가 (불교방송 이사로) 들어올 수 없는 형편이었다. 그 사람을 불교방송에 집어넣기 위해 그렇게 (얼버무려) 간 것이다. 내가 속았다. 한번 맞지 두 번 안 맞는다. (진흥원은) 내 뒤통수를 친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렇게 넘어가기 위해서 그렇게 나를 속인 것이다.

▲진흥원에서는 왜 사장 모집공고를 공개적으로 내지 않는다고 생각하나.

자기네한테 맞는 사람 넣어서 숙덕숙덕 하려고 하는 것이다.

▲사장복무규정은 왜 제정됐느냐.

(김용진 부장이 답변): 사장복무규정은 지난 불교방송의 인과의 결과다. 감사 2명이 감사보고서에서 언급된 내용 중심으로 지난 시절동안 역대사장들에게 어떤 문제가 지적되었나 하는 것이 복무규정으로 연결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직전사장 2명의 경우 1년간 직원 인사명령이 100여건 넘는 경우도 있었고, 한해는 60∼70건이 넘었던 적도 있다. 모 사장의 경우. 평일 근무 중에 노량진의 한 사설학원에서 강의하는 것이 직원들에 의해 확인됐다. 이런 경우만 보더라도 겸직금지 조항이 하나라도 있었다면 그런 일은 아예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모 사장 부인의 경우 교회에 다니는 것 확인되어 홍승희 전 진흥원 이사장에게도 보고됐다. 홍 전 이사장은 굉장히 걱정할 만한 일이라고 하면서 그 사장 불러서 그 부분에 대해 질의를 던졌다. 그 사장이 말하기를 해외주재 공보관 시절에는 선교활동 했지만 당시에는 안 한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직원들에 의해 교회에 출입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한 사장은 사장 발령 1주일 만에 급여에 대해 허위영수증 첨부하게 하고 현금으로 급여를 받은 것이 직원들의 반발을 샀고, 재단 감사 결과 사실로 확인되었다. 이른바 ‘현금 와리깡’을 통해 허위영수증을 발급하고 현금을 가져가는 사례라고 보면 된다. 이사회에서 연금을 책정했지만 승인 없이 1200만원을 부당하게 가져가 반납하도록 결의해 반납한 사례도 있다.

모 사장은 타회사 주식을 7억 원 어치 매수했지만,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이었고, 그 주식 보유만으로도 불교방송 측이 매년 3000∼4000만원 세금을 내야 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사장이 직원을 관리 감독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이 사장 관리, 감시하는 지경이었다.

사장 복무규정에 명시된 내용들은 그동안 꾸준히 불교방송 감사들이 지적해온 내용들을 문서화한 것이다. 사장 복무규정은 언론사와 공공기관의 복무규정을 벤치마킹해 만든 것으로, 새 사장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들을 담았으며, 불교방송 이사장이 직접 발의한 것이다.

(영담 스님): 진흥원은 사장을 추천해주면 되는 것이지, 사장 복무규정이나 연봉문제는 불교방송 이사회에서 결정할 사항이다. 이는 또한 이사회에서 만장일치 통과된 것이다. 사장 연봉을 얼마로 정할지, 본인 스스로 성과급제로 할 것인지 또한 기타 나머지는 불교방송 이사회 결의할 사항이다.

▲진흥원에서는 불교방송과의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가령 특수관계에서 일반관계로의 전환, 즉 무조건적인 자금 지원이 아니라 콘텐츠 개발에 대한 투자 및 지원 등의 지원형태를 언급했다.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 대원 장경호 거사가 통곡한다. 현재 이사들이 진흥원을 만든 것이 아니지 않나. 1세대들이 모두 사라지니, 2세대들이 새로운 관계를 모색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진흥원과 불교방송 설립취지에 맞지 않는 이야기다.

▲불교방송이 진흥원에 대해 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간단한건데 뭘 묻나. 설립취지도 살리고, 돈도 더 지원받아야 된다.

▲진흥원은 지금까지 매년 5∼8억의 지원을 하고 있는 반면, 현재 불교방송 이사로 있는 다른 단체장들이나 종단 대표들은 더 이상의 지원도 없고, 일부 인사의 경우 세습까지 하려하고 있다. 진흥원에 대해 지속적인 지원을 요청하는 것만큼이나 다른 이사들에 대해서도 지원을 요청할 필요가 있는 것 아니냐.

나 또한 그런 주장을 해왔다. 일정정도 지나면 더 내야 된다고 생각하고, 또한 (불교방송이) 어려울 때는 이사들이 분담을 하자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이사회에서 말도 꺼내기가 어렵다. 최근에는 정관에 이사를 30명까지 허용하는 조항이 있으니, 기금을 출연받기 위해 이사 수를 더 늘리려 했으나, 이사회에서 동의를 안 해주었다. 이런 상황이니, 어떻게 돈 더 내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겠나.

▲불교방송 정관에는 전무가 복수가 아닌 단수로 규정돼 있는데 현재 최명준 전무와 김영일 전무 2인이 있다. 이것은 규정위반 아닌가.

아니다. 한 분은 사장 직무대행, 한 분은 전무이다.

▲사장이 임명되면 사장 직무대행이 전무가 되는 것 아닌가.

직무대행은 사장이 오시면 가야겠지.

▲불교방송과 진흥원과의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불교방송 경영 면에 대해 진흥원이 책임을 진다면 좋겠다. 그러나 그것도 쉽지는 않을 듯하다. 장상문 초대사장이 그랬듯이 진흥원 이사장이 불교방송 사장을 겸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사장복무규정 같은 것은 필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