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스리랑카에서 불사리탑 포교를 진행했다. 정치적 관계를 통해 포교에 접근하다 보니 일본을 알리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일본불교에 대한 아무런 신심도 생기지 않는다. 외국에서의 포교활동에는 그 나라의 승려 또는 국민을 매개로 하는 것이 좋다.”

조계종 사회부가 11월 26일 개최한 ‘한국불교세계화를 위한 국제정책세미나’에서 ‘스리랑카 불교와 한국불교계의 현지포교 및 교류방안에 대해’를 발표한 스리랑카 시암종파 아스기리아 종단 난다라타나 스님은 “해외포교는 대중을 향한 직접적인 방식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크게보기난다 스님은 콜롬보 스리자야와르다나푸라 국립대학을 졸업한 뒤, 동국대 불교대학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은 승려로, 한국과 스리랑카 불교간의 가교 역할을 오랫동안 담당해온 인물이다.

난다 스님은 “대중을 향한 포교를 위해서는 대상국의 문화와 정체성 또는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해야한다”며 “스리랑카인들은 빨리어 경전 외의 경전을 비불설이라 여기는 점, 가사를 제외한 승복이 없으며 승려는 밤낮 가사를 걸치고 수행생활을 해야 한다는 사고방식, 철저한 계율주의 사고방식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이어 “한국불교가 스리랑카에서 포교할 때는 영가제사, 방생법회, 한국부처님을 스리랑카에 모시는 것, 한국불교음악회, 자원봉사자 파견을 통한 한국어와 컴퓨터교육 등의 방법이 효과적일 것”이라며 “양국간 불교의식은 다르지만 영가제사와 방생법회는 스리랑카에서도 보편적인 불교의식”이라고 설명했다.

또 난다 스님은 “한국불교는 북방불교 특히 대승불교의 중심지이며, 스리랑카 불교는 남방불교 특히 상좌부불교를 강하게 신봉하는 나라 중 하나”라며 “양국간 사상의 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스리랑카 현지인을 교육시키고 그 사람을 통해 현지포교 및 교류를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이날 토론을 맡은 서울불교대학원대 정준영 교수는 “스리랑카 불교와 비교해 한국불교의 장점을 찾아내는 것이 우선인데 스리랑카는 최근 불교학자의 배출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젊은 인재들에게 한국불교를 가르쳐 불교학자를 배출시키는 것이 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정 교수는 또 “스리랑카 사람들이 TV나 인터넷보다는 라디오에 친숙하기 때문에 라디오를 통해 한국불교를 홍보하는 것도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에서 ‘베트남과의 불교교류 및 포교’를 발표한 ‘베트남연꽃마을사람들’ 대표 수원 스님은 베트남 불교현황에 대해 소개했다.

수원 스님은 “베트남은 남방불교가 대부분인 동남아시아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특이하게 남북방불교가 공존하고 있는 지역”이라며 “한국불교와 베트남불교의 유사점을 활용해 교류를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베트남 중앙 간부들 중에는 불교신도가 많은데 한국을 방문할 때 기독교인이 안내하는 경우가 있어 불편함을 토로하곤 한다”며 “한국불교계가 베트남 간부들의 안내를 맡는다면 불교뿐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도 효과적인 교류방법일 것”이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