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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 역사관에서는 5월 15일(목) 세종대왕 탄신일을 기념하여 “금속활자에 담은 빛나는 한글”이라는 주제로 작은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40여만 점의 옛 활자들을 면밀하게 조사하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밝혀진 총 750여 점의 한글활자를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활자 가운데 특히 눈여겨 볼 것은 1461년(세조 7) 『능엄경언해(楞嚴經諺解)』등을 간행할 때 사용한 ‘을해자병용(乙亥字竝用) 한글활자’ 20여 자이다. 을해자는 조선 전기의 문신이며 서화가인 강희안(姜希顔)이 쓴 글씨를 글자본으로 하여 1455년(세조 1)에 만든 금속활자이다. ‘을해자병용 한글활자’는 바로 이 을해자와 함께 쓰인 한글활자를 말한다. 을해자병용 한글활자의 주조 연대는 기록에 나와 있지 않지만, 을해자를 주조한 1455년과 『능엄경언해』를 인쇄한 1461년 사이에 주조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오늘날에 전하는 우리나라 한글금속활자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판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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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활자 대부분은 1668년(현종 9)에 주조한 무신자와 함께 사용된 한글 금속활자이다. 편의상 ‘무신자병용(戊申字竝用) 한글활자’로 이름을 정한 이 활자들은 1668년에서 1695년(숙종 21) 사이에 주조되었으며, 숙종～영조 연간 『사서언해(四書諺解)』 등의 언해본 출판에 널리 사용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들 활자로 찍은 책도 함께 전시하며, 활자의 주조 및 조판방법, 활자의 사용 흔적 등도 자세히 볼 수 있도록 여러 각도에서 활자를 조명하였다. 또한 활자의 주조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영상을 마련하고, 관람객들이 한글활자를 직접 찍어볼 수 있도록 체험코너도 꾸며놓았다.

8월 31일(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이제까지 우리가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한글활자와 인쇄의 역사는 물론 아름다운 한글활자의 조형성, 미학까지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 전시는 국립전주박물관에서 10월 7일(화)부터 11월 30일(일)까지 순회 전시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전시내용을 수록한 소도록도 발간된다. 이 소도록은 한글활자의 종류와 사용례 등을 다각적으로 살펴 활자의 실체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하였다.(46배판 60쪽, 가격 6000원)

전시와 관련하여 5월 28일(수) 14시에 경북대학교 남권희(南權熙) 교수의 “금속활자에 담은 빛나는 한글” 강연회가 실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