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뿌린대로 거두니 뿌릴때 신중히<br>이상은 높게 그러나 현실은 땅에!
이학종 urubella@naver.com 2010-11-15 (월) 14:32
4컷, 6컷, 또는 8컷 만화로 구성된 교훈과 감동이 담긴 이야기 만화책이 나왔다. 책의 이름은 『공감』(솔바람)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깨닫게 되는 일상에서의 이치를, 마치 삽화 같은 간결한 그림과 이야기로 담아냈다. 읽는 순간 아하! 하면서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기지와 해학이 책 전편에 가득하다. 그 은유와 유머는 격조와 품위를 잃지 않으면서도 재미와 풍자를 담아내는 데 성공하고 있다.
이 책은 눈앞의 현실에 급급해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우리들에게 잠깐씩 생각의 쉼터를 마련해주기도 하고, 간결하면서 짤막하게 구성된 이야기 속 주인공들의 생각을 통해서 우리들의 단편적이고 말뿐인 일상을 되돌아보게 해준다.
작가 강병호와 지현도, 김범수 씨는 이 책을 통해 이렇게 말한다.
“세상은 좋은 말이 없어서 어지러운 게 아니라, 그 좋은 말을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하며 살아가기가 어렵기 때문에 어지럽다”고. “그래서 만화 『공감』을 통해 우리들이 일상을 살아가면서 실천의 전 단계로 그 말이 지니는 의미를 잘 이해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각각의 이야기가 담고 있는 좋은 말들의 의미를 재해석하는 동시에 만화적 재미를 더해 사람들과 함께 생각을 나누고자 노렸했다”고.
이 책은 단숨에 읽는 책이 아니다. 한 편 한 편 그 그림과 글에 담긴 의미를 되새기면서, 음미하면서 읽어가는 책이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책의 주인공과 하나가 되고, 책의 이름처럼 책을 만든 저자의 의도를 절로 ‘공감’하게 된다.
두 명의 수도승이 등장해 낮에는 좌선을 하고 밤에는 잠을 자는 이야기 편을 살펴보자. 낮에는 수행, 밤에는 잠을 잘 자는 수행승과 낮에도 밤에도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는 수행승을 비교하며, 낮에는 수행하고, 밤에는 잠 잘자는 수행승에 비해, 밤에도 잠을 자지 못한 채 뒤척이는 수행승을 빗대어 ‘꿈속에서조차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가련한 중생들이여’라는 정문일침의 ‘말후구’를 달아놓았다. 마치 “밥을 먹을 땐 오직 먹을 뿐!”이라며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사는 것이 참선이요 참수행임을 가르쳐준 숭산대선사의 일할을 떠올리게 하는 내용이다.
이렇듯 이 책에는 80편의 만화와 거기에 닮긴 짦막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각각의 이야기마다 그 말미에 교훈이 되는 말을 담고 있어, 독자들로 하여금 다시 한 번 이야기의 내용을 생각해보고 공감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였다. 마치 한 편의 고사성어나, 교훈이 담뿍 담긴 금언집을 읽은 느낌이다.
*기획제작자 ‘스튜디오 돌’은?
스튜디오 돌은 강병호, 지현도, 김범수 3인이 모여서 일하는 만화창작집단으로 지금까지 <하수와 고수>, <올빼미 서당 1·2>, <자장면과 바나나>, <만화로 배우는 부처님의 지혜>, <물도깨비의 눈물>, <안단테안단테> 등의 많은 책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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