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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훌륭한 문화재라도 시간의 벽 앞에서는 허물어지기 마련이다.

사찰의 문화재들이 색이 바래거나 형태가 허물어지고 손상될 때 본래의 모습으로 복원하기 위해 스님들은 부단히 노력을 기울인다.

이런 노력을 통해 칙칙했던 문화재가 화사한 모습을 드러내면 화려함에 감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 모습을 바라보는 문화재 전문가들은 안타깝기만 하다. 복원이라는 이름으로 문화재의 원형은 사라지고 새로운 창작물만이 남았기 때문이다.

문화재를 보존하거나 복원한다는 것이 일견 마땅해 보이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들도 생겨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진단하기 위해 11월 22일 불교중앙박물관에서 ‘문화재건조물 채색과 벽화의 보존수복’에 관한 한일국제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인천국제터미널 문화재감정관실 박도화 연구원은 ‘한국사찰벽화의 현황과 보존수복의 역사’를 통해 문제점을 진단했다.

크게보기박도화 연구원은 “사찰벽화의 손상원인은 자체의 구조적 결함, 건물의 퇴락, 주변환경 등이고 이러한 손상을 보수 혹은 은폐할 목적으로 개채(改彩)하거나 이물질을 도포하기도 하는 인위적인 손상도 보여진다”며 “예를들면 봉정사 극락적 후불벽화의 영산회상도와 순천 동화사 대웅전 후불벽 뒷면 괌음보살도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밝혔다.

박도화 연구원은 “사찰벽화의 보존처리는 주로 사찰건물 수리 시에 행해져왔으며 무위사 극락전과 통도사 영산전의 벽화처럼 벽화만을 위한 보존처리는 극히 드문 사례”라고 설명했다.

박도화 연구원은 “최근에는 과학적 방법으로 벽화를 보존처리하기 시작했으며 금산사 미륵전, 쌍계사 대웅전, 봉정사 대웅전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지만 수덕사 대웅전과 개심사 대웅전의 벽화는 보존의지와 관리부족으로 방치 내지 폐기 됐다”고 말했다.

박도화 연구원은 “과학적 방식 점차 도입되고 있으나 보존처리 전문인력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라며 “보존처리의 방법과 범위에 대한 논의, 채색 작품의 성질상 안료의 개발, 복원전문가의 육성 등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박도화 연구원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일본 강고지 문화재연구소의 야마우치 아키라 박사는 “벽의 균열과 박리부분의 강화와 접착에는 유기용제 가용성 아크릴수지의 사용이 효과적이었으며, 벽의 파손부분 보충에 의한 강화처치에는 아교를 이용했다”고 ‘통도사 영산전 다보탑벽화의 보존수복의 의의’를 발표했다.

야마우치 아키라 박사는 “보존수복에는 적합한 아교를 구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나 오늘날에는 적합한 아교를 구하기 힘들다”며 “아교의 생산연구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일본 닛코사사문화재단보존회 사와다 료지 연구원이 ‘닛코의 건조물 채색 복원 사례’를 소개했고 건국대학교 한경순 교수가 ‘한국 사찰벽화에 적용된 고착제 연구’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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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발표 후 워크샵에서는 일본 수복연구소21의 무라마쯔 연구원이 실리콘 판과 전기인두를 이용한 채색수복기법을 선보였고, 강고지문화재연구소의 키노시타 마사요 연구원의 지도로 아교에 의한 채색의 강화와 접착 실습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