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의 헌법재판소장 격인 법규위원회 신임위원장에 화범 스님이 선출됐다.

크게보기조계종 법규위원회는 12월 2일 오후 1시 30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제52차 회의를 열고 위원장 호선 등 6건의 안건을 논의했다.

법규위원들은 지난 51차 회의에서 결의된 법규위원장 불신임 안에 대해 중앙종회가 법률적으로 타당성이 없다고 지적한 데 대해 “위원장 선출은 법규위원회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므로 해임 또한 가능하다”며 “해임 권한에 대해서는 여러 법적인 해석이 가능하지만, 절집 안에는 대중공사라는 불문율이 있는 만큼 대중의 불신임이라는 방법을 통해 위원회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또한 “법규위원회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 새 위원장을 뽑되 임기는 2년으로 하자”고 합의했다.

이에 따라 화범 스님이 만장일치로 위원장에 선출됐으며, 간사는 성천 스님이 계속 맡기로 했다.

이날 신임위원장이 선출됨에 따라 법규위원회는 그동안 처리하지 못했던 6건의 안건들을 무더기로 논의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을 끈 안건은 탄우 스님(안상수) 제적멸빈 징계 무효 심판건이었다.

무려 2년을 끌어오며 법규위원회의 갈등으로 이어졌던 이 사건은 안상수의 제적처분이 적합하며, 이미 제적 처분된 전직 승려에게 호계원이 다시 멸빈이라는 징계를 내리는 것은 무효라고 최종 결론지어졌다.

탄우 스님은 2005년 3월 조계종 총무원 종무회의에서 승려법 제54조 3항을 근거로 제적처분 받았다. 종헌 제54조 3항에는 “총무원장은 종법에서 위임받은 사항과 종법을 집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종령을 발할 수 있다”라고 명시돼 있다.

2005년 당시 총무원장 법장 스님은 탄우 스님의 승적이 위조됐음을 이유로 제적처분을 내린 바 있다. 탄우 스님은 71년에 출가해 사미계, 비구계를 모두 받고 군대에 갔다온 후 다시 입산하지 않고 결혼을 해 가정을 꾸리고 살다가 이혼을 하고 81년에 다시 통합계단에서 사미계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스님은 85년 당시 승적에 76년에 입산한 비구승으로 기재했다. 이 사건이 뒤늦게 밝혀져 탄우 스님은 승려 신분으로 결혼 및 자식 취득, 허위문서 기재, 사회법에 고발 등 6가지 사유로 총무원장 직권으로 제적처분 당했다. 뒤이어 호계원은 탄우 스님에 대해 멸빈 조치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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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탄우 스님은 자신을 종헌 제54조 3항으로 제적처분한 것은 이 조항이 신설되기 전의 사항을 소급 적용한 것이고, 제적처분 받을 당시 중앙종회의원 신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중앙종회의 동의없이 제적처분이 되었으며, 호계원의 심리가 진행될 당시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어 심리에 출석하지 못했고, 재심청구도 하지 못했으므로 자신에 대한 징계는 부당하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법규위원회는 “탄우 스님은 파계를 한 뒤 승려자격을 상실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계속 승려노릇을 해왔으므로 이는 부진정소급에 해당되므로 제적처분은 종헌에 위배되지 않으며, 제적처분은 종회 동의건이 아니므로 이 또한 문제될 것이 없고, 이미 제적처분해 승려자격이 없는 자에게 호계원이 또다시 멸빈은 내린 것은 법적 근거가 없으므로 원천 무효”라는 결론을 내렸다.

법규위원회는 또 범어사 주지선거에 참가한 산중총회 구성원 중 33인이 선거권이 없는데 선거에 참여했으므로 주지선거는 무효라는 덕륜, 광탄 스님의 소청에 대해서는 “선거관리위원회에 동시 제출해 이미 결론이 난 안건이고 또한 법규위원회의 관장사항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각하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