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0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선거를 10일 앞두고 교육감후보 초청토론회가 7월 22일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됐다.

전국교육경영직불자연합회(푸르나), 서울경인교사불자회, 파라미타청소년협회, 대한불교유아교육협회,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의 공동주최로 열린 이번 토론회에는 공정택, 김성동 후보를 제외한 4명의 후보자들이 참여했다. 공정택 후보는 “일정상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으며, 김성동 후보는 행사 직전까지 참가의사를 밝히다 끝내 토론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네 후보의 토론현장을 지면으로 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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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자 질문: 교육감 선거에 나서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기호 3번 박장옥 후보: 동국대 수학과를 졸업한 후 명성여고와 동대부고, 동대부중 교장을 거치면서 지난 4월까지 직접 수업을 했다. 학생들의 고통을 아버지, 할아버지로서 함께 느끼면서 이들을 위해 교육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할아버지나 아버지가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에는 좌파나 우파가 없다. 교육정책들은 전문가들의 검증을 받아서 실천하도록 하겠다.

기호4번 이영만 후보: 무너진 교실, 땅에 떨어진 교권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어서 출마했다. 나는 일선교사에서 교감, 교장, 장학관까지 교육계 전반을 경험했고 스스로 진짜 청렴한 교육자임을 자부한다. 서울의 교육을 살리고 저소득층 장애인들의 교육혜택을 확대하는 한편 평생교육, 재교육 나아가 일자리 창출까지 이루어지는 속이 확 풀리는 정책을 펼치겠다.

기호5번 이인규 후보: 최근에 들어 교육원칙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경험을 했다. 나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반대하기 위해 나섰다. 동시에 전교조의 교육도 심판받아야 마땅하다. 이들 모두를 심판하기란 사실상 쉽지 않다. 그러나 관료적인 구조, 이기주의가 함께 척결되기 위해서는 학부모와 깨이신 분들이 나서야 한다. 교육 원년을 새로이 세우겠다.

기호6번 주경복 후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우리의 교육은 입시지옥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을 정도로 황폐화되고, 아이들은 경쟁교육에 휘몰리게 되었다.

나는 20년간 교육운동을 전개해왔다. 잘못 추진된 정책을 바로 잡고 아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키워주고자 출마했다. 좋은 교육행정을 펼쳐보이겠다.

※교육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박장옥: 교육이란 목적을 정하고 그 목적에 맞는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다. 교육을 성공적으로 이끌려AYS 좋은 정책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사랑과 열정이 있어야 한다. 남을 변화시키려면 먼저 향기있는 인간이 돼야 한다.

이영만: 1949년 12월 31일에 제정된 교육법에는 교육이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처럼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인간을 양성하는 것이 교육이다. 학부모와 학생에게 감동을 주는 데 바로 교육의 목적이 있다.

이인규: 교육은 교수와 학습, 즉 가르치는 것과 가르침을 받는 것으로 나뉠 수 있다. 전자를 강조하는 교육은 가짜 교육이다. 가르치는 것만 강조되다 보면 조화로운 성장을 이룰 수 없다.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내적 성장을 이루어나가는 것, 이것이 진짜 교육이다.

주경복: 건강하고 자유로운 인격화,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쌓아가는 과정이 바로 교육이다.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붕괴된 원인, 그리고 사교육을 살리고 공교육을 살리는 방안은 무엇인가.

크게보기박장옥: 나는 무엇보다 교사들의 자긍심이 회복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믿는다. 학교가 황폐화된 첫 번째 요인은 교사들의 자긍심이 바닥에 떨어진 데 있다. 예전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교사가 노동자로 전락했다. 8시간 노동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학교를 황폐화시켰다. 학생지도에는 시간이 초월돼야 한다. 나는 동대부중 교장을 역임하면서 아이들의 낮시간은 학교에서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아이들의 탈선율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그러자 지역주민들은 동대부중을 남녀공학으로 바꿔야한다며 성원을 보내주었다. 나는 여기에서 하나의 성공을 확인했고, 그 지역 여건에 맞는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이것을 서울 전지역으로 확대해가면 된다. 또한 우수 외부강사를 초빙해서 수업도 시켜봤다. 하지만 학교 선생님들이 외부강사들보다 훨씬 더 유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교사들이 신나서 일할 수 있도록 배려만 해준다면 여러 측면에서 훨씬 이익이라는 사실을 경험으로 확신한다.

이영만: 평등교육의 이념이 잘못 도입돼 있기 때문이다. 방과후 특기적성 교육, 영어무상교육을 통해교육의 기회균등을 확실히 살리겠다.

이인규: 학교를 경쟁시킬 것인가, 아이들을 경쟁시킬 것인가. 지금의 교육은 아이들을 경쟁시키는 상황으로 몰고 있다. 아이들 앞에서 학교와 교사들을 경쟁시켜야 한다.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친절해지면 아이들이 사교육을 받을 필요가 없게 된다. 나는 공약으로 ‘창의형 자율학교’와 교육평가모형의 적용을 제시했다. 이는 물론 교육관료들이나 교사들의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 그러나 학부모들이 힘을 합하면 이루어낼 수 있다.

주경복: 공교육이 황폐화된 원인은 입시제도에 있다. 입시가 너무 경직돼 있고 대학이 서열화되다 보니 고등학교 교육은 단순 경쟁교육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점수따기에 급급하고 학원으로 몰리는 현상이 바로 여기에서 비롯된다. 나는 학생들이 어른들만큼 충분히 자고 어른들이 출근하는 시간인 9시쯤에 학교에 등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아이들은 즐겁게 놀고 먹으며 공부해야한다. 나는 세계 최고의 모델로 알려진 핀란드형 교육모델을 개선해서 한국형 수업모델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현정부는 특목고와 국제형 중학교 설립들을 통해 고교다양화 추진을 역설하고 있다.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어떤 정책을 도입할 것인가.

박장옥: 21세기는 지식기반사회이다. 30년간 지속된 평준화는 오히려 경쟁원리를 부각시키는 효과를 낳았다. 고교자율화 조치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한다. 하지만 교육과정 운영이나 전형에 대해서는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 나는 과학고나 특목고에 자식을 보내는 어머니들이 결과적으로는 자식을 고생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과학고에서는 사회탐구 과목을 가르치지 않기 때문에 이는 개인이 모두 감당해야 한다. 특목고만 가면 다된다는 생각은 틀렸다.

크게보기이영만: 서울과학고 교감을 해봐서 특목고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한다. 1명이 1만명을 살리는 교육이 있다면 1명이 1만명을 잡아먹는 교육이 있다. 특목고가 그렇게 돼서는 안된다. 설립 목적대로 하면 지원하고 그렇지 않다면 그 학교는 정리해야 한다. 자립형 사립고등학교, 국제중학교 모두 원칙적으로는 찬성한다. 그러나 현재의 특목고들이 설립목적에 맞지 않는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이인규: 현정부의 자립형사립고 및 고교다양화 정책은 ‘귀족학교’를 양성하자는 것이다. 국제중학교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나는 창의적 자율학교를 운영해 입시지옥과 사교육을 유발하지 않는 고교 다양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주경복: 특목고는 원래 외국어 영재와 과학 영재를 양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이들이 입시학원으로 변질됐다. 이를 정상화시키고 여기에 따르지 않는 학교는 제재를 가해야 한다. 최근 일부 특목고는 1년에 1500만원 정도의 수업료를 내야 한다고 들었다. 공립학교에서도 그만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정책을 펼쳐야 한다.

※원어민 교사확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박장옥: 영어교육이 듣고 말하는 쪽으로 가야한다는 데는 동의한다. 하지만 공교육 내에서 영어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초등학생이 한달에 80만원씩 내고 영어사교육을 받는다는 게 말이 되나. 내가 교육감이 되면 서울영어교육원을 설립해 공교육에서 영어교육을 전담하도록 하겠다. 조기유학생 및 어학연수생 흡수를 위한 교육과정을 개편 운영하고 교육청 소속 수련원 세 곳을 영어마을로 개편해 장단기 과정을 운영할 것이다. 또한 2010년까지 1학교 1원어민교사 배치하고 영어교사의 수업능력 제고를 위한 해외연수를 실시하겠다.

이영만: 원어민 교사확충에 반대한다. 영어선생님들을 6개월간 별도로 교육해보니 원어민 교사들을 초청하는 것보다 훨씬 잘하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원어민 교사를 확충하는 것보다 이들을 교육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이인규: 원어민 교사확충보다는 교환학생제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주경복: 원어민 교사는 필요하다. 그러나 어떤 원어민이냐가 문제다. 이들에 대한 과학적 분석과 이들을 평가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

※최근 한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청소년 5명 중 1명꼴로 정서가 불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인성교육 어떻게 시킬 것인가.

박장옥: 동대부중과 부고에서는 아침에 약 3분간 선정시간을 갖는다. 이것이 별도의 종교교육은 절대 아니다. 다만 3분간 어제 일을 반성하고 오늘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조용히 정리하는 마음 가다듬는 시간인 것이다. 이를 실시한 결과 동대부중, 부고가 위치한 지역민들로부터 많은 격려와 칭찬을 들었다. 아이들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지만 그 실수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됐다는 평가였다. 학교 내에서 명상시간, 묵상시간을 갖게 하고 인성교육을 강화할 수 있는 여러 방안들을 마련할 것이다.

크게보기이영만: 인성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적극 찬성한다. 여러 단체의 다도, 명상, 심성프로그램 등을 학교현장과 연결시키는 방안을 마련하겠다.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이제는 지식사회로 변화했다. 이제는 영성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이인규: 나는 이미 청소년들에게 실시할 수 있는 인성 프로그램을 무료로 개발해 전국 중등학교와 고등학교에 보급한 바 있다. 아이들이 내면의 지혜를 발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내가 교육감이 되면 인성교육 여부를 학교평가에 반영해 이를 의무화시킬 예정이다.

주경복: 요즘 청소년들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무척 힘들다. 촛불집회에서 ‘잠좀자자’ ‘밥좀먹자’라는 구호들이 나오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학생들을 옥죄는 제도를 풀어주고 다도나 명상, 정신훈련 프로그램들을 도입해 일선학교에 보급하겠다.

※급식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박장옥: 사랑이 담뿍 담긴 엄마도시락이 제일 좋다. 하지만 엄마들이 반대할 것이라 생각한다.(웃음) 학급수가 적은 학교는 직영이 가능하지만 3000명 정도가 급식을 하는 학교에서는 직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큰 학교는 위탁을 하되 보완장치가 필요하다. 지역교육청 내 학교급식 지원센타를 운영하고, 1교 1촌 자매결연으로 안전하고 투명한 식자재를 확보하는 한편 식재료 구매, 운송, 보관, 조리과정을 전면 공개할 것이다. 또 학부모 상시 점검단을 유료로 운영하겠다.

이영만: 전문가와 시스템을 갖추어 안전한 급식을 꼭 마련하겠다.

이인규: 서울미술고에 재직할 때 직영농장, 직영급식제를 운영한 바 있다. 교육감이 되면 이 제도를 확대운영할 계획이다. 11개 구청별로 직영제휴농장이나 직영급식소를 운영해볼 요령이다. 또한 서울교육청농산물인증제 모델도 도입하겠다.

주경복: 교육청에서 급식지원센터를 직접 운영하겠다. 지역 교육청을 2-3개 단위로 묶어 친환경, 국산으로 이루어진 좋은 식단 점검을 하겠다. 현재 대부분의 학교가 급식을 위탁운영 하는데 학교가 직영해야 한다. 하지만 교장이 이를 직영하면 관리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를 교육청이 지원해야 한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산 쇠고기로 전국이 떠들썩한데 누가 교육감이 되든, 만약에 내가 교육감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반드시 교육청이 직접 급식을 운영하는 제도를 정착시켰으면 좋겠다.

※학생들의 인권이나 종교적인 자유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를 갖고 있나.

박장옥: 학교는 종교중립성을 지켜야 하며, 어린 학생들에게 강제적인 종교 강요는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 불교, 천주교, 개신교 등 전문성을 갖춘 장학사를 선발해 종교교육이 가능하도록 배치하겠다.

이영만: 2010년 시행되는 학교선택제에 있어서 종교 선택을 1순위로 배치할 것이다.

이인규: 종립학교라는 제도와 학생의 종교는 충돌할 수밖에 없다. 아이에게 종교선택권을 주는 창의형 자율학교 운영이 그래서 더욱 필요하다. 종립학교에서 편파적으로 종교교육이 이루어진다면 위법행위로 간주하고 강력히 대처할 것이다. 하지만 종교가 지닌 철학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보편적인 종교성 교육은 어떻게든 실현시켜야 한다.

크게보기주경복: 종교문제는 양면성을 띄고 있다. 특정종교를 믿게 하기 위해 다른 종교를 배제하는 것은 안되지만 종교의 건학이념을 구현하는 정책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유치원부터 특정종교가 강요되고 있는데 이러한 종교편향이 안되도록 노력하겠다.

※교장공모제, 교원평가제에 대한 견해는.

박장옥: 교장공모제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초빙교장제만 잘 활용해도 충분하다. 국공립학교에서는 교사들을 점수화시켜 이를 승진에 반영하는데 이 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학교에서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치는 이들은 교장, 교감이 될 수 없고, 점수에만 연연해 하는 이들이 교장 교감이 된다. 이것부터 바꿔야 된다. 초빙교장제를 통해 검증을 거쳐 인력을 뽑고, 그 인력을 잘 활용하면 된다.

교원평가는 당연히 실시돼야 한다. 하지만 성적뿐만 아니라 종합적 평가가 돼야 한다. 학원강사와 학교교사의 차이점은 지식뿐만 아니라 인성을 가르친다는 점이다. 만약 교원평가를 거부하는 교사는 자신감이 없는 사람이다. 반드시 교원들이 앞장서서 평가하고 평가받자.

이영만: 교장공모제를 잘 활용만 하면 좋은 제도이나, 이것이 현재 악용되고 있는 것이 문제다. 개방형 교장이든 내부형 교장이든 모두 좋지만 자기 지위를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

교장평가가 이루어지면 교원평가는 당연히 이루어지게 된다. 수업 잘하는 교사가 존경받아야 마땅한 것 아닌가.

이인규: 공모형 교장이 대거 확대되면 열린 학교가 가능해진다. 창의형 자율학교가 되면 입시경쟁이 없어지고, 대신 의미 있는 여러 줄 세우기가 가능해진다. 교원평가제, 학부모 만족도 조사를 실시해 교사와 교장 모두 당연히 평가받아야 한다.

주경복: 교장공모제에 찬성한다. 여건이 주어진다면 선출보직제도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대학총장처럼 선출제로 뽑고, 임기가 끝나면 평교사로 돌아오는 것이다. 하지만 2년 임기내에 교장공모제를 추진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어 보인다. 부작용이 많을 것이다. 공모제가 잘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제대로 된 교육평가가 이루어지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현정부가 말하는 계량화된, 그리고 단순문답형 교원평가는 보완돼야 한다. 전문성과 책무성을 평가할 수 있는 제3의 모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