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교계에서는 육식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오계 중 하나인 불살생 계에 어긋난다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부처님 당시 인도의 불교교단에서는 육식을 금한다거나 허락한다는 단서를 두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까지 상좌부권과 티벳불교에서는 육식을 허락하고 있다. 하지만 농경문화권인 중국에 이르러 대승불교는 광범한 의미의 불살생계를 지키기 위해 육식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게 됐다.

따라서 불교도는 지역과 문화에 따라 육식을 하는 경우도 있고,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상좌부권과 대승권은 육식에 대한 기본 관념까지 다른 것일까. 육식에 대한 다양한 불교전통과 더불어 환경생태학·문화인류학·의학 등 제반 학문의 관점에서 육식문화를 폭넓게 논의하는 국제학술대회가 열린다.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11월 29일 동국대 법과대학 모의법정실에서 ‘육식문화,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일본 동양대학 이와이 쇼우고(岩井昌悟) 교수가 ‘초기 불교에 있어서의 육식의 긍정’을 스리랑카 콜롬보대학 아상가 틸라카란 교수가 육식의 테라바다적 관점을, 중국 사회과학원 황샤니엔(黃夏年) 교수가 ‘삼매수참의 육식관’을 동국대 허남결 교수가 ‘환경윤리학적 관점과 육식의 문제-‘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위’ 관점을 중심으로’를, 동국대 고영섭 교수가 ‘한국불교에서의 계율과 육식’을, 동국대 김동일 교수가 ‘육식과 질병발생 및 인간수명에 대한 고찰’을, 한양대 박정진 교수가 ‘문화상징주의와 문화유물론의 조화’를 발표한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쇠고기파동 이후 우리 삶의 필수적이지만 치명적인 존재로 다가오고 있는 육식의 문제를 불교적 관점에서 다양하고 폭넓게 접근하는 세미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