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십현담요해』언해본은 ‘간경도감’에서 간행된 15세기 말의 경집류의 언해가 아니라 16세기 전반기에 드물게 언해된 선종서적으로 그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조계종 문화부 이분희 행정관은 “한글판으로 작성됐다는 것은 대중적으로 보급하기 위한 목적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불교사적으로 중요할 뿐만 아니라 16세기 국어를 연구하는 데도 크게 도움일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십현담』은 당나라의 동안상찰(同安常察 : ?~961) 선사가 저술한 10가지 게송으로 동안 상찰스님은 조동종 구봉도건 선사의 법사이며, 이후 법안종의 법안문익(法眼文益 : 885~958) 선사가 주석을 달았다.

우리나라에서는 매월당 김시습(金時習 : 1435~1493)이 성종 6년(1475)에 다시 주를 붙여 『십현담요해』를 지었으며 언해본에는 “성화 을미년 도절(桃節) 재생패(哉生覇)에 청한자(淸寒子) 필추(苾芻) 설잠이 폭천산(수락산 기슭 폭천정사)에서 주를 쓰다”라고 서명되어 있다.

성화 을미년은 조선 성종 6년인 1475년이고, 도절 재생패는 3월 16일로 김시습이 41세 때 저술한 것을 알 수 있다.

이 『십현담요해』 언해본은 1548년(명종 2년) 강화도 정수사에서 판각된 것으로 『십현담요해』가 한문으로 쓰여 지고 난 73년 후의 일이다.

원택스님은 “이번에 성철 스님 서책을 정리하면서 귀한 고서와 언해본들을 발견하여 서지학자들에게서 자문을 의뢰하고 있다”며 “검토 결과 그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으면 문화재지정 신청을 해서 후손들에게 소중한 유산을 잘 전하도록 애쓸 생각이다. 그리고 언해본들은 영인하여 관련 국어고문학자님들의 연구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원택스님은 또 “10월 8일 오후 1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되는 성철스님 열반 16주기 추모학술회의에서 『십현담요해』 언해본에 대한 다양한 연구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학술회의에서는 서울대 국문과 박진호 교수가 ‘『십현담요해』언해본의 국어학적 가치’를 발표하는 등 4~5명의 학자들이 관련 주제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