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보기

“촛불이 꺼지지 않고 아름답게 진화시키는데 종교인이 필요하다. 생명의 귀하게 여기는 것이 평화의 기초라고 믿는 종교라면 우리는 어떤 희생을 각오하고라도 촛불을 들어야 한다.”

7월 30일 시국법회추진위원회가 ‘제1차 대중공사-촛불의 진화(進化)를 위한 성찰’을 열었다.

토론자로 나선 광우병기독교대책위 공동집행위원장 방인성 목사는 “모든 종교가 추구하는 공동의 선은 생명과 평화”라며 “촛불함성에 종교단체가 가장 뒤늦게 참여하였다는데 부끄러움을 갖는다”고 말했다.

방 목사는 또 “개신교 목사로서 현 보수 기독교의 정치권력 야합으로 이명박 장로 정부 탄생에 주역이 되어 종교 편향 등 갖가지 갈등을 일으키는 것에 부끄러움을 갖는다”고 밝혔다.

방 목사는 “종교란 과거와 현재에 숨어있는 함정에 빛을 비추어 주는 등불이 되고 미래에 희망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며 “이번 촛불 정국은 종교계가 정의와 진리를 위해 설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말했다.

‘생명과 평화’로 기조발제를 한 김지하 시인은 “불교 최고 최대의 경전은 화엄경이고 일체의 억압과 폭력을 배제하자는 평화의 실천이 화엄사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지하 시인은 “화엄사상은 모든 개체들이 무한연관관계를 갖고 근본적으로 연기한다는, 우주는 거대한 그물이며 모든 존재는 수많은 그물코로서 그물운동을 하고 있다”며 “우주그물, 그물코, 그물운동을 생각한다면 무언가 가슴에 와 닿는 게 없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김지하 시인은 “촛불의 주체는 네트워크세대”라고 말했다.

김지하 시인은 “화엄사상은 우주생명의 실상에 맞게 세상을 평화적으로 개벽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를 ‘화엄개벽’이라고 불러보자”고 주장했다.

김지하 시인은 “촛불세대는 안팎의 형편으로 보아 부득이 국면전환을 시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화엄개벽의 이상을 추진하여 삶의 활동이자 새 문명사창조운동으로 써 큰 깨침을 이루어 참말 세상을 한번 근본적으로 바꿔 보자”고 말했다.

이날 대중공사에는 서울대학교 우희종 교수가 ‘생명과 꽃불’을 내부발제로 해 “열린 관계에 대한 철저한 ‘깨어있음’을 통해 전체가 불이(不二)가 되는 사랑의 세계를 향해 경건히 기다림의 자리에 서자”고 당부했다.

토론자로 나온 팔리문헌연구소장 마성 스님은 “촛불문화 확산의 걸림돌은 본질을 왜곡시키는 전술을 구사하는 보수 언론과 불교계의 보수단체와 보수 성향을 띤 승려들”이라며 “호국불교라는 미명아래 정치권력과 결탁하는 것은 붓다의 가르침을 왜곡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성 스님은 또 “불교도들은 지금보다는 더욱 더 적극적으로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고 사회문제를 불교적 관점에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참여불교재가연대 박광서 공동대표는 “공허함이 있는 곳엔 냉소와 단절이 있지만, 공명이 있는 곳엔 변화와 통합의 물결이 있다”며 “촛불은 자율적인 공명이고 독선을 녹이는 힘”이라고 말했다.

시국법회추진위원회는 8월 하순 ‘헌법과 한국불교, 그 미래지향적 교호작용’을 주제로 2차 대중공사를, 9월 중순‘보살로서의 시민, 시민으로서의 보살’을 주제로 3차 대중공사를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