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형쌍불로 알려진 해인사 비로자나불의 복장유물을 주제로 한 특별전시 ‘서원(誓願)’전이 8월 2일부터 31일까지 한 달 간 해인사 성보박물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출품유물 총 33건 38점이 공개된다.

이번 특별전은 2007년 4월 해인사성보박물관 재개관 전시인 목판특별전 ‘唯一’에 이어 동형쌍불에서 나란히 발견된 복장유물을 공개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기획되었다.

2005년 불상개금 시 법보전비로자나불의 내부묵서의 발견으로 인해 중화(中和) 3년(883)이라는 절대연대를 통해 현존 유일의 신라목조불상으로 알려져 그 가치는 더욱 높다. 해인사 성보박물관은 동형쌍불에서 거의 흡사한 종류와 원형에 가까운 상태로 발견된 복장유물들은 그 불교사적 가치가 매우 뛰어난 것으로 유례가 드문 유물들을 한 눈에 보는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발원자의 염원을 담아 납입한 복장물은 고려시대의 전적류와 조선시대 복장유물을 통해 당시 불교문화의 장엄함을 느낄 수 있으며 학계의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의 전적류와 조선의 공양구(후령통), 그리고 고려·조선의 복식직물류 등은 한국불교미술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시는 법보종찰 해인사와 복권기금위원회가 후원했다.

주요전시물은 다음과 같다.

☐ 감지금니문수최상승무생계법 紺紙金泥文殊最上乘無生戒法

1992년 대적광전비로자나불 개금불사 때 발견된 복장물 중 하나로 1326년(충숙왕 13년)의 사경이다. 인도의 승려인 지공(指空)이 고려에 와서 수제자 각경(覺慶)에게 준 계첩이다. 무생이란 열반의 의미로 경 첫머리에 변상도를 금니로 그렸으며 경 끝에 지공의 친필로 보이는 수결이 있다.

☐ 요선철릭 腰線帖裏

1992년 대적광전 비로자나불 개금불사 때 수습된 복식이다. 14세기 중반 이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요선철릭은 허리아래 부분이 주름치마 형태로 활동하기 편리하게 만든 옷이다. 고운 모시로 만들었으며 분홍색 기운이 엷게 감도는 날렵한 형태다. 치마 앞쪽의 안자락 내측에 “年十五 宋夫介 長命之願” 이라는 묵서(墨書)를 통해 옷의 주인이 15세 송부개 임을 알 수 있다.

☐ 반야바라밀다심경 般若波羅密多心經

해인사비로자나불 복장에서 묵서(墨書)와 주서(朱書)로 쓰인 『반야바라밀다심경(般若波羅蜜多心經)』이 발견되었다. 대적광전(大寂光殿) 경전은 제첨과 발원문이 묵서로 쓰여 있는데, 법보전(法寶殿) 경전은 주서로 제첨과 발원문을 쓴 점은 다르다. 같은 경전의 발원문을 다른 색으로 쓴 점은 살아있는 사람을 위한 것과 돌아가신 분을 위한 것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후령통 喉鈴筒

후령통은 똑같은 형태의 2점이 나왔는데, 동에 은박을 입혔다. 불복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후령통은 현재까지 알려진 후령통 중 가장 크다.(33.3, 33.8cm) 특히 뚜껑부분의 긴 후혈(喉穴) 주위를 오방색 비단으로 두텁게 감싼 형태는 알려진 후령통 중에는 유일무이하다.

☐ 발원문

후령통 안에 황초폭자(黃綃幅子)에 묵서로 쓴 황명홍치삼년경술해인사기(皇命弘治三年庚戌海印寺記)와 청초홍서중수발원문(靑綃紅書重修發願文)이 있었다. 청초홍서중수발원문에는 1488년에서 1490년 사이에 이루어진 해인사 중창불사와 함께 불상수보와 관련된 내용이 보인다.

☐ 조선 저고리

해인사비로자나불 두 구의 후령통 안에서 나온 저고리 두 점은 명문이 있는데, 각각 주서와 묵서로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