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를 먹자니 광우병이 두렵고, 닭고기를 먹자니 혹시 안죽은 AI 바이러스가 남았을 것 같아서 찝찝하고, 먹거리 문제로 심사가 불편한 봄날. 그래서 그런지 기운도 없고 입맛도 없다.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안먹는 것이다. 그래도 어쩌겠나. 중생의 몸을 타고난 이상 때되면 먹어야 하는 팔자인 것을.

차선의 방법은 몸에 좋은 음식을 아주 맛있게, 살 안찌는 음식을 아주 푸짐하게 먹는 것이다. 맛있는 음식을 마음놓고 실컷 먹는 방법. 바로 채식부페다.

많이 먹는다고 구박할 사람도 없고, 모두 채식재료이니 살찔 염려도 없고, 극락이 따로 있으랴. 그런데 사실상 사찰의 발우공양이 채식뷔페의 원조격일텐데, 불교계에서 운영하는 채식뷔페는 단 한 곳도 없고, 기독교에서 운영하는 곳은 여러 곳이라는 점이다.

서울 시내에 위치한 인기 채식부페 다섯집을 소개한다.

크게보기# 중앙교회 채식뷔페

인사동 중앙교회에서 운영하는 채식부페는 강북의 채식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꽤 이름높은 식당이다. 점심시간(12〜2시)에만 운영되는데, 3개월 다니고 위장병 낳은 사람, 수년째 점심시간만 되면 이곳을 찾는 사람 등 매니아층들이 두텁다. 교회에서 운영하는데도 불구하고 조계사 맞은편에 위치한 지라 스님들의 방문도 종종 눈에 띈다.

하지만 간판도 없고, 교회 지하에서 운영하는지라 인사동을 매일같이 다니는 사람들조차 “거기 어디야”라는 소리를 하는 숨겨진(?) 집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매일 10여가지 종류의 밥과 반찬이 바뀌는데, 오곡밥과 호밀빵, 사과쨈, 콩고기볶음, 버섯볶음, 나물무침, 고구마찜, 호박찜, 쑥갓이나 상치 등 쌈 종류, 고기를 넣지 않은 육개장, 팥죽 등 다양한 메뉴들이 등장한다.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야채는 유기농 제품으로만 사용한다. 또한 삼육식품에서 만든 콩으로 만든 햄, 유기농 곡물로 만든 후레이크, 자연산 꿀 등 건강식품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이곳은 ‘종로 새생명건강동우회’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20일치 정회원권은 10만원에, 10일치 준회원권은 6만원, 일반인에게는 한 끼 7000원에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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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렘식당

분당과 화정, 두 곳에서 운영되는 살렘식당은 동물성 재료 및 인공화학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식품을 사용하는 채식뷔페다. 채식뷔페에선 잡곡밥 쌈채소 단호박찜 표고탕수 메밀국수 등 잡곡 해초 채소 과일을 비롯해 밀이나 콩으로 만든 밀고기 콩가스 같은 고기맛 메뉴까지 40여종 음식을 선보인다. 콩을 이용한 채식고기 등 각종 채식 재료 및 통밀빵 등도 판매한다. 가격 성인 1인당 1만2000원, 6~10세 어린이 8000원. 031)711-3668

# 시골생활

논현동에 위치한 ‘시골생활’에서는 죽, 통밀빵, 야채 샐러드, 버섯요리 등 30여가지를 맛볼 수 있다. 화학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달걀 동물성 기름도 쓰지 않아, 음식이 담담하다. 버섯과 브로콜리를 넣은 두부 탕수는 이 집의 별미. 이집에서 나오는 고기는 밀에서 추출한 단백질에 땅콩과 호두 등을 넣어 만든 것이다. 식당 한쪽에선 통밀로 만든 빵, 과자, 곡식 가루 등 각종 채식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8000원. 02)511-2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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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타트

대치동에 소재한 채식뷔페 ‘뉴스타트’에서는 현미로 만든 김밥, 밀로 만든 고기, 두부 파이, 유기농 쌈 등 30여가지 음식을 내놓는다. 가격은 1만원. 서울 포이동 ‘SM채식뷔페’(02-576-9637~8)에서는 강한 향신료 역할을 하는 마늘, 파, 양파, 겨자, 생강 등을 사용하지 않고, 콩, 버섯, 밀 등으로 만든 고기와 햄을 선보인다. 가격 1만2000원. (02-565-4324)

# 해피아

채식 바를 가진 서울 도봉동 ‘해피아’(02-3493-3677)는 패밀리 레스토랑 형태다. 30여가지 야채가 준비된 채식 바를 1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차가운 요리가 놓인 테이블 밑에 냉각팬을 설치하고 따뜻한 음식은 손님이 와야 내놓기 때문에 음식을 제 온도에서 맛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크게보기

이 집이 자랑하는 메뉴인 국수 역시 채식식당답게 육수에 멸치를 쓰지 않고 버섯, 다시마 등으로 국물을 낸다. 고명으로는 계란 대신 유부를 얹는다.

제공하는 음식은 30여가지. 유기농 채소에 이 집에서 직접 만든 드레싱을 끼얹어 먹거나 콩고기와 배춧잎으로 보쌈을 해 먹을 수도 있다. 1만원. 02)3493－3677

# SM 채식뷔페

강남 포이동에 위치한 SM 채식뷔페는 국제 명상협회가 채식 보급을 목적으로 지난 96년부터 운영하고 곳이다. 인공조미료뿐 아니라 파, 마늘 등 오신채와 고기, 젓갈, 달걀 등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순수 채식재료들로만 만든 정갈한 음식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날마다 30여 가지의 다양한 채식요리를 맛볼 수 있는 SM 채식뷔페에는 야채뿐만 아니라 채식고기인 밀고기, 콩고기, 채식 햄 등으로 만든 밀가스, 탕수육 등 진짜 육류요리 같은 고기들이 등장한다. 이밖에도 싱싱한 야채쌈, 연자죽, 채식식빵, 마파두부, 현미밥, 버섯요리 등이 나오며, 연꽃씨와 현미 등을 갈아 만든 연자죽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콩단백, 베지미트, 장어구이맛, 베지너겟 등 맛과 영양면에서 육식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식품과 통밀크래커, 채식라면, 콩살들이 등도 구입 가능하다.